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손지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HD가 생존 경쟁을 앞두고 연승으로 극심한 부진을 깼다.
노상래 감독대행이 이끄는 울산은 최근 공식전 2연승에 성공했다. 18일 광주FC와의 K리그1 33라운드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3차전에서 승리를 챙겼다. 울산이 연승을 거둔 건 5월 11일 제주 SK와의 리그 경기 승리 후 3일 뒤 K리그2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코리아컵 16강전 승리 이후 160일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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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울산 HD 엄원상이 17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리그 스테이지 1차전 청두 룽청전에서 동점골을 터뜨린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 = 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9.17 wcn05002@newspim.com |
더불어 두 경기 모두 무실점으로 승리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다. 울산이 연속으로 무실점 경기를 치른 것도 4월 5일 FC서울전 4월 13일 대구FC전 이후 6개월 만으로, 무척 오랜만이었다. 다가오는 주말 파이널 라운드 시작을 앞두고 분위기 반전과 함께 경기 내용에 결과까지 챙겼다.
울산은 최근 신태용 감독 경질, 이어진 신 감독과 이청용을 비롯한 선수단 간 대립으로 팀 분위기가 크게 흔들렸다. 최근 광주전 승리 후 이청용의 '골프 스윙 세리머니'가 논란을 일으키며 후폭풍이 계속됐다. 그래서 더욱 필요했던 연승이었다. 대단한 경기력, 기가 막힌 전술로 이기면 더욱 좋지만 일단 이겨 이 상황을 타개해야 했다.
갑작스럽게 부임한 노상래 감독대행은 어수선한 선수단 내부 분위기를 정리하고자 했다. 노 대행은 '포용'을 앞세웠다. 억지로 분위기를 만들어 선수들이 강제로 따르게 하는 환경 대신 선수들이 신뢰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조성했다. 선수단의 가교 구실을 하는 박주영 코치 등과 긴밀히 소통 했고, 이는 팀 분위기 상승으로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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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울산 허율이 13일 포항원정 경기에서 전반 43분 동점골을 터뜨린 뒤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09.13 zangpabo@newspim.com |
노상래 감독대행은 ACLE 경기에서도 선수단 로테이션을 통해 주축 선수들의 체력 안배와 함께 그동안 경기에 나서진 못한 선수들이 믿고 따라올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노 대행은 ACLE 경기를 앞두고 "전체 선수를 안아야 한다는 마음이 있다. ACLE는 리그를 안 뛴 나머지 선수에게 기회를 주고 싶었다. 무너진 '원 팀 문화' 재생에 뜻을 뒀다"고 밝혔다.
이에 화답하듯 경기장에 나선 선수들은 양질의 경기력을 발휘했다. 제자리에 위치해 자신의 능력을 뽐내기 시작한 선수들은 팀으로서도 뭉쳤다. 직전 히로시마전을 보면 슈팅, 점유율은 완전히 밀렸지만 조직력, 호흡은 어느 때보다 좋았다. 자신들의 위치에서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아는 모습이었다.
빠른 전방 압박과 공수 전환, 연계 플레이가 두드러졌다. 지난 8월 24일 서울과 리그 원정 경기 이후 무려 58일 만에 출전 기회를 얻은 김민혁은 결승골로 보답했다. 공격력이 장점인 그는 전임 김판곤, 신태용 감독 체제에서 중용 받지 못했는데 이날 한풀이하듯 매서운 발끝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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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 출신 센터백 밀로시 트로야크가 미국 현지 훈련장인 샬럿FC의 아트리움 헬스 퍼포먼스 파크에서 연습 중 동료와 손을 마주치고 있다. [사진=울산 HD] |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선 트로야크의 활약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여름 울산 유니폼을 입은 그는 키 191㎝ 높이를 바탕으로 대인방어, 빌드업에 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클럽월드컵을 통해 첫선을 보였다. 하지만 발이 느려 뒷공간 커버에 약하다는 단점이 명확한 선수다. 오히려 3선에 두면 더 기능을 발휘하리라는 분석이 많았다.
노상래 감독대행은 코치진, 선수와 대화를 통해 ACLE 무대에서 3선에 전격적으로 기용했고, 효과를 봤다. 수비 상황에서는 순식간에 히로시마의 공격에 대응했다. 공격 상황에는 적극적으로 전진하면서 패스 길을 창출했다. 어색할 법도 했으나 트로야크는 정확한 패스를 선보였고, 긴 다리를 통해 상대의 사이 패스를 막아냈다.
노상래 감독대행도 경기 후 "이전에 트로야크가 중앙 수비를 봤지만, 홀딩도 볼 수 있다고 판단했다"라며 "ACLE에 홀딩으로 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자신이 있냐고 물으니 그렇다고 했다. 선수가 자신이 있을 때 기회를 주고 자신감을 심어주는 게 역할이라 생각했다. 잘해줘서 만족스럽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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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김천 이동경이 5일 친정팀 울산과 홈경기에서 1골 1도움의 맹활약으로 '10-10 클럽'에 가입했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2025.10.05 zangpabo@newspim.com |
여기에 화력을 더해줄 수 있는 선수들이 가세한다. 우선 부상으로 이탈했던 공격수 말컹이 직전 경기에서 교체로 출전하며 복귀를 알렸다. 지난달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던 말컹은 파이널 라운드에서 출전 시간을 늘려 나갈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현재 김천 상무 소속으로 군 복무 중인 이동경도 곧 전역해 돌아온다. 지난해 4월 입대한 이동경은 이번 시즌 K리그1에서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두 자릿수 득점(12골)과 도움(11개)을 올려 공격 포인트 전체 1위(23개)를 달리며 전성기를 맞이했다. 이동경은 28일 울산에 합류할 예정으로 전해졌다.
울산은 26일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리는 K리그1 34라운드 대구FC전을 통해 상승 흐름 유지에 나선다. 울산은 어느 때보다 개인적, 팀적으로 모두 자신감이 있어 보인다. 이 기세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중 가장 안정적인 경기력으로 쉽게 잔류를 확정할 가능성이 높다.
thswlgh5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