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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② 공무원의 질이 국가발전의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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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관료제의 구조와 역사

독일은 세계에서 가장 강력하고 정교한 관료제를 가진 나라 중 하나로 평가된다. 이는 단지 조직의 규모나 효율성 때문만이 아니라, 법률과 규범의 정합성 위에 세워진 제도적 정통성, 그리고 전문성과 책임윤리를 겸비한 공무원 집단의 오랜 전통에 기인한다. 독일 관료제는 행정의 기계적 효율보다 법적 질서의 수호자로서의 역할을 수행하며, 시민과 국가 사이의 신뢰를 매개하는 핵심제도로 기능하고 있다.

이러한 독일 관료제의 성격은 제도 설계의 논리, 인재 선발 방식, 중앙–지방 간 구조, 공직윤리와 정치중립성 유지의 방식 등 여러 측면에서 스웨덴이나 영국과는 전혀 다른 진화 경로를 보여준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14일 충북 진천 국가공무원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국가공무원 5급 신임관리자 특강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7.15 photo@newspim.com

독일 공무원제도의 역사적 뿌리와 정체성

독일 관료제는 19세기 초 프로이센 개혁 시기부터 '법에 따른 행정(Verwaltung nach Recht)'이라는 원칙을 핵심으로 발전해왔다. 행정은 군주의 명령이 아니라 법률의 위임에 따라 수행되는 공적 행위로 간주되었고, 이를 집행하는 공무원은 정치적 도구가 아니라 헌법의 수호자로 인식되었다. 이러한 전통은 바이마르공화국을 거쳐 오늘날 연방공화국에 이르기까지 지속되며, '법치국가(Rechtsstaat)'의 제도적 핵심으로 자리잡았다.

막스 베버(Max Weber)의 관료제 이론은 이러한 독일적 맥락에서 정교화된 학문적 산물이다. 앞에서 언급했던 저서 『경제와 사회(Wirtschaft und Gesellschaft)』(1922)에서 합법적 지배와 규칙 중심 행정, 자격 기반 임용, 문서화된 책임체계 등을 강조하며, 관료제가 근대 국가의 필수 운영체계임을 주장하였다. 베버가 경험한 프로이센 행정은 고도로 교육받은 법관 출신의 관료가 국가를 운영하는 모델이었고, 이는 오늘날에도 법학 기반의 엘리트 관료 구조로 계승되고 있다.

독일 관료제의 핵심은 행정을 정치와 구분된 제도적 권위로 간주한다는 점이다. 공무원은 단순한 지시의 집행자가 아니라, "법과 규범에 따라 정책을 해석하고 조율할 수 있는 자율적 판단 주체"로 인식되며, 그 자체가 공공영역의 제3의 균형자로 기능한다.

연방주의와 행정 경쟁력

독일은 연방제 국가이서 16개 주(Länder)가 독자적인 헌법, 의회, 행정조직을 갖고 있다. 이에 따라 행정권 역시 이중구조로 운영되며, 연방정부는 법률 제정과 정책 방향 제시, 주정부는 그 법률을 집행하는 실질적 실행 주체로 작동한다. 즉, 대부분의 연방 법률은 연방공무원이 아니라 주정부 공무원에 의해 실행된다. 이 구조는 중앙권력의 과도한 집중을 막으면서도, 연방 전체의 법적 일관성을 유지하는 고유한 협치 모델이다.

독일 내무부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기준 약 620만 명에 달하는 공공부문 종사자를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고용시장의 약 16%를 차지한다. 이 중 연방정부(Federal level)에 속한 공무원과 판사는 약 19만 8천 명, 주정부(Länder level)는 약 133만 명, 지방정부(Municipal level)는 약 189천 명 수준이다. 독일의 행정 체계는 연방-주-지방으로 분권화되어 있어 중앙정부의 직접 고용 규모는 상대적으로 작지만, 주정부와 지방정부를 중심으로 한 고용 비중은 매우 높은 편이다. 이러한 구조는 연방국가로서의 독일이 각 지역의 행정 자율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며, 서비스 전달의 효율성과 공공책임성을 동시에 추구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중앙–지방 간 행정의 질적 격차를 줄이기 위해 독일은 통합적 인재 양성 체계와 공직 전문훈련 제도를 발전시켜 왔다. 고위 공무원은 주정부와 연방정부 간 순환 보직을 경험하도록 권장되며, 고시나 일괄 채용보다는 각 주와 부처가 독립적으로 입증할 수 있는 능력(성적, 추천서, 견습경험)에 기반하여 인재를 임용한다. 특히 법학 전공이 필수적인 고위관료 구조는 행정의 일관성과 법적 정당성을 동시에 보장해주는 장치로 작동해왔다.

