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
농축산물 물가 4.8% 급등…기후 영향
가공식품 4.1%·외식 3.1%↑…석유류↓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8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공공서비스, 석유류 물가 하락으로 석 달 만에 1%대로 둔화된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폭염 등 기후 영향으로 인해 농축산물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장바구니 물가가 큰 폭으로 상승했다.
2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5년 8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6.45(2020=100)로 1년 전보다 1.7% 상승했다.
물가 상승률은 지난 5월 1.9%에서 6월(2.2%), 7월(2.1%)로 두 달 연속 2%대 증가세를 보이다 주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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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2025.09.02 plum@newspim.com |
이번달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준 건 '농축수산물'이다. 폭염 등 기후 영향을 받아 농축산물 물가는 1년 전보다 4.8% 올랐다. 지난해 7월(5.5%) 이후 1년 1개월 만의 최대 상승이다. 이른바 히트플레이션(폭염으로 인한 식량 가격 급등)이 밥상 물가에 직격탄을 날린 셈이다.
농축수산물 중 수산물은 전년 동기대비 7.5% 오르며 지난 2023년 2월(8.2%) 이후 2년 6개월 만에 최대 상승을 기록했다. 재고가 감소한 고등어가 13.6% 오른 영향이 컸다.
축산물은 1년 전보다 7.1% 상승했다. 도축 마릿수가 감소하면서 돼지고기(9.4%), 국산쇠고기(6.6%)의 물가가 뛰었다.
농산물은 1년 전보다 2.7% 올랐는데, 폭염 영향으로 출하량이 줄면서 최근 몇 달간 하락했던 채소 물가가 0.9% 상승으로 전환했다.
특히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4.7% 상승했는데, 생산량과 재고량이 모두 감소한 쌀 물가가 11.0% 뛰었다.
기후 영향을 가장 크게 받은 건 신선식품이다. 신선채소는 전월 대비 19.3% 상승했다. 2020년 8월(24.4%) 이후 5년 만에 최대 상승율을 기록했다.
이두원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8월 농축산물 물가는 농산물이 상승으로 전환하고, 축산물과 수산물은 상승폭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며 "강원 지역 가뭄 등 기상 여건으로 출하량이 감소하는 등 상승 요인을 보였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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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뉴스핌] 최지환 기자 = 강릉에 극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29일 강원 강릉시 오봉저수지 바닥이 말라 있다. 강릉의 주 상수원인 오봉저수지의 저수율은 29일 기준 15.7%까지 떨어지며 역대 최저치를 갱신하고 있다. 2025.08.29 choipix16@newspim.com |
공공서비스와 석유류 물가는 전체 물가를 끌어내리는 역할을 했다.
공공서비스 물가는 1년 전보다 3.6% 하락했다. 지난달 일부 통신사에서 시행한 50% 요금 감면으로 휴대전화료 물가가 21.0% 내렸다.
석유류는 1년 전보다 1.2% 내리면서 하락 폭이 커졌다. 석유류 물가 둔화로 공업제품 물가는 전년 대비 1.7% 상승에 그쳤다.
다만 가공식품 물가는 1년 전보다 4.2% 상승하면서 여전히 높은 상승세를 보였다. 가공식품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에 0.36%p 영향을 끼쳤다.
품목으로는 커피(14.6%), 햄 및 베이컨(11.3%), 김치(15.5%), 빵(6.5%)의 증가 폭이 컸다.
외식 물가도 1년 전보다 3.1% 상승하면서 전체 소비자물가에 0.44%p 영향을 줬다. 외식을 제외한 개인 서비스 물가도 1년 번보다 3.1% 올랐다.
이 심의관은 "가공식품 물가가 전월 대비 소폭 확대된 것은 6~7월 진행됐던 할인가가 일부 환원된 영향"이라며 "소비쿠폰이 외식 수요 증가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감물가에 가장 가까운 생활물가지수는 1.5%를 기록했다. 전기·가스·수도는 같은 기간 대비 0.3% 상승했다.
물가의 기조적 흐름을 보여주는 근원물가(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는 전년 대비 1.9%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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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22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는 모습 [사진=뉴스핌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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