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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하) AI 시대를 넘어 100년을 준비하는 교육개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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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 다시 기초로 돌아가야 하는 이유

오늘의 사회는 중세의 무지와는 다른 형태의 혼돈을 겪고 있다. 지식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지식이 과잉되었기 때문이다. AI는 정보를 통합하지만 진실을 구별하지 못한다. 소셜미디어는 참여를 극대화시켰지만, 동시에 분노와 왜곡을 증폭시킨다. 특히 청소년 세대는 끊임없는 자극 속에서 감정의 폭이 좁아지고, 사유의 과정이 즉각적 반응으로 대체되는 환경에 놓여 있다.
이때 필요한 것은 새로운 기술교육이 아니라, 문법, 논리, 수사학이 가르쳤던 사유의 훈련과, 산술, 기하, 음악, 천문학이 가르쳤던 조화와 질서의 감각이다. 언어의 정확성, 판단의 명료성, 감정의 균형, 우주적 시야, 이 네 가지가 인간 교육의 기초였다면, AI 시대에는 바로 그것이 인간만이 지닌 능력이 된다.

[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이 11일 서울 광진구 서울 에듀테크 소프트랩에서 인공지능과 디지털 기술의 교육적 활용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열린 'AI와 미래교육'심포지엄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사진=서울시교육청] 2025.02.11 yym58@newspim.com

미래 대학의 방향, 기술 너머의 교양

AI 시대의 대학은 다시 훔볼트의 Bildung으로 돌아갈 필요가 있다. 오늘날 많은 대학이기술적 변화와 사회의 요구에 따라 전공을 세분화하고, AI, 데이터사이언스, 핀테크 등의 기술 중심 교육으로 전환하고 있지만, 그 속도는 인간의 성찰 능력을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이 언어를 생성하고 코드를 작성할 수 있는 시대에, 대학은 오히려 '사유의 문법'을 가르치는 곳이 되어야 한다. 트리비움은 비판적 사고력과 윤리적 의사소통으로, 쿼드리비움은 데이터 해석력과 조화 감각으로 재해석되어야 한다. AI 기술의 이해보다 중요한 것은, 그 기술을 사용할 때 인간이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가치를 세울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판단이다. 훔볼트의 교양대학은 바로 이러한 철학을 구현하는 모델이었다. 자유로운 연구, 학문 간의 통합, 학습자의 자율을 보장하는 제도적 구조는 오늘날의 AI 기반 교육 플랫폼이 놓치고 있는 인간의 본질, 즉 생각하고 판단하며 의미를 부여하는 능력을 회복하는 유일한 대안이 될 수 있다.

AI와 인간, 그리고 새로운 학제의 필요성

2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 각국은 급속한 산업화와 냉전의 경쟁 속에서 국민교육제도를 표준화했다. 그 결과 오늘날 우리가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6-3-3-4 학제, 즉 초등 6년, 중등 3년, 고등 3년, 대학 4년으로 구성되는 학제가 자리 잡았다. 이 구조는 20세기 중반의 현실, 즉 전쟁으로 파괴된 산업재건을 위한 인재교육, 표준화된 시민교육을 위한 체계였다. 우리나라는 일제 강점기(1911~1945) 동안 조선에서는 일본의 「조선교육령」 체제하에 보통학교 6년 + 중학교 5년 + 대학예과·본과 4년의 학제가 시행되었다. 1948년 정부 수립 후, 미군정의 학제 구조를 그대로 이어받아 「교육법」(법률 제86호, 1949년 12월 31일 제정·공포) 에서 6-3-3-4 학제를 법적으로 확정해 지금까지 사용하고 있다. 그러나 75년이 지난 지금, 인류는 산업사회가 아닌 AI와 로봇시대에 접어 들고 있다. 인공지능은 인간의 감각과 사고를 모사하고, 기계는 판단의 영역에까지 들어왔다. 그런데 오늘의 교육은 여전히 과거의 틀 안 갖혀 아이들에게정답을 찾는 법만을 가르치고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학제 개편으로 미래 대비를

