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카락 없애고 아주 작은 왕관 올려놔 정말 이상"
로우 앵글 구도 사진… 역광 탓 머리 투명하게 보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이스라엘과 이집트를 방문해 가자 평화선언에 서명하고 중동 평화를 선언하고 돌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새벽 시사주간 타임지 표지 사진에 대해 "역대 최악"이라며 발끈했다.
지난 10일 발매된 타임지 최신호는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달 유엔 총회에서 아랍 지도자들에게 처음 제안한 가자지구 평화계획 20개 조항을 장문의 특집 기사로 다뤘다. 기사는 트럼프 대통령은 물론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스티브 위스코프 중동특사,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의 역할까지 상세히 다루며 20개 조항으로 이뤄진 평화계획이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대표적인 업적이자 중동의 전략전 전환점 될 수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기사 내용에는 불만이 없었던듯 "타임지가 나에 대해 비교적 좋은 기사를 썼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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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임자 최신호 표지사진 [사진제공=타임지 X] |
문제는 '그의 승리'라는 제목과 함께 실린 표지 사진. 오른쪽 아래에서 위로 비스듬히 트럼프 대통령의 상반신을 찍은 사진은 그의 주름진 목이 도드라져 보일 뿐더러 이마 위의 머리카락이 역광 때문인 듯 투명하게 보였다. 보통 아래에서 위로 올려다보는 사진 구도(로우 앵글, Low Angle)는 건물 등 피사체를 거대하고 웅장하게 보이게 하고 인물의 경우 강하고 위엄있게 보이도록 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이번 표지사진 역시 외교난제인 중동문제 해결에 팔을 걷어붙인 트럼프 대통령의 비장함을 돋보이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생각이 다른 듯했다. 그는 사진이 "내 머리카락을 '없애버리고', 머리 위에 아주 작은 왕관 같은 걸 올려놓았다"며 "정말 이상하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어 "나는 아래쪽 앵글에서 찍은 사진을 예전부터 좋아하지 않았지만, 이번 사진은 정말 최악"이라고 덧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이스라엘 예루살렘에서 하마스로부터 풀려난 인질 가족들을 만난 뒤 이스라엘 의회에서 연설했고 곧 이어 이집트 샤름 엘 셰이크에서 열린 '가자지구 평화를 위한 정상회의를 사실상 주재하고 평화선언에 서명한 뒤 이 날 새벽 워싱턴으로 돌아왔다.
정치전문 폴리티코는 "중동 외교에 대한 접근 방식으로 인해 찬사와 비판을 모두 받아온 트럼프 대통령은 타임지와 오랜 복잡한 역사를 가지고 있다"며 "타임지는 종종 트럼프를 표지에 실어왔는데 때로는 그를 불리하게 묘사하기도 했지만, 동시에 두 차례나 '올해의 인물'로 선정하기도 했다"고 트럼프 대통령과 타임지의 복잡한 애증의 관계를 꼬집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