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송은정 기자 = SPC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을 물적 분할하기로 결정하면서 향후 그룹의 방향성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물적 분할은 SPC그룹의 중장기 전략 변화의 신호탄으로 풀이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사실상 SPC그룹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이번 분할은 그룹 전체 지배 구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
| [그래픽=홍종현 기자] |
25일 업계에 따르면 SPC그룹은 지난 21일 파리크라상이 이사회를 열고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물적 분할은 모회사가 신설된 자회사의 주식을 100% 소유해, 자회사에 대한 지배력을 유지하는 기업 분할 방식이다.
파리크라상은 그룹 내 상장사인 SPC삼립의 지분 40.66%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미국 법인, 싱가포르 법인 등 주요 해외 계열사와 빅바이트컴퍼니 지분도 100% 가지고 있다.
물적분할은 회사가 진행 중인 여러 사업 중 일부를 떼어내서 새로운 회사(자회사)를 만드는 과정을 말한다. 분할되는 신설회사의 주식을 기존 회사(모회사)가 100% 소유하게 된다. 기존 주주들에게 신설 회사의 주식이 직접 나눠지지 않고, 모회사가 신설 회사를 온전히 보유하는 구조다. 따라서 분할 후에도 지배 구조는 그대로 유지되고, 모회사는 신설 회사를 통해 해당 사업을 계속 운영하게 된다. 물적 분할 시 사업 효율성 강화, 전문성 강화, 향후 외부 투자 유치나 상장 준비가 용이해진다.
일각에서는 이번 물적 분할이 해외 사업 강화와 단순 경영 효율화를 넘어 미래 승계 구조 기반 마련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고 있다. 파리크라상을 중심으로 한 명확한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면 향후 세대 교체 시에도 안정적인 경영권 승계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앞서 허진수·희수 형제가 이달 초 진행된 SPC그룹 사장단 인사에서 각각 부회장과 사장으로 승진한 바 있다. 이에 경영권 승계 작업이 지주회사 전환과 맞물려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리크라상은 오랫동안 SPC그룹의 핵심 회사로서 사실상 지주사 역할을 해왔다. 파리크라상 지분 구조를 보면 100% SPC그룹의 오너 일가가 나눠서 소유하고 있다. 허영인 회장이 63.31%, 장남 허진수 부회장이 20.33%, 차남 허희수 사장이 12.82%, 허 회장의 배우자 이미향씨가 3.54%다.
파리바게뜨와 파스쿠찌 등 주요 브랜드를 보유한 파리크라상이 사업 부문과 투자 관리 부문을 나누면서 내부적으로는 지주사 체제 전환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파리크라상은 동시에 100% 자회사인 SPC와의 합병도 진행한다. SPC는 법무, 홍보 등 그룹 전반의 지원 기능을 담당하는 회사다. 이를 합병해 지주 기능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중복 업무를 줄이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번 합병은 사업, 투자 기능 분리와 동시에 자회사를 통합하는 구조는 조직 슬림화, 중복 기능 제거, 지배 구조 정비라는 측면에서 의미가 크다는 설명이다.
파리크라상의 물적분할은 회사 쪼개기 성격이 아니라 지주 기능과 사업 기능을 명확하게 구분해 조직 효율을 높이기 위한 구조 재편의 목적이 있다. 물적분할이 완료되면 파리크라상은 파리바게뜨, 파스쿠찌, 라그릴리아 등 브랜드를 운영하는 사업 부문(신설 법인)과 투자 부문(존속 법인)으로 나뉘게 된다. 이 중 존속 법인은 향후 SPC그룹의 지주사가 될 전망이다. 파리크라상은 지난달 사업 목적에 '지주 사업'을 추가한 바 있다.
최근 프랜차이즈 업계는 시장 변화가 빨라지고 원가, 인건비 등의 압박이 커지면서 사업부의 빠른 움직임이 중요해졌다. SPC그룹은 이번 분할을 통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자 하는 배경도 이 때문이다.
SPC 관계자는 "이번 물적분할은 베이커리와 커피 등 다수의 프랜차이즈 브랜드 사업을 하면서 투자 사업도 병행하고 있는 파리크라상의 기능을 분리해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라면서 "사업 분야가 다양해지고 미국 등 해외 사업이 확대돼 효율적인 해외 사업을 위해 사업 부문을 분리하는 방안을 검토해왔다"고 밝혔다.
yuniya@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