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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인사청문회는 왜 중요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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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제한적 참여와 대통령 중심주의의 절충 – 정치적 충돌과 형식의 딜레마

프랑스의 인사청문회 제도는 미국과는 달리, 대통령중심제와 의원내각제가 혼합된 제5공화국 헌정 구조 내에서 점진적으로 제도화되었다. 1958년 헌법 제정 당시에는 대통령과 총리가 장관을 제청·임명하되, 국회가 이에 대해 실질적으로 견제할 수단이 없었다. 그러나 2008년 니콜라 사르코지(Nicolas Sarkozy) 정부 시절, 헌법 제13조 개정을 통해 일부 고위공직자 임명에 대한 국회의 의견 제출권이 처음 도입되었다.

프랑스 정치학자 다니엘 르푀브르(Daniel Lefeuvre)는 『제5공화국의 권력구조(Le régime politique de la Ve République)』(2011)에서 프랑스 청문회 제도가 상징성과 투명성 제고에는 일정한 역할을 하였지만, 여전히 대통령 권한을 실질적으로 견제하는 수단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그는 프랑스 인사청문회의 한계를 "절차적 정당성은 존재하되, 정치적 책임성이 결여된 구조"로 규정한다.

프랑스의 인사청문회는 국회 양원 위원회에서 비공개 또는 공개 청문을 진행하지만, 최종 결정은 대통령에게 있다. 실질적 거부권이 없다는 점에서 제도적 효용성은 낮다. 프랑수아 피용(François Fillon)은 2017년 대선 유력 후보로 출마했으나, 가족에게 허위 보수를 지급한 혐의로 여론의 비판을 받았고, 해당 사건은 프랑스에서 공직자 윤리 검증의 중요성을 부각시킨 대표적 사례가 되었다. 알자지라(Al Jazeera, 2017)는 이를  "프랑스 민주주의의 병적 구조를 드러낸 사건"이라고 평했다. IMF 총재 출신 도미니크 스트로스 칸(Dominique Strauss-Kahn)의 성추문 역시, 공식 청문회 없이도 여론과 언론의 강력한 감시가 제도 외부에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였다.

다니엘 르푀브르(Daniel Lefeuvre)는 『제5공화국의 권력구조(Le régime politique de la Ve République)』(2011)에서 이러한 사례들이 제도화되지 않은 인사검증 체계의 허점을 보여주고 있다. 르푀브르는 이 연구에서 프랑스의 인사검증제도가 "절차적 정당성은 가지고 있으나, 실질적 책임성은 결여된 이중구조"라고 지적하며, 청문회 제도 강화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다. 프랑스는 2008년 헌법 개정을 통해 일부 고위직에 대한 국회의 의견 제출 권한을 부여했지만, 여전히 실질적 제약은 미미한 상태다. 프랑스의 청문회 과정이 비판만 받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장 피에르 슈벤망(Jean-Pierre Chevènement) 전 내무장관은 1997년 인준 당시 교육, 국방, 내무 등 다양한 부처 경험과 공직 내 청렴성으로 인해 야당 의원조차 찬사를 보냈으며, '공직자의 윤리적 롤모델'로 기록된 바 있다.

정치평론가 뱅상 마르텔(Vincent Martel, 2015)은 『프랑스 청문회의 정치와 상징(La politique symbolique de l'audition publique)』에서 슈벤망의 사례를 "희귀하지만 제도 바깥에서도 청문회의 이상을 구현한 경우"로 꼽았으며, 제라르 베르나르(Gérard Bernard, 2019)는 『정책과 공적 인사(Politiques et personnages publics)』에서 "청문회 제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더라도, 인사의 도덕성과 전문성이 제도 밖에서라도 감동을 줄 수 있다"고 평가한 바 있다. 하지만 이러한 미담도 역설적으로 인사청문회의 약점을 정확히 지적하고 있다. 즉 청렴하고 윤리적으로나 능력면에서 탁월한 후보는 이미 국민과 여론의 평가를 받은 사람이기 때문에 굳이 인사청문회의 까다로운 절차조차 필요없다는 방증이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비판을 반영해 프랑스는 2013년부터 고위공직자 윤리기관(HATVP, 고위공직자윤리청)을 설치해 모든 장관 및 공직후보자에 대해 '재산·이해충돌 보고서'를 의무적으로 사전 심사받게 한다. 프랑스 인사청문회 제도는 여전히 제한적인 권한 구조 속에 있으나, 몇 가지 긍정적인 기능도 주목할 만하다. 우선 장관 후보자에 대한 공개 질의 절차는 최소한의 투명성을 보장하며, 언론과 시민사회에 의해 일정 수준의 견제가 가능하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 평가를 받는다. 뱅상 마르텔(Vincent Martel, 2015)은 이러한 절차를 "제도적 효력보다는 정치적 상징과 여론의 검증이라는 점에서 가치 있는 절충"이라고 설명하였다.

