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버햄프턴 레전드 "훈련장에서 매우 인상적···지금이 최고의 버전"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직전 경기에서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울버햄프턴의 길고 길었던 무승 행진을 끝낸 황희찬이 팀 레전드의 극찬을 받았다. 부진의 늪에 빠져 있던 팀을 구해낸 활약은 현지에서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울버햄프턴은 지난 4일(한국시간) 영국 울버햄프턴 몰리뉴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2026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20라운드 홈 경기에서 웨스트햄을 3-0으로 완파했다.

이 승리는 단순한 1승 이상의 의미를 지녔다. 경기 전까지 울버햄프턴은 19경기에서 단 한 번도 승리를 거두지 못한 채 3무 16패라는 충격적인 성적에 머물러 있었다. 승점은 고작 3에 불과했고, 리그 최하위권에 고착되며 유력한 강등 후보로 분류됐다.
그러나 20번째 경기에서 마침내 첫 승을 신고하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오랜 부진 끝에 거둔 값진 승리로 울버햄프턴은 강등권 탈출을 향한 희망의 불씨를 다시 지폈다.
이날 승리의 중심에는 단연 황희찬이 있었다. 황희찬은 3-5-2 전형의 투톱으로 선발 출전해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공격 전반을 이끌었다. 경기 시작과 동시에 날카로운 움직임을 보여준 그는 전반 4분 왼쪽 하프스페이스에서 절묘한 속도 조절로 수비수를 따돌린 뒤, 컷백 패스를 연결해 존 아리아스의 선제골을 도왔다.
기세를 탄 황희찬은 전반 31분 페널티킥 키커로 나서 침착하게 골망을 흔들었다. 울버햄프턴은 전반 41분 마테우스 마네의 추가 골까지 더해 전반에만 세 골을 몰아넣으며 승기를 완전히 잡았다. 결국 경기는 3-0 완승으로 마무리됐고, 울버햄프턴은 무려 20경기 만에 리그 첫 승을 신고했다.

새해 첫 경기부터 폭발적인 활약을 펼친 황희찬은 경기 도중 예상치 못한 불운도 겪었다. 후반 초반 오른쪽 다리에 불편함을 느낀 그는 그라운드에 쓰러졌고, 울버햄프턴은 후반 16분 황희찬을 빼고 예르겐 스트란 라르센을 투입했다. 과거 종아리 부상으로 여러 차례 이탈했던 전력이 있는 만큼, 현지와 국내 팬들 사이에서는 부상 정도를 우려하는 시선이 이어졌다.
다행히 큰 부상은 아니었다. 황희찬은 이후 훈련에 정상적으로 복귀했으며,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다음 경기 출전도 가능할 전망이다. 이에 대해 롭 에드워즈 감독은 사전 기자회견에서 "모든 회복 과정이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라며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황희찬은 리그 15경기에 출전해 2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공격포인트만 놓고 보면 체코 출신 센터백 라디슬라프 크레이치와 함께 팀 내 최다 기록이다.
웨스트햄전 맹활약은 단순한 개인 기록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팀의 악순환을 끊어냈을 뿐 아니라, 에드워즈 체제에서 황희찬이 핵심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고 있음을 분명히 보여준 경기였다. 더불어 황희찬은 울버햄프턴 소속으로 EPL 통산 공격포인트 30개 고지를 밟았다. 이보다 많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선수는 팀을 떠난 라울 히메네스(멕시코)와 마테우스 쿠냐(브라질)뿐이다.

이 같은 활약은 구단 레전드의 시선에서도 높이 평가받았다. 울버햄프턴에서 약 10년 가까이 활약했던 데이브 에드워즈는 잉글랜드 매체 '몰리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황희찬을 향해 아낌없는 찬사를 보냈다.
그는 "황희찬은 확실히 자신의 폼을 되찾았다. 매우 날카로워 보인다"라며 "몇 주 전 훈련장을 찾았을 때도 정말 인상적이었고, 지금 우리가 경기장에서 보고 있는 모습이 바로 그때의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몇 년 전 놀라운 득점 시즌 이후 지금이 우리가 본 황희찬 중 최고의 버전"이라고 평가했다.
울버햄프턴은 오는 8일 오전 4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힐 딕킨슨 스타디움에서 에버턴과 21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울버햄프턴으로서는 첫 승의 기세를 살려 2연승에 도전하는 중요한 경기다. 단순히 최하위 탈출을 넘어, 이후 뉴캐슬과 맨체스터 시티를 연이어 상대하는 험난한 일정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황희찬이 리그에서 13골을 터뜨렸던 2023-2024시즌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다면, 울버햄프턴 역시 강등권 탈출이라는 현실적인 목표를 바라볼 수 있다. 팀과 선수 모두에게 웨스트햄전은 반등의 출발점이었고, 이제 그 흐름을 이어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wcn05002@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