국내 SW 업종 74개 중 48개 하락
전반적 약세 속 종목별 온도차
증권가 "미장 충격, 국내 전반으로 확산되진 않을 것"
[서울=뉴스핌] 양태훈 이나영 기자 = 인공지능(AI) 기술 고도화가 기존 소프트웨어(SW) 기업의 수익 모델을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며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조정 압력이 커지고 있다. 미국 주요 소프트웨어주의 장기 하락 흐름이 이달 들어 급락세로 이어지면서, 국내 증시에서도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가 동반 약세를 보였다.
지난 4일 뉴욕 증시는 3대 주가지수가 기술주와 우량주의 뚜렷한 온도 차이 속에 혼조로 마감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260.31포인트(0.53%) 오른 4만9501.30에 거래를 마감한 반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장보다 35.09포인트(0.51%) 하락한 6882.72에, 나스닥종합지수는 350.61포인트(1.51%) 밀린 2만2904.58에 장을 마쳤다.
지난 3일 AI 기술 고도화가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의 수익 모델을 위협할 수 있다는 공포가 확산되며 일제히 하락 마감한 소프트웨어 종목도 이날 마찬가지로 혼조세를 보였다. 세일즈포스(+1.56%)와 어도비(+2.86%)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한 가운데, 시놉시스(-0.04%)와 데이터도그(-3.30%)는 하락세를 이어갔다. 변동성지수(VIX)도 3.56% 급등한 18.64을 기록해 기록해 이들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국내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으로도 불안 심리가 번지고 있다. 네이버·카카오·삼성SDS·LG CNS·현대오토에버 등 국내 AI 핵심 기업으로 구성된 '1Q K소버린AI' ETF는 전일 대비 0.19% 하락한 1만690원에 거래를 마쳤다. 네이버페이 증권 기준 소프트웨어 업종 지수는 오전 10시 55분 기준 1.51% 하락했으며, 전체 74개 종목 중 절반 이상이 약세를 보였다.
◆ AI 확산이 부른 글로벌 SaaS의 불안, 국내 SW 기업에 장기 영향은 '제한적'
국내 시장으로 확산된 'AI발 소프트웨어 공포'는 글로벌 SaaS(서비스형 소프트웨어) 기업의 핵심 수익원인 '계정(Seat) 기반 과금'이, AI 기능 본격화로 '계정+사용량' 방식으로 전환될 수 있다는 우려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AI 기능이 제품에 기본 탑재되면 기업 고객은 '사용자 수(계정)×단가'로 비용이 늘어나는 구조에서 벗어나, 실제 사용량이나 업무 성과에 맞춰 비용을 최적화하려는 유인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이 계정 수를 줄이거나, 일부 인력만 유료 기능을 쓰는 방식이 확산될 경우 기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라이선스·구독 성장 근간이 흔들릴 수 있다는 의미다.
실제로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베이앤컴퍼니는 이와 관련해 "AI는 소프트웨어 산업의 가치 및 비용 구조를 재편하고 있으며, 경우에 따라 기존의 사용자당 가격 책정 방식이 덜 중요해지고 있다"며 "계정 기반 가격 모델에서 새로운 가격 모델로의 전환은 복잡하며, 새로운 원격 측정 시스템, 내부 역량, 영업 지원은 물론 고객의 새로운 사고방식까지 필요로 한다. 이에 계정당 요금제와 AI 기반 사용량 또는 성과 지표를 혼합한 하이브리드 가격 모델이 지배적인 과도기 전략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소프트웨어 시장 흐름을 분석한 바 있다.
다만, 미국발 SaaS 리레이팅 붕괴 공포가 국내 소프트웨어 전반으로 지속 확산될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국내 소프트웨어 시장은 공공 분야를 중심으로 주요 그룹사 내부 시장(캡티브)에 대한 수요가 버팀목으로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게 그 배경이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들의 주가는 미국처럼 AI로 크게 리레이팅이 진행됐던 구간이 아니어서, 미장 급락이 국내 전반에 구조적으로 크게 작용하진 않을 것"이라며 "다만 글로벌 SaaS 시장을 노리는 일부 기업은 미장 환경 변화의 영향을 받을 수도 있지만, 공공 시장 중심의 국내 경쟁 환경에서의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소프트웨어 업계의 분위기도 차분한 모습이다. 전일 미장에서의 소프트웨어 관련주 급락은 단기적 이슈로,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의 주가 하락이 나타나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소프트웨어 업계 한 관계자는 "소프트웨어 업계에서는 이번 변동을 국내 증시 전반의 급락·급반등 이후 나타난 조정 국면으로 보는 시각이 많은 것 같다"며 "국내 증시 상황은 글로벌 SaaS 기업처럼 계정 이슈보다는 오히려 올해부터 AI로 실제 매출을 만들 수 있는 기업에 자금이 쏠리는 실적 검증 국면이 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 소프트웨어 조정, 코스닥 소프트웨어株 약세…종목별 희비
지난 3일 코스닥 시장에서 소프트웨어 관련 종목이 전일 대비 1.49% 하락한데 이어 이틀 연속 약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증시 소프트웨어주 급락 여파 속에 최근 주가가 빠르게 상승했던 종목을 중심으로 하락 폭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AI 에이전트 전문기업 와이즈넛은 3%대 하락하며 이틀간 약 10% 급락하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SaaS 기반 챗봇 에이전트 등을 중심으로 AI 관련 수혜 기대감이 부각되며 주가가 연속 상승해 1주일간 약 22% 급등했으나,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의 약세 흐름과 맞물리며 하락 전환했다.
전사적자원관리(ERP) 기업 '더존비즈온'도 하락세다. 더존비즈온은 전일 4.55% 하락하며 9만원선에 마감한 데 이어, 이날도 2%대 하락하며 다시 9만원선 아래로 내려갔다. 자체 AI 플랫폼 'ONE AI'를 기반으로 ERP 고객 확대 전략을 추진하며 지난달 26일 장중 10만원선을 돌파한 바 있으나, 최근 업종 전반의 흐름 속에 주가 조정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이외에도 모비스(-7.47%), 코난테크놀로지(-3.18%), 시선AI(-3.36%), 이스트소프트(-2.95%), 링크제니시스(-1.70%), 슈어소프트테크(-2.30%) 등 중소형 소프트웨어 종목도 전반적으로 약세를 나타냈다.
다만 업종 전반이 약세를 보인 가운데서도 일부 종목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나타냈다. 지슨(3.82%), 플랜티넷(1.89%), 네이블(3.17%), 핀텔(5.8%) 등이 동반 상승하며 종목별로 엇갈린 흐름을 보였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조정을 글로벌 소프트웨어 업종 전반에 대한 AI 수익성 재점검 국면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지영·이성훈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는 셧다운 종료 기대에도 불구하고 AI 자동화 도구 출시 이후 소프트웨어 업체들의 실적 악화 가능성이 부각되며 테크주 중심으로 하락했다"며 "AI 영역 중에서도 소프트웨어 부문의 수익성 우려가 완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태"라고 분석했다.
dconnect@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