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약 중단·이벤트 취소…도입 무산 거론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대한항공이 결국 프리미엄석 도입 계획을 전면 중단한다. 소비자 반발과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의 제재 가능성 등이 겹치면서 사실상 백지화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미엄석은 일반석(이코노미)과 비즈니스석(프레스티지) 사이의 중간 등급 개념으로, 글로벌 항공사에서 '프리미엄 이코노미석'으로도 불린다. <[단독] 대한항공, '3000억 투자' 프리미엄석 돌연 예매 중단, 2025년09월01일 뉴스핌 보도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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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프리미엄석(Premium Class)' 좌석 예상 이미지. [사진=대한항공] |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9월 싱가포르 노선 투입을 앞두고 진행 중이던 B777-300ER 11대에 대한 프리미엄석 도입 작업을 전면 중단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한항공 웹사이트와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에서는 프리미엄석 관련 모든 서비스 조회가 차단된 상태다.
앞서 지난달 29일 밤부터 인천~싱가포르 구간의 프리미엄석 신규 예약을 갑자기 중단했던 대한항공은 9월 1일 저녁 잠시 예약을 재개했으나, 이날 다시 전면 중단 조치를 취했다.
지난달 13일부터 오는 14일까지 진행하기로 했던 프리미엄석 관련 이벤트도 조기 종료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공정위의 기업결합 승인 조건 위반 우려가 결정적 변수로 작용했다고 분석하고 있다. 공정위는 대한항공의 아시아나항공 인수 승인 시 '2019년 기준 대비 소비자에게 불리하지 않은 좌석 구성 유지' 조건을 명시적으로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대한항공은 기존 이코노미 배열을 3-3-3에서 3-4-3으로 바꾸고 좌석 폭을 1인치 줄였다. 이코노미석의 승객 1인당 공간은 오히려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좌석 축소 조치는 소비자들의 문제 제기와 공정위 개입으로 이어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는 최근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소비자 편익 저하 우려가 제기되는 사안들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며 강경한 의지를 드러냈다.
공정위는 이미 대한항공의 좌석 재배치가 '승인 조건 위반 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비록 공식적인 제재 조치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향후 정식 심사 및 의결 과정에 회부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으로서는 규제 리스크와 소비자 신뢰도 하락을 동시에 피하기 위해 조치를 취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프리미엄석 개조 진행 중인 B777-300ER 11대 중 1호기의 기내환경 개선작업은 계획대로 진행 중"이라며 "잔여 10대에 대한 개선작업은 다양한 의견을 수렴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 없다"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