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배용 사의 직후 긴급회의 내용으로 설전…"언론 공개 의아"
'고교학점제 개선 방안 교육부와 의견차' 논란에는 "협의 중"
차정인 "국민 알권리 차원에서 투명 공개…잘못있다면 시정해야"
[서울=뉴스핌] 송주원 기자 = 국가교육위원회(국교위) 혁신을 위한 첫걸음인 공개회의가 마무리됐다. 현 야권 인사로 분류되는 일부 위원들이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며 회의 초반 설전이 오가기도 했지만 차정인 신임 위원장은 회의 공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하며 "한국 교육의 현실에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모든 것을 다 걸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국교위는 19일 오후 서울정부청사에서 제60차 회의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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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60차 회의를 주재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2025.09.19 gdlee@newspim.com |
이번 회의는 차 위원장 취임 후 첫 회의다. 차 위원장은 지난 15일 취임하며 "특별한 경우 외에는 본회의와 전문위원회회의 방청을 허용해 교육정책의 토론과 숙의 내용을 실시간으로 국민께 공개하겠다"라고 약속한 바 있다.
첫 공개회의인 만큼 회의의 투명성을 놓고 위원 간 이견차가 발생하기도 했다. 장석웅 위원은 지난 3일 긴급회의 내용이 이날 활동보고에서 빠진 것을 지적했다. 3일 회의는 이배용 전 위원장이 매관매직 의혹으로 지난달 28일 자택 압수수색을 당한 뒤 이달 1일 사퇴 의사를 밝히면서 현안 논의를 위해 지난 3일 국교위원들이 모였던 긴급회의다.
강혜련 위원은 "국교위 정규 회의나 특별위원회(특위) 활동 등 정규성을 띤 국교위 활동이 아닌 일회성으로 긴급하게 참여한 활동을 활동보고에 넣으라는 것은 납득이 안 된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지금 사퇴하신 여섯 분은 오늘 회의에 왜 참석하셨냐"고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 4일 장 위원을 비롯해 김성천·이민지·이승재·전은영·정대화 위원 등은 "어렵게 발족한 국교위를 더 이상 무책임한 기구로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에 따라 석고대죄하는 마음으로 위원직을 사퇴하고자 한다"며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힌 바 있다. 이들 위원들의 참석을 문제삼은 강 위원은 국민의힘 추천 인사다.
김주성 위원은 "오늘 회의하면서 언론에 공개되는 게 의아했다"며 "(회의 공개가) 새롭게 적용되는 규정이라면 의견을 모으는 것이 아름답지 않겠나"라고 건의했다. 김 위원은 보수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과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는 인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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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이길동 기자 =차정인 국가교육위원회 위원장이 19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교육위원회 제60차 회의에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다.2025.09.19 gdlee@newspim.com |
고교학점제를 놓고 교육부와 의견불일치가 있다는 논란에 대해서는 협의 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차 위원장은 "교육부에서 협의할 사항이 있다고 해 발표를 늦춘 것으로 알고 있다. 국교위도 (교육부에) 호응하고 협의하고 있는 중"이라며 "현장 상황이 워낙 다급해서 단기적인 (고교학점제) 안정화 조치에 대해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최교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애초 이날 오전 서울정부청사에서 고교학점제 개선방안을 발표하기로 했다. 장관 취임 후 첫 브리핑임에도 전날(18일) 돌연 취소했는데 일각에서는 국교위와의 의견 차이를 그 원인으로 보고 있다.
국교위원인 강은희 대구시교육감은 이날 회의에서 "아직 교육부에서 국교위로 (고교학점제 개선방안 관련해) 요청이 들어온 것 같지는 않으나 상황이 시급하다"며 "단기적인 고교학점제 개선 내용을 시급히 반영하려면 국교위 차원의 빠른 결단이 필요하다"라고 촉구했다.
차 위원장은 약 2시간 30분 만에 이날 회의를 마무리하며 "유능하게 일을 많이 하는 조직이 되고 싶어 오늘 회의를 공개했다. 이건 평소 제 조직 운영 철학"이라며 "아직 논의 중인 내용으로 공개 시 불필요한 오해를 낳을 경우 비공개회의를 하겠지만 그 외에는 비공개로 할 사항이 없다. 국민 알 권리 차원에서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고, 특히 국교위는 일하는 방식이 지혜를 모은 것이기 때문에 우리끼리 잘못 가고 있는 방향을 누군가 시정해 주는 효과도 있다"라고 짚었다.
차 위원장은 또 "우리 위원들은 한국 교육의 현실에 정말 높은 사명감을 갖고 계실 것이고 현실을 잘 알고 계실 것이라 생각한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가지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모든 것을 다 걸겠다"고 밝혔다.
jane9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