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올 시즌 극심한 부진 속에 리그 9위에 머물며 승강 플레이오프 위기까지 몰렸던 울산HD가 변화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구단의 상징적인 인물이자 '레전드'로 불리는 김현석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하며 본격적인 재건 작업에 착수했다.
울산은 24일 공식 발표를 통해 "구단을 향한 헌신과 과거의 업적은 물론, 현재 구단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선수단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 전술·전략적인 역량까지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김현석 감독이 최적임자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라고 밝혔다.

이어 "현장과 행정을 두루 경험한 김 감독이 무너진 팀을 다시 세우는 데 중심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선임으로 김현석 감독은 지도자 경력에서 처음으로 K리그1 무대의 지휘봉을 잡게 됐다. 그는 그동안 K리그2에서 차근차근 감독 경력을 쌓아왔다. 지난해 충남아산FC를 이끌었고, 올 시즌에는 전남 감독으로 현장을 지휘하며 실전 경험을 축적했다.
김현석 감독은 울산 축구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인물이다. 1990년부터 2003년까지 일본 J리그에서 뛴 시기를 제외하고 무려 12시즌 동안 울산 유니폼만 입었던 '원클럽맨'이다. 현역 시절 그는 K리그 통산 373경기에 출전해 111골 54도움을 기록하며 리그를 대표하는 공격수로 활약했다.
특히 1996년에는 울산 창단 첫 리그 우승을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고, 이듬해인 1997년에는 득점왕을 차지하는 등 전성기를 누렸다. 문수축구경기장 곳곳에는 지금도 그의 발자취가 남아 있을 만큼, 팬들에게는 상징적인 존재로 기억되고 있다.

지도자로서의 이력 또한 결코 가볍지 않다. 김 감독은 2004년부터 2012년까지 울산에서 코치와 수석코치를 맡으며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강릉중앙고와 울산대학교 감독을 지내며 유소년과 대학 무대에서 선수 육성과 팀 운영 노하우를 쌓았다. 2024년에는 충남아산의 사령탑으로서 구단 역사상 최초의 K리그2 준우승과 승강 플레이오프 진출이라는 성과를 이끌어 지도력을 입증했다. 최근까지는 전남을 맡아 꾸준히 현장 감각을 유지해왔다.
행정가로서의 경험도 김현석 감독의 강점이다. 울산 유소년 강화 부장을 비롯해 충남아산 사무국장 등을 역임하며 구단 운영 전반을 경험했다. 울산 구단은 이러한 폭넓은 이력이 현재 팀이 처한 복합적인 위기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자산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친정팀으로 돌아온 김현석 감독은 각오부터 분명히 했다. 그는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경험을 모아 울산의 재건을 돕고 싶다"라며 "기대보다는 걱정의 시선이 많다는 것도 잘 알고 있다. 쉽지 않은 도전이지만 반드시 해내야 하는 역할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내 젊음과 축구 인생 대부분을 함께한 울산이 다시 도약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다짐했다.
울산은 최근 3시즌 연속 K리그1 우승을 차지하며 리그 최강자로 군림했지만, 올 시즌에는 극심한 부진에 시달렸다. 시즌 도중 두 차례 감독 교체를 단행하는 혼란 속에서 간신히 9위로 잔류에 성공했으며, 구단 내부 갈등이 외부로 알려지며 내·외부적으로 문제가 많았다.
새 사령탑을 맞이한 울산은 곧바로 체질 개선 작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김현석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 구성을 마무리하는 한편, 선수단 재정비와 함께 다음 시즌을 향한 본격적인 준비에 들어갈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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