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남정훈 기자 =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다시 선발 라인업에서 빠졌다. 최근 극심한 타격 부진에 시달린 결과다.
이정후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리는 세인트루이스와 홈 맞대결의 스타팅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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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사진=로이터 뉴스핌] |
불과 9월 초까지만 하더라도 이정후의 방망이는 뜨거웠다. 시즌 막판 반등을 알리듯 11일 이전까지 치른 7경기 가운데 6경기에서 안타를 기록했고, 이 중 4경기에서는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특히 지난 9일 애리조나전에서는 홈런 포함 3안타를 몰아치며 원맨쇼를 펼쳤다. 당시 이정후는 샌프란시스코의 와일드카드 경쟁에 불씨를 지핀 주역으로 꼽혔다.
하지만 상승세는 오래가지 않았다. 11일 애리조나전부터 4타수 무안타로 침묵하기 시작했고, 이후 다저스와 애리조나를 상대로 7경기 연속 무안타 늪에 빠졌다. 그 사이 샌프란시스코의 포스트시즌 희망도 무너졌다. 21일 다저스전에서 멀티히트를 치며 모처럼 반등하는 듯했지만, 다시 22일 경기에서 4타수 무안타에 그치며 타율은 최근 7경기 기준 0.095까지 추락했다.
이날 샌프란시스코는 엘리엇 라모스(좌익수)-라파엘 데버스(1루수)-윌리 아다메스(유격수)-맷 채프먼(3루수)-브라이스 엘드리지(지명타자)-케이시 슈미트(2루수)-패트릭 베일리(포수)-헤라르 엔카나시온(우익수)-드류 길버트(중견수) 순으로 이어지는 선발 라인업을 구성했다.
이정후가 선발에서 제외된 것은 단순한 컨디션 난조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특히 이날 세인트루이스의 선발이 우완 투수 마이클 맥그리비였다는 점에서 더 큰 충격이다. 불과 보름 전인 6일 이정후는 맥그리비가 선발로 출전한 경기에서 5타수 4안타 1타점 2득점의 맹타를 휘두른 경험이 있다. 상대 타율도 0.500(2타수 1안타)로 높다. 즉 상성이 나쁘지 않은 투수임에도 불구하고 벤치는 이정후 대신 드류 길버트를 선택했다는 의미다.
샌프란시스코가 이정후 대신 길버트를 내세운 것은 단순히 유망주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서가 아니라, 극심한 슬럼프에 빠진 이정후가 현재 팀에 보탬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이정후는 최근 일주일 사이에 세 번이나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지난 18일 애리조나전, 20일 다저스전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다.
시즌 초반 팀의 주축 외야수로 기대를 모았던 이정후가 시즌 막판 벤치 신세로 전락한 것은 뼈아픈 현실이다. 무엇보다도 우투수 상대로 좋은 기억이 있는 상황에서도 선발 기회를 잃었다는 점은 구단이 그에게 보내는 신뢰가 크게 흔들렸음을 보여준다.
wcn050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