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유럽증시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지난 3월 초 기록했던 전고점을 7개월 만에 뚫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제약사 화이자가 처방약 가격 인하와 3년간 관세 면제에 합의하면서 그 동안 제약업계에 드리워졌던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돌파구가 마련됐다는 분석이 제기됐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의 9월 인플레이션은 2.2%를 기록했다. 지난달 수치보다는 0.2% 높아졌지만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와는 일치했다. 시장에서는 유럽중앙은행(ECB)가 이달 말 주요 정책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범유럽 지수인 STOXX 600 지수는 1일(현지 시간) 전장에 비해 6.44포인트(1.15%) 상승한 564.62로 장을 마쳤다. 지난 3월 3일 기록했던 이전 최고치 563.13을 7개월 만에 돌파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지수는 232.90포인트(0.98%) 뛴 2만4113.62에,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100 지수는 96.00포인트(1.03%) 전진한 9446.43으로 마감했다. 영국 FTSE 100 지수도 최고치 기록을 바꿨다.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71.01포인트(0.90%) 오른 7966.95로, 이탈리아 밀라노 증시의 FTSE-MIB 지수는 354.26포인트(0.83%) 상승한 4만3079.58에 장을 마쳤다.
스페인 마드리드 증시의 IBEX 35 지수는 63.80포인트(0.41%) 뛴 1만5538.80으로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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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런던의 증권거래소. [사진=로이터 뉴스핌] |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미국 제약사 화이자가 미국 내에서 적용하는 약가를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새로운 처방약 가격은 '최혜국 대우' 수준에 맞추기로 했다. 미국 정부는 그 대가로 화이자에 대해 3년간 관세를 면제해 주기로 했다.
로이터 통신은 "미국 정부와 화이자의 합의는 헬스케어 업종의 불확실성을 줄였다"며 "그 결과 헬스케어 주식이 급등했다"고 말했다.
머니팜의 최고투자책임자 리처드 플랙스는 "헬스케어 업종은 지난 1년간 어려움을 겪어왔는데 이제 게임의 규칙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명확성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날 헬스케어 업종이 강세를 보였다. 덴마크 의료기기 제조업체인 암부가 9.3%, 프랑스 실험실 용품 제조업체인 사르토리우스는 9.5% 올랐다. 스위스 제약사 로슈는 8.6%, 독일 다름슈타트에 있는 글로벌 제약사 머크는 10%, 영국·스웨덴 제약회사인 아스트라제네카는 11.2% 상승했다. 노바티스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의 경구 치료제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3.9% 뛰었다. 전체 헬스케어 업종의 지수는 5.4% 올랐다.
유로존의 물가는 소폭 오르는 모습을 보였지만 전문가들의 예상치를 벗어나지 않았다.
유럽연합(EU)의 공식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Eurostat)는 이날 유로존의 9월 인플레이션이 전년 동기 대비 2.2%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유로존 인플레이션은 지난 4월 2.2%를 기록한 뒤 5월에는 1.9%로 떨어졌다가 6~8월 3개월은 2.0%를 유지했다.
영국 컨설팅 업체인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유럽 수석 이코노미스트 앤드루 케닝엄은 "유로존의 인플레이션이 소폭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해서 '현재로서는 금리가 좋은 상태'라는 ECB의 합의가 바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유로존의 제조업 활동은 다시 위축 국면으로 들어섰다.
S&P글로벌과 함부르크상업은행(HCOB)이 발표한 9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49.8을 기록해 전달 50.7에서 하락했다. 성장과 위축을 가르는 50선을 하회한 것은 지난 2022년 6월 이후 2년 3개월 만이다.
개별주 움직임으로는 네덜란드의 엔지니어링 회사인 아카디스(Arcadis)가 1억7530만 유로 규모의 자사주 매입 프로그램을 발표한 뒤 9.37% 급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