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 기준은 학교 자율에 맡겨...학칙·규제 강도 '제각각'
교총 "통신 기본권 제한, 학교에 떠넘겨...표준 학칙안 시급"
[서울=뉴스핌] 황혜영 기자 = 3월부터 초‧중‧고교 수업시간에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이 전면 금지되지만 세부 기준을 학교 자율에 맡기면서 현장의 혼란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육현장에서는 교육부가 조속히 '표준 학칙안'을 마련해 갈등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3일 교육계에 따르면 교육부는 지난달 29일 '교원의 학생생활지도에 관한 고시' 개정안을 행정예고했다. 오는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초‧중등교육법 개정 조항에 따라 학교장과 교원이 수업 중 휴대전화 등 스마트기기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개정안은 수업 중 학생의 스마트기기 사용을 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수업에 필요한 교육 목적이거나 위급 상황 대응 등 학교장과 교원이 인정한 경우에 한해 예외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학교장이 올바른 스마트기기 사용에 관한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내용과 함께 학교장·교원의 정당한 스마트기기 수거·보관 행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점도 명시했다.
교육부는 학교장이 오는 8월 31일까지 학생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에 관한 학칙을 마련하도록 했다. 구체적인 기준을 학교 학칙에 맡기면서 세부 운영이 학교 자율에 달려 있어, 사실상 학교마다 다른 기준이 적용되는 상황이다.
이미 학교 현장에서는 스마트폰 규제가 '제각각'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가 지난해 12월 파악한 전국 153개 초‧중‧고교 사례를 보면 모든 학교가 수업 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고 있었지만 이 중 6개교(3.9%)는 아예 교내 소지만도 허용하지 않는 등 규제 강도가 달랐다.
쉬는 시간 등 수업 외 사용은 85개교(55.6%)가 허용 중이었고 68개교(44.4%)는 금지해 절반 가까이 다른 규칙을 적용하고 있었다. 휴대전화 소지를 허용하는 147개교 가운데 보관 방식도 단체 보관 61.2%, 개인 보관 38.8%로 크게 엇갈렸다.
현장 교사들은 새 학기 법 시행을 앞두고도 준비가 충분치 않다고 느끼고 있다. 교총이 지난해 11월 26일부터 12월 4일까지 전국 교원 4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재직 학교의 스마트기기 사용금지와 관련해 '학칙이 잘 준비됐다'는 응답은 59.7%였지만 '준비가 미흡하다'는 응답도 32.6%에 달했다.
스마트폰이 교실 수업을 방해한다는 지적도 이미 여러 차례 제기돼 왔다. 교총이 2024년 스승의 날을 앞두고 실시한 설문에서는 응답 교원의 66.5%가 '학생의 휴대전화 사용으로 수업 방해를 경험했다'라고 답했다.
제지 과정에서 언쟁·폭언을 겪었다는 비율은 34.1%, 상해·폭행을 경험했다는 응답도 6.2%에 이르렀다. 또 상당수 교원이 '수업 중 휴대전화로 몰래 녹음·촬영되는 것에 대한 불안'을 호소하는 등 교권 침해 우려도 높게 나타났다.
장승혁 교총 대변인은 "교육부가 스마트기기 사용 제한 관련 법률 개정 이후에도 하위 지침을 마련하지 않아 학교 현장이 그대로 부담을 떠안게 됐다"며 "법을 만들어놓고 실행 책임을 학교에만 맡긴 것은 정부의 책임 방기"라고 비판했다.
또 "통신에 대한 기본권 제한이 학교 임의로 이뤄지면 학부모의 반발이 커질 수 있다"며 "지금이라도 교육부가 표준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개학 전에 현장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hyeng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