현행 6-3-3-4 체계는 전후 일본과 미국에서 도입된 근대적 교육모델의 변형이며, 유아교육이 제도화되기 전 산업노동 중심 사회에 맞추어 설계된 제도다. 이제는 인간의 성장 주기, 기술 환경, 그리고 국제 기준에 맞추어 교육의 연령과 내용, 경험의 질서를 새로 구성해야 한다. 새로운 기본구조는4(1세부터 유아 의무교육) – 5(초등) – 4(통합 중·고등) – 1(세계 체험, 의무교육) – 4(대학 및 대학원 연계)로 개혁하는 것을 제안한다. 이 개편은 단순히 연도를 바꾸자는 제안이 아니라, 각 단계가 인간 발달의 한 과정으로 서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원리에서 출발한다. 유아기는 감각과 언어의 시기, 초등은 사유와 협력의 시기, 중등은 응용과 판단의 시기, 체험 1년은 세계를 직접 경험하며 세계시민성을 학습하는 시기, 대학은 탐구와 지식확장의 시기다. 이 과정은 국제교육인증체계인  유럽대학의 교육의 질과 내용을 규정한 유럽의 ESG(Standards and Guidelines for Quality Assurance in the European Higher Education Area)와 미국 워싱턴 D.C.에 본부를 두고 있는 ABET(Accreditation Board for Engineering and Technology) 와의 정합성을 전제로 한다.

유아 및 초등교육, 생명존중과 감성의 기초

국가 의무 유아교육은 1세부터 5세까지 4년으로 확대되어야 한다. 이 시기의 교육은 언어와 감각, 애착과 공감, 자연 속 경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스크린보다 자연, 정보보다 이야기, 정답보다 감정의 소통이 중요하다. 스웨덴의 Läroplan för förskolan (2022) 이 강조하듯 "민주주의와 인권 및 타인존중"의 감각은 유아기에 형성된다. 초등과정은 OECD Learning Compass 2030이 제시한 핵심 기초(core foundations), 즉 문해력, 수리력, 디지털 문해, 사회정서 역량을 통합하는 단계다. 각 학년마다 '생명존중 프로젝트'를 운영해 물, 숲, 동물, 사람을 주제로 체험하게 하고, AI와 함께 살아갈 시대의 어린 시민으로서 또래들과 놀이(play)와 이야기(storytelling)를 통해 기계가 보여주는 세상이 전부가 아님을 느끼고, 스스로 질문하고 판단하는 힘을 길러야 한다. 지식은 기술이지만, 이해는 인간의 능력이다.

통합 중고등교육, 응용과 윤리의 교육

중등과 고등은 기술과 인문이 만나는 응용 단계로 재편되어야 한다. 수학, 과학, 공학, 인문사회가 함께 참여하는 문제해결 스튜디오를 운영하여, AI 윤리, 자율주행, 의료데이터, 기후기술 등 실제 사회문제를 다루게 한다. 독일 교육장관회의(KMK)의 "디지털 세계 교육전략"은 탐색, 소통, 제작, 보호, 성찰로 구성되는 다섯가지의 역량을 제시했고, 핀란드는 현상기반학습(Phenomenon Based Learning)으로 교과 경계를 무너뜨렸다. 한국도 "지식의 교육"에서 "문제의 통합"으로 전환해야 한다. 이 단계의 교육목표는 기술적 능숙함이 아니라 윤리적 판단력이다. 자율주행차가 사고 직전 '생명'의 가치를 어떻게 판단하느냐는, 결국 그 알고리즘을 설계한 인간의 윤리교육이 어떻게 되어 있는가의 문제다. AI가 사고를 결정하기 전에, 교육은 생명을 존중하도록 인간을 훈련시켜야 한다.

세계 체험 1년, 청년수당보다 교육투자를

17세기 초, 근대 과학의 선구자 프란시스 베이컨(Francis Bacon)은 『뉴 아틀란티스(New Atlantis, 1627)』에서 한 국가의 위대함은 무력이나 금이 아니라 지식의 탐험자들에 의해 세워진다고 보았다. 그는 이들을 전 세계로 보내어 새로운 발견, 학문, 기술, 풍속, 언어, 제도를 배우게 하고, 다시 본국으로 돌아와 기록하고 탐구해 새로운 것을 발견하는 사람들로 묘사했다. 그들의 임무는 식민이 아니라 배움의 순례였으며 문명의 상호 이해에 초점을 두었다. 오늘날 AI 시대의 국가가 길러야 할 인재는 베이컨이 제시한 지식의 항해자처럼 교육시켜야 한다. 기술은 빠르게 국경을 넘지만, 인간의 이해는 여전히 편협하다. 따라서 대한민국의 새로운 학제 개편 속에는, 고등과정을 마친 모든 청년이 1년간 세계로 나가 배우는 공적 체험 교육(Global Civic Year) 이 필수로 포함되어야 한다.

