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30일 美 현지서 상호 관세 협상 결과 발표
여 본부장 "美 농산물 개방 압박 거세"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비롯한 한국 협상단이 미국 측에 쌀과 소고기 개방에 대한 국내 정치적 민감성을 설득하며 추가 개방은 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한국 협상단은 30일(현지시간) 워싱턴DC의 주미대사관에서 한미 관세협상 브리핑을 열고 이같이 전했다.
이날 브리핑에는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도 자리했다.
여한구 본부장은 "미국 측의 농축산물 추가 개방 요구가 굉장히 거셌다"며 "앞서 타결된 일본이나 미국을 보면 농산물 추가 개방 없이 (무역협상이) 타결된 사례가 없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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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0일 저녁(현지시간) 주미한국대사관에서 '한-미 통상협의 결과브리핑'에서 발표문을 낭독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장관, 구윤철 부총리,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 [사진=기획재정부] 2025.07.31 plum@newspim.com |
다만 "2주 전부터 한국에서 농산물 개방 이슈가 본격적으로 언론화되면서 미국 측에서 한국의 민감성을 더 이해한 계기가 됐다고 생각한다"며 "(미국이 한국 상황을 이해한 것에 대해) 도움이 됐다고 본다"고 말했다.
여 본부장은 "협상단은 (미국에) 농산물뿐만 아니라 이미 우리나라 99.7% 품목이 개방됐고, 미국 쇠고기 제2시장이 한국이라는 말씀을 드렸다"며 "이러한 통계치들을 제시하면서 새 정부의 정치적인 민감성을 최대한 설득했다"고 밝혔다.
결국 이번 한미 무역협상에서 쌀·소고기 등 농축산물의 추가 개방은 제외되는 것으로 합의됐다.
앞서 미국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쇠고기 수입 허용 ▲쌀 시장 추가 개방 ▲유전자변형(LMO) 감자·사과 검역 완화 등을 강하게 요구했다.
특히 협상단은 30개월령 이산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해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집회 사진을 준비해 간 것으로 확인됐다.
여 본부장은 "지난번 광우병 사태 당시 광화문에 1000만명 이상 모여있던 사진이 있는데, 이 이슈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리기 위해)에 대해 그 사진을 직접 준비해서 (미국에) 보여줬다"며 "한국 상황을 이해하는 데 굉장한 도움이 됐다"고 전했다.
지난 2008년 한미 쇠고기 협상이 당시 우리 정부가 30개월령 이상 미국산 소고기까지 수입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에 반대하는 촛불집회가 전국적으로 발생했다.
당시 이명박 정부 지지율은 취임 2개월 만에 20%대로 폭락했고, 결국 정부는 미국과 소고기 협상을 일부 재협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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