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올해 한국 나이 106세, '세계 최고령 저자'로 지난해 기네스북에 등재된 김형석 연세대 철학과 명예교수가 신간 '김형석, 백 년의 유산'을 냈다.
김 교수는 12일 서울 중구에서 열린 출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낸 책 '김형석, 백 년의 지혜'는 50대 이후를 독자로 생각하고 썼는데, 출판사에서 30대도 많이 읽는다고 하더라. 그래서 이번 책엔 젊은 사람들이 읽으면 좋을 내용도 들어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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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2일 기네스 세계 기록 인증 액자 옆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북이십일] 2025.11.12 alice09@newspim.com |
이번 신간은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 독재정권과 민주화 등 한국의 근현대사를 몸소 체험한 그가 자신의 삶에 대한 회고와 함께 학자로서 오랫동안 가져온 고민, 이 시대의 어른으로 청년 세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를 함께 담았다.
김형석 교수는 "내 인생의 사분의 일, 25년을 일제시대에 살았다. 내 나라에 살지 않으면 아무것도 없다, 희망이 없다고 생각했다. 해방이 되고 보니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지 않으면 살 의미도 없고 내 인생도 없다, 나 혼자가 아니라 나보다 훌륭한 제자들을 키워서 함께 나라다운 나라를 만들어야겠다, 이게 제 꿈이자 목표였다"고 말했다.
김 교수는 한국사의 굴곡을 몸소 겪었다. 일제강점기 평안북도 운산에서 태어나 평안남도 대동군 송산리에서 자랐다. 1947년 탈북해 이후 7년간 서울중앙중고등학교 교사로 일했다. 1954년 연세대 철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31년간 강단에 섰다.
이날 간담회에선 기네스로부터 '세계 최고령 저자'로 인정받은 등재 증서 실물도 공개됐다. 지난해 7월 김 교수의 손녀가 기네스에 등재 제안 이메일을 발송했고, 두 달 뒤 승인받았다.
이에 김형석 교수는 "100살 넘게 산 것이 별일도 아닌데, 손녀 덕분에 기네스에 올랐다"며 "나보다 나이 들어 책을 출판하는 사람도 나올 것이다. 다만 앞으로 내가 책을 1~2권 더 쓰면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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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뉴스핌] 이지은 기자 = 김형석 연세대학교 명예교수가 12일 서울 중구의 한 컨퍼런스하우스에서 '김형석, 백 년의 유산' 출간 기념 기자간담회를 하고 있다. [사진=북이십일] 2025.11.12 alice09@newspim.com |
현장에서는 인공지능(AI) 관련 질문도 나왔다. 그는 "자연과학이나 공학은 하나의 물음에 하나의 답을 찾아야 된다. 그건 AI를 빌릴 수 있다. 사회과학은 하나의 물음에 대해서 몇 개의 답이 나온다. 민주주의가 어떤 것인가 할 때는 이 사람 생각, 저 사람 생각이 다른 가운데 사회 전체에서 타당성 있는 걸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근데 인문학은 하나의 물음에 대해서 하나의 대답은 영원히 없다. AI의 주인은 창조하는 인간"이라며 그 활용에 세 가지 원칙을 꼽았다.
특히 김 교수는 "진실과 거짓을 구분하는 것, 양심에 비춰 선과 악을 구분하는 것. 인간이 주인이고 목적이라는 생각을 버리지 않는 것. 이 세 가지만 지키면 괜찮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한 세기를 넘게 살아온 어른으로서 그는 미래를 이끌 청년들에게 "사회는 항상 경쟁하게 돼 있지만 선의의 경쟁을 하자. 나보다 못한 사람이 같이 갈 수 있도록 도와주자"며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고 응원을 건넸다.
alice09@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