『뉴 아틀란티스』의 지식 항해자들이 그랬듯, 한국의 젊은 세대도 이제 지식과 경험의 탐험가로 세계를 누벼야 한다. 그들이 가져올 것은 물질이 아니라 문명 간의 이해와 창의적 통찰이다. AI가 계산할 수 없는 그 경험의 깊이가, 100년 후 대한민국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 될 것이다. 삼성의 비약적 성장은 단순한 기술 경쟁력만이 아니라, 전 세계 파견형 글로벌 인재 육성 프로그램(Global Leadership Program) 을 통한 인적 자산의 축적에서 비롯되었다. 연수자들은 각국의 문화와 언어, 사고방식을 몸소 경험하며 세계 시장에 대한 감각을 키웠고, 이러한 현장 기반의 학습이 기업 혁신의 원동력이 되었다. 실제로 삼성의 인재 양성 모델은 하버드 경영대학원과 와튼스쿨 등 주요 경영대학원에서 글로벌 리더십 교육의 모범사례로 다뤄지고 있다. 고교를 마친 18~19세에게 세계 체험 1년을 의무화하자는 제안은 유럽에서 유지해 온 미래 지도자교육 프로그램이었던 그랜드 투어(Grand Tour)의 현대적 복원이다. 18세 시민이 다른 문화, 언어, 종교, 역사 속에서 살아보는 것은 교과서 수십 권보다 깊은 학습이 된다. 고교졸업생 23만명(2025년 기준) 전원을 해외파견 교육에 드는 비용은 1인당 3,500만원 기준 어림 잡아 8조, 그 중 70퍼센트를 선발해 보낼 때 드는 비용은 5조원이 든다. 국가는 전 국민 15조 현금지원 정책보다 '체험 교육비 지원'은 미래의 국가 경쟁력의 씨앗이 될 수 있다.

대학 및 대학원교육, 생명에 대한 윤리적 책임과 종합적 판단의 교육

대학은 산업의 하청기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훔볼트가 1810년 베를린대학을 세우며 제시한 교양(Bildung) 은 단순한 지식 축적이 아니라 인간의 이성 확장과 자기형성의 과정이었다.
오늘날 대학은 이 정신을 AI 시대에 맞게 갱신해야 한다. 1학년 공통 교양에는 인간과 생명, 지구와 우주, AI를 포함해 모든 전공의 출발점을 공유하게 하고, 2~3학년 전공 단계에서는 연구와 설계, 사회적 영향 평가를 통합한 캡스톤 스튜디오형 교육을 운영해야 한다. 우리나라 일부대학도 실험적으로 도입한 이 교육제도는 MIT, 스탠퍼드, ETH Zürich, 덴마크 공대(DTU) 등은 이미 "Capstone Studio" 혹은 "Design Thinking Studio"를 모든 전공의 공통 교양으로 확대 중에 있다. 모든 전공은 ESG/ABET 기준을 바탕으로 윤리, 안전, 팀워크, 의사소통, 지속가능성을 포함해야 한다. 의학, 공학, 인공지능 전공 학생들은 실험 시나리오 중 생명 보호 판단과 책임 귀속 토론을 반복 훈련함으로써, 기술이 아닌 윤리가 결정을 내리게 하는 훈련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기술의 시대를 이끄는 인간교육

깐부치킨집에서 나눈 재계 3인의 대화는 결국 산업의 미래를 넘어 인간이 어떻게 기술과 공존할 것인가의 문제로 이어진다. AI가 세상을 더 편리하게 만들 수는 있지만, 그 기술의 사용 목적과 윤리적 방향을 결정하는 주체는 여전히 인간이다. AI 시대의 교육은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의 정신, 그리고 훔볼트의 교양교육이념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교육의 목적은 더 많은 정보를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인간이 어떻게 사유하고, 어떻게 공동체 안에서 자유롭게 살아갈 것인가를 배우는 일이다. 따라서 AI 시대의 교육은 기술 중심 교육이 아니라 인간 중심 교육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트리비움과 쿼드리비움이 그랬듯, 교육은 인간이 세계를 이해하고, 언어와 논리로 진실을 구별하며, 감성과 이성의 조화를 배우는 과정이어야 한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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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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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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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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