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국생명·일본·튀르키예·중국 등 국내외 무대서 줄곧 10번 달아
시몬·김사니·이효희·문성민에 이어 V리그 5번째 영구 결번 영예
[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한국 여자배구의 상징이자 '배구 여제'로 불리는 김연경의 등번호 10번이 영구결번으로 지정된다.
흥국생명은 오는 18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리는 정관장과의 2025-2026시즌 V-리그 개막전에서 김연경의 은퇴식을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서는 김연경의 유니폼 번호 10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하는 공식 세리머니도 함께 진행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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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 [사진=KOVO] |
구단은 아직 영구결번식에 대한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지만, 일반적으로 선수 은퇴식과 영구결번식이 같은 날 열리는 관례를 감안하면 이번에도 두 행사가 함께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한국 남자배구의 전설 문성민(현대캐피탈) 역시 지난 3월 은퇴식과 함께 등번호 1번의 영구결번식을 치른 바 있다.
김연경에게 10번은 단순한 숫자가 아닌 '커리어의 상징'이다. 그는 흥국생명 시절은 물론, 일본 JT 마블러스, 튀르키예 페네르바체, 엑자시바시, 중국 상하이 등 해외 무대와 한국 대표팀에서 줄곧 10번을 유지했다.
2005-2006시즌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프로 무대에 데뷔한 김연경은 첫해부터 리그를 평정했다.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 챔피언결정전 MVP, 신인상, 득점상, 공격상, 서브상까지 6관왕을 차지하며 데뷔 시즌부터 '괴물 신인'으로 이름을 알렸다.
2009년 해외 진출 이후에도 김연경은 일본, 튀르키예, 중국 리그에서 최고의 선수로 군림하며 한국 배구의 위상을 세계에 알렸다. 이후 2020-2021시즌 흥국생명으로 복귀해 팀을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우승으로 이끌었고, 다시 중국 무대를 거쳐 2022년 재차 복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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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장환수 스포츠전문기자= 현역 마지막 경기에서 팀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시리즈 MVP에 선정된 흥국생명 김연경이 8일 정관장과 챔프 5차전이 끝난 뒤 투트쿠와 포옹을 하고 있다. [사진=KOVO] 2025.04.08 zangpabo@newspim.com |
2024-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에서 물러난 그는 마지막 시즌에서도 흥국생명의 통합 우승을 이끌며 정규리그와 챔프전 MVP를 동시에 거머쥐었다. '완벽한 피날레'였다.
김연경은 흥국생명 소속으로 정규리그 우승 4회, 챔피언결정전 우승 4회, 통합우승 3회를 달성했다. 개인 타이틀만 해도 정규리그 MVP 7회, 챔프전 MVP 4회에 달한다. 또 V리그에서 241경기밖에 뛰지 않았지만, 최소 경기 5000득점을 작성하는 등 통산 득점 부문 6위(5314점)에 올라 있고, 통산 공격 성공률 45.15%를 기록했다.
국가대표로서의 족적도 눈부시다. 그는 2012 런던올림픽과 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여자배구를 4강으로 이끌었다. 비록 런던 대회에서 메달은 놓쳤지만, 압도적인 활약으로 올림픽 전체 MVP에 선정되는 영예를 안았다.
한편, 김연경은 V리그에서 시몬과 김사니, 이효희, 문성민에 이어 V리그에서 다섯 번째 영구 결번의 영예를 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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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경이 14일 2024-2025 V리그 시상식에서 받은 여자부 역대 베스트 7 트로피를 바라보고 있다. [사진 = KOVO] |
남자부 OK저축은행은 2015-2016시즌까지 두 시즌 연속 챔프전으로 이끌었던 '쿠바 특급' 로베르틀란디 시몬(등록명 시몬)의 등번호 13번을 영구 결번으로 지정했다.
이어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2017년 10월 18일 세터 김사니의 은퇴식을 치르면서 등번호 9번을 영구 결번으로 정했고, 세터로 활약한 이효희 한국도로공사 코치의 등번호 5번도 영구 결번이 됐다.
지난 시즌에는 현대캐피탈이 은퇴식을 치른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남자 배구의 레전드였던 문성민의 등번호 15번을 영구 결번으로 남겼다.
김연경의 이름은 이제 한국 여자배구의 역사 그 자체다. 그녀의 등번호 10번이 영구결번으로 남게 되면서, 김연경의 전설은 앞으로도 흥국생명과 한국 배구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새겨질 예정이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