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국방전략(NDS)에 비판 의견 전달
美 본토 치중, 중국 견제 약화 우려
[서울=뉴스핌]박공식 기자 =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새 국방 전략(NDS)에 대해 댄 케인 합동참모본부의장 등 미군 수뇌부가 비판적 의견을 전하고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고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의 지시로 국방부는 중국 견제 축소, 유럽과 아프리카에서의 미국의 역할을 줄이고, 대신 미 본토 위협에 대한 대응에 치중하는 새 국방 전략을 짜고 있다.
고위 장성들 사이에 비공개로 회람되고 있는 NDS 초안에 포함된 중국 관련 내용은 주로 중국이 대만에 가하는 침공 위협에 집중돼 있으며, 글로벌 차원에서 중국의 팽창을 억제하려는 내용은 별로 없다.
NDS는 세계 전역에 걸쳐 미군의 배치와 자원 배분을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국방부의 주요 지침이다.
신문은 NDS 편찬 과정을 알고 있는 취재원들을 인용, 현재 마련 중인 NDS가 정파적 색채가 강하고 근시안적인 데다가 현실과 괴리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군 수뇌부는 국방전략 수립 논의에서 트럼프 정부의 군에 대한 이질적인 접근법을 걱정하고 있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매우 개인적 의견에 치우쳐 있고 때로는 모순적이기까지 해 역시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소식통은 케인 합참의장이 충돌 발생시 중국을 억제하고 필요하다면 물리치도록 미군을 준비시키는 데 집중하도록 하는 NDS의 내용을 유지시키려고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또한 케인 합참의장은 헤그세스 장관 등 국방부 고위층에 NDS 초안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고 소식통은 덧붙였다.
NDS 작성 과정에서 반대의견이 나오는 것은 과거에도 흔했지만, 이번의 경우 NDS의 기본 방향을 우려하는 사람의 수가 이례적으로 많고 비판의 깊이도 이례적으로 깊다고 WP는 전했다.
숀 파넬 국방부 대변인은 헤그세스가 장관이 "트럼프 대통령의 상식적인 '미국 제일주의', '힘을 통한 평화' 원칙을 강조하는 데에 집중토록 했다"며 NDS 편찬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NDS 초안은 국방부의 정책부서 내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정무직 인사들이 만들었으며, 여기에는 유럽과 중동에 대한 미군의 오래된 방위공약을 비판하는 이들도 포함돼 있다.
한편 헤그세스 장관은 약 800명에 이르는 미군 장성들의 수를 20% 가까이 감축하고 세계 곳곳에 있는 전투사령부들을 통폐합하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헤그세스 장관은 오는 30일 전 세계에 배치된 사령부들에 근무하는 장성급 지휘관들을 버지니아주 콴티코 해병대 기지(Marine Corps Base Quantico)로 소집해 군사 기준과 "전사 정신"에 대해 대한 훈화를 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참석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역 장성들 중에서는 집단 면직이 단행되거나 전투사령부 구조와 군 위계의 대폭 개편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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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 14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열린 미 육군 창설 250주년 퍼레이드 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이날은 트럼프 대통령의 79번째 생일이기도 했다.[사진=로이터 뉴스핌] |
kongsikpar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