크리스토프 데멜(Christoph Demmke)의 연구 『유럽연합 회원국의 공무원제도 비교(The Future of Public Employment in Central Public Administration)』(2005)에 따르면, 독일의 행정체계는 연방제 국가로서 구조적으로 분권화되어 있으나, 법률 중심의 규범 체계를 통해 고도의 정책 집행 동질성과 법적 일관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되어 있다. 그는 이를 바탕으로 "강한 연방정부 없이도 강한 국가를 유지하는 독일 행정의 핵심 비결은, 각 지방정부가 독자적으로 기능하면서도 동일한 법질서를 공유한다는 점"이라고 평가하였다.

국가를 대표하는 행정 엘리트의 자부심

직업 공무원의 중립성과 헌법책무의 제도화는 공무원제도의 근간을 이루는 원칙이다. 독일의 경우, 공무원은 단순한 국가고용자가 아니라 '공법상 신분(Beamtenstatus)'을 가진 헌법적 주체로 간주된다. 이는 단순한 계약직이 아니라, 국가를 대표하는 법치주의의 집행자이자 공공 질서의 수호자로서의 지위를 법률적으로 부여받는 제도이다. 독일 기본법(Grundgesetz) 제33조는 공무원의 임명, 지위, 권한이 법에 따라 규율되어야 한다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으며, 『연방공무원법(Bundesbeamtengesetz)』 제4조와 제7조는 공무원이 종신임용을 원칙으로 하되, 중립성과 복종의무, 윤리의무 등을 엄격히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신분은 공직에 대한 높은 안정성과 연금 혜택을 보장하지만, 동시에 엄격한 의무와 제약을 수반한다. 공법상 신분을 가진 공무원은 원칙적으로 파업권이 제한되며, 정치활동 역시 『공무원지위법(Beamtenstatusgesetz)』 제33~37조에 따라 철저히 규제된다. 더불어 독일 공무원은 정기적인 직무교육 및 윤리교육 이수를 법적으로 요구받으며, 의무 위반 시는 형사적·징계적 책임이 동시에 적용된다. 2018년 독일 연방헌법재판소는 파업권 제한에 관한 판례(2 BvR 1390/12)에서 공무원제도의 본질은 국가에 대한 헌신과 법치의 구현에 있으며, 따라서 공무원의 집단행동은 공공복리와 헌법적 가치에 반한다고 판단하였다.

독일 국민들의 공공조직에 대한 신뢰도가 매우 높다. 2022년 유럽사회조사(ESS)에 따르면, 독일 국민의 약 68%는 "공공기관이 전반적으로 신뢰할 만하다"고 응답하였으며, 이 수치는 스웨덴(71%) 다음으로 유럽 최고 수준이다. 특히 세무행정, 통계청, 경찰 및 사회보험 기관에 대한 신뢰도는 이념 성향이나 지역 간 편차 없이 안정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음이 특징적이다.

독일의 정책학자인 마르틴 파인터(Martin Painter)의 저서 『전통과 공공행정(Tradition and Public Administration)』(2010)에 따르면, 독일 관료제는 고전적 의미의 '공복(公僕)' 개념이 현대적 직업윤리와 전문성으로 승화된 사례로서, "국가가 곧 규범적 질서이며, 그 질서를 구현하고 수호하는 주체가 공무원이라는 집단적 인식이 독일 사회에 폭넓게 내재화되어 있다"고 분석하였다. 특히 그는 독일 행정체계에서 법적 정당성과 전문성이 공존하는 방식은 다른 선진국과 구분되는 독자적 전통이라 평가한다.

