셧다운 열흘째 수천 명에 해고 통보
야당인 민주당 대한 압박 수위 높여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미국 백악관이 임시 예산안 통과 실패에 따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 사태 열흘째인 10일(현지시간) 예고대로 공무원 대량 해고 절차에 전격 돌입했다. 여러 행정부 부처가 해고 통보를 받았으며 수천 명의 공무원들이 해고될 거라는 분석도 나오는 가운데 야당인 민주당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이기 위한 전례없는 조치가 이뤄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 날 셧다운 이후 민주당 지지 도시들에 대한 연방 지원금 동결 조치를 취했던 백악관이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한 대규모 해고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은 소셜미디어 엑스(X, 옛 트위터)에 글을 올려 "인력감축(RIFs,reduction in force)이 시작됐다"고 밝혔다. OMB 관계자는 이번 감원이 '대대적'이라고 표현했으며, 백악관 관계자는 "수천 명의 연방 공무원들에게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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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셀 보트(사진 왼쪽) 백악관 예산관리국(OMB) 국장이 2025년 9월29일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WSJ은 보트 국장이 이 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해고 상황을 전화로 보고했다고 전했다. 실제 여러 부처에서 해고 통보를 받았다는 증언이 나왔다. 앤드루 닉슨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부처 내 여러 부문 직원들이 감원 통보를 받았다"며 해고된 일부 직원들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건강하게 만들기(Make America Healthy Again)' 의제에 반하는 것으로 간주됐었다고 말했다.
교육부도 일부 직원들이 해고 통보를 받았다고 밝혔으며, 상무부에서도 해고 통지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밖에 재무부와 국토안보부(DHS), 환경보호청(EPA)에서도 해고 통보가 전달됐다. 야당인 민주당은 과거 어떤 셧다운 상황에서도 공무원 해고가 없었다며 즉각 반발했다. 백악관이 이유나 권한도 없이 해고 통보를 남발하고 있다는 것이다.
WSJ에 따르면 미 의회는 지난 1일 셧다운이 시작된 이후 예산안 처리를 위한 접점을 찾지 못 한 채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해고 통보를 받지 않은 많은 공무원들과 군인들 역시 다음 주 급여를 받지 못할 예정이다. 민주당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보건의료 지출 복원과 연장 방안을 논의하자고 요구하고 있지만, 공화당은 민주당이 단기 지출안을 조건없이 먼저 통과시킬 때까지 협상하지 않겠다고 맞서면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dczoom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