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교육·전시로 확장될 자료 기반
[부산=뉴스핌] 남동현 기자 = 부산근현대역사관은 2025년 한 해 동안 추진한 수집·연구·기록화 사업의 성과를 집대성한 세 권의 간행물을 발간한다고 18일 밝혔다.
역사관은 지역의 생활문화, 한국전쟁기 개인 기록, 1980~1990년대 부산의 도시 풍경을 담은 ▲학술연구총서 '구포와 밀의 만남, 구포국수'▲기록화 보고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이원호 일기'▲아카이브 사진자료집 '이춘근 작가 아카이브 사진 자료집' 등 3종 간행물을 공개했다.
이번 간행물들은 구술·기록·사진 등 서로 다른 형식을 통해 시민의 경험을 중심으로 부산의 삶과 정체성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며, 향후 연구·교육·전시로 확장될 자료 기반을 마련했다.

첫 번째 간행물 '구포와 밀의 만남, 구포국수'는 부산 대표 향토음식인 구포국수를 통해 지역의 생활문화와 산업, 공동체의 기억을 조명한 학술연구총서다.
역사관은 전문가 자문과 문헌조사, 현장 답사, 주민 구술 채록 등 1년여의 조사 과정을 거쳐 자료를 체계화했다. 연구는 구포의 지리·교통 환경과 시장 형성 과정, 면발과 육수 제조 기술 변화, 국수 산업이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다층적으로 분석했다.
총서에는 구포국수 공장 운영자와 노동자, 상인 등 9명의 구술생애사가 수록돼 지역 공동체의 삶 속에서 국수가 어떻게 생산·소비되었는지를 생생하게 담았다.
두 번째 기록화 보고서 '한국전쟁 참전용사 이원호 일기'는 한국전쟁기에 한 청년 군인이 남긴 육필 일기를 복원·해설한 결과물이다.
이 자료는 2024년 고(故) 이원호 선생의 유족이 일기장 11권, 사진첩, 편지 등 16점의 자료를 기증하면서 확보됐다.
일기는 1952년부터 1956년까지의 군 복무 일상을 기록하며 전투 상황뿐 아니라 청년들의 사고방식, 언어, 도시 풍경, 생활 습관까지 세밀하게 담았다.
보고서는 원문 이미지와 판독본, 해설, 구술 기록을 함께 실어 전쟁기를 '사건'이 아닌 '삶의 흐름'으로 해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세 번째 간행물 '이춘근 작가 아카이브 사진 자료집'은 1980~1990년대 부산의 일상과 도시 변화를 기록한 사진 246점을 엄선해 수록했다.
교사이자 사진작가였던 이춘근 작가가 2024년 역사관에 기증한 필름 1만2000여 점을 정리·분석한 결과물로 구포·덕천 등 낙동강변 마을과 원도심, 동부산의 산업지대 등 급변하던 도시의 모습을 생생히 전한다.
자료집은 지역의 생업문화, 마을정경, 사라진 공간의 풍경 등 부산 생활사의 흔적을 실증적으로 복원하며 한 개인의 시선을 통해 시민의 일상을 역사적 기록으로 확장한 사례로 평가된다.
김기용 부산근현대역사관장은 "세 간행물은 형식은 다르지만 모두 부산 시민의 일상을 중심 축으로 엮였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기록을 발굴하고 연구해 부산의 시간을 시민의 기억과 함께 축적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ndh4000@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