독일 관료제는 단지 행정 집행의 효율성을 넘어, 국가 정체성과 법적 질서를 제도적으로 수호하는 기반 구조로 자리잡아 왔다. 이는 스웨덴이 신뢰 기반 복지국가를 관료제를 통해 실현했다면, 독일은 법률 기반 공공국가를 관료제를 통해 성립시킨 사례라 할 수 있다.

중앙과 지방 간의 조화로운 기능 분담, 자격 기반의 실적주의 채용, 정치적 중립성 보장을 통한 공공성 유지, 그리고 시민의 제도적 신뢰는 모두 오늘날 독일 관료제가 세계적으로 모범 사례로 평가받는 이유다. 특히 한국처럼 중앙집권과 정치간섭이 행정의 신뢰를 위협하는 환경에서는, '법률에 기초한 독립적 관료제도'가 얼마나 중요한 제도 자산인지 독일의 경험은 잘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 관료제의 기원과 철학

싱가포르의 관료제는 20세기 중후반 아시아 국가들이 경험한 국가형성 과정 가운데 가장 주목할 만한 성공 사례로 평가된다. 이 성공의 출발점에는 리콴유(Lee Kuan Yew)라는 지도자의 비범한 통찰과 전략이 있었다. 그는 식민지에서 출발한 도시국가가 어떻게 글로벌 경제의 거점이자 행정 신뢰의 상징이 되었는지를 체계적으로 설계한 인물이며, 그 기초에는 강력한 반부패 관료제와 실적 중심의 엘리트 행정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었다.

독립기의 절박한 선택

싱가포르는 1963년 말레이시아연방에 가입하였다가, 민족 갈등과 정치적 마찰로 인해 불과 2년 만인 1965년 8월 9일 말레이시아로부터 강제적으로 분리 독립되었다. 리콴유는 이 순간을 회고하며 자서전 『리콴유 자서전: 싱가포르 이야기(The Singapore Story)』(1998)에서 "이 작은 섬은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다. 자원도 없고, 군대도 없고, 오로지 사람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그는 이후 국가를 설계하는 과정에서 "정부란 결국 공직자에 의해 구현되는 윤리와 역량의 시스템이라는 점을 인식하게 되었고, 공무원과 경찰이 부패하면 국가는 무너진다는 절박한 현실감 속에서 행정 개혁을 시작했다"(Lee 1998)고 서술한다.

당시 싱가포르는 심각한 범죄율, 공직자들의 부패, 정치 폭력, 무허가 판자촌, 높은 실업률 등 복합적 위기에 직면해 있었고, 중앙통제가 불가능할 정도로 제도가 취약한 상황이었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리콴유는 강력한 법치와 동시에 국민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는 행정시스템 구축을 국가 존립의 전제조건으로 간주하였다.

그의 가장 가까운 정책 조언자 중 한 명인 고 겡 스위(Goh Keng Swee) 박사는 경제정책뿐 아니라 공무원 인사제도의 근간을 함께 설계한 전략가였다. 고는 "정부는 민간보다 더 유능한 인재를 확보하지 않으면 무너진다"는 인식을 바탕으로, 민간 수준 이상의 고임금과 실적기반 보상체계를 도입하자고 설득했고, 이는 싱가포르 공직제도의 뼈대가 되었다. 그는 공무원을 단순한 집행자가 아닌 국가경쟁력을 창출하는 전문 엘리트 집단으로 자리매김하도록 이끌었다. 리콴유는 자서전 『From Third World to First』(2000)에서 "내가 공직의 질에 집착하게 된 이유는 고 겡 스위의 조언 덕분"이라며 그의 전략적 사고에 경의를 표하기도 했다.

또 다른 결정적 인물은 네덜란드 출신의 유엔 경제고문 알버트 윈세미우스(Albert Winsemius)였다. 1960년부터 20년 넘게 싱가포르 개발계획을 도왔던 그는, 리콴유에게 "공무원과 교사를 가장 먼저 개혁하라. 그래야 정책이 살아 움직인다"는 조언을 남겼다. 리콴유는 이 충고를 '싱가포르 모델'의 초석으로 삼았고, 이후에도 자서전에서 그를 단지 고문이 아니라, 우리가 어려울 때마다 찾아가 조언을 구한 친구라고 회상했다. 윈세미우스는 단순히 기술적 조언을 넘어 관료제의 질이 곧 국가의 운명이라는 신념을 리콴유에게 심어준 결정적 은인이었던 셈이다. 이처럼 고 겡 스위의 시스템 설계와 윈세미우스의 철학적 방향성 제공이 결합되어, 오늘날 싱가포르의 세계 최고 수준의 공직제도가 완성될 수 있었다.

리콴유는 1990년 총리직에서 물러난 후에도 고문역할을 수행하며 행정 개혁과 반부패 시스템 유지에 관여하였고, 그의 뒤를 이은 리셴룽(Lee Hsien Loong) 총리, 그리고 리셴양(Lee Hsien Yang) 현 총리 등은 대를 이어 아버지의 국가관과 행정철학을 고스란히 계승해왔다. 특히 리셴룽 정부는 "청렴과 효율은 경제정책보다 더 중요한 공공자산"이라고 강조하며, 리콴유의 유산인 고신뢰 관료제와 고임금–고책임 구조를 적극 지지하기도 했다.

공무원이 만든 국가의 품격

싱가포르 행정청(Singapore Civil Service)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공공부문 직원은 약 154,000명으로, 전체 고용시장의 약 4.0%를 차지한다. 이중 약 63,300명은 중앙 정부 소속의 정규 경력직 공무원('Civil Service proper')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체 고용 대비 비율은 약 1.6% 수준이다. 이는 공공부문 고용 비중이 비교적 낮지만, 공무원의 전문성과 중립성을 극대화한 고품질 관료제 운영을 통해 국가경쟁력과 행정 신뢰를 확보해온 싱가포르 행정체계의 특징을 보여준다.

싱가포르가 오늘날 세계 최상위권의 투명하고 경쟁력 있는 국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던 핵심 동력이 바로 공무원의 청렴성과 전문성, 그리고 정치적 중립성을 제도화한 국가 행정 시스템에 있다는 점은 국제통계를 통해 명확히 확인된다.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가 발표한 2024년 부패인식지수(Corruption Perceptions Index, CPI)에 따르면, 싱가포르는 전 세계 180개국 중 3위를 기록하며, 아시아에서는 1위에 해당한다. 총점 100점 만점 중 84점을 획득한 싱가포르는 덴마크(90점), 핀란드(88점)에 이어 세계에서 가장 낮은 부패수준을 보이는 국가 그룹에 속한다. 특히 해당 지표는 공공부문에서의 부패 가능성, 제도적 투명성, 권력 오용 방지 능력을 평가 기준으로 삼기 때문에, 싱가포르의 행정시스템이 실질적으로 부패에 대해 예방적이고 효과적인 통제력을 보유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세계은행(World Bank)이 발표한 2022년 정부 효과성 지수(Government Effectiveness Index)에서 싱가포르는 전 세계 상위 1% 이내에 속하는 점수(평균 +2.3점대 / -2.5~+2.5 점수범위)를 기록하였다. 이 지수는 정부의 정책 수립 능력, 공공서비스의 질, 행정의 독립성,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며, 싱가포르는 정책의 집행력과 행정 품질이 가장 우수한 국가 중 하나로 평가되었다.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이 매년 발표하는 국가경쟁력 지수(Global Competitiveness Index)에서도 싱가포르는 2019년 기준 세계 1위를 기록했으며, 이후 팬데믹 이후에도 상위 5위권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이 지표에서 싱가포르는 특히 '공공제도 신뢰도', '관료의 청렴성', '법 집행의 예측 가능성', '정부의 혁신 역량' 부문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아왔다.

이러한 통계들은 단순히 경제적 성과만을 의미하지 않는다. 그것은 싱가포르의 공무원 조직이 단지 기능적으로 효율적인 조직이 아니라, 제도적으로 신뢰를 유도하고, 정치로부터 독립된 상태에서 지속가능한 정책운영을 가능하게 만든 공공영역의 핵심 주체라는 점을 입증한다. 다시 말해, 싱가포르의 경쟁력은 정부가 아닌 공무원이 만들었으며, 그 공무원은 높은 보상만으로 유지된 것이 아니라, 정치적 중립성과 윤리적 책무, 실적주의 기반의 전문성 위에서 체계적으로 양성된 집단이라는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③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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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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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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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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