하지만 프랑스 헌법상 대통령 중심의 인사권이 매우 강고하게 유지되기 때문에, 국회의 실질적 견제 기능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 정치학자 샤를 에브랄(Charles Hébrard, 2019)은 『프랑스의 인사정치와 권력균형(La politique de nomination en France et l'équilibre institutionnel)』에서 "청문회의 제도적 비효율은 행정부의 독점적 권력 구조에서 기인하며, 국회 의견이 형식적으로만 존중될 뿐 실제 제동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하였다.

국제적으로도 프랑스의 인사청문 제도는 제한된 사례로 인식되고 있다. 유럽대학원(European University Institute, 2022)은 유럽 주요국의 고위공직자 검증제도를 비교 분석한 보고서에서 "프랑스는 대통령제 국가 중 가장 약한 수준의 의회 개입을 허용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공직자 윤리성 검증이 정당 내부의 정치적 동기나 언론에 의존하는 구조로 편중되어 있다"고 평가하였다.

이러한 평가를 반영할 때, 프랑스 인사청문회 제도는 정치적 상징성과 언론을 통한 간접 견제를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으로 제도적 실효성을 강화할 수 있는 법제적 보완이 요구된다고 할 수 있다.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적 문제점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2000년 7월 제정된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공식화되었다. 초기에는 대법원장, 대법관, 감사원장 등 헌법기관장을 중심으로 이루어졌으나, 2005년 법 개정을 통해 국무위원(장관)까지 청문 대상이 확대되었다. 청문회에 대한 절차적 근거는 「국회법」 제65조와 「인사청문회법」에 명시되어 있으며, 국회 상임위 중심으로 청문이 진행된다.

그러나 한국의 청문회는 미국과 달리 국회의 동의 없이 대통령의 임명 강행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 박찬준(2018)은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이러한 법적 구속력 부재가 청문회를 단순한 여론전을 위한 정치 이벤트로 전락시키는 주요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특히 자료 제출 강제력 부족, 위증에 대한 실질적 처벌 부재, 정당별 이슈 몰이의 반복을 한국형 청문회의 취약점으로 꼽았다.

2023년 국회예산정책처가 발간한 『인사청문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 과제』에서도 국회가 청문보고서를 채택하지 않아도 임명이 가능한 현행 제도를 "책임정치의 제도화에 실패한 구조"로 평가하며, 국회의 실질적 견제기능 강화를 위한 제도 개선을 제안하였다. OECD(2021)의 『정부개혁 리뷰(Government at a Glance)』 또한 한국 청문회 제도의 형식성과 정쟁화를 주요 문제점으로 지적하며, 시민의 신뢰 회복을 위한 실효성 제고가 필요하다고 권고하였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인사청문회는 제도적 장치는 갖추었으나, 정치적 환경과 법적 구조의 제약으로 인해 실질적 검증과 견제 기능이 약화된 상태다. 국회예산정책처(2023)의 『인사청문제도의 운영 실태와 개선 과제』에 따르면, 2005년부터 2023년까지 장관 후보자 중 약 18명이 재산신고 누락, 논문 표절, 갑질 의혹 등으로 낙마하였다. 특히 2019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는 한국 사회 전반에 걸쳐 "정치적 사냥인가, 정당한 검증인가"라는 거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이러한 상황에서 청문회는 국민적 신뢰보다는 여야의 정치적 소모전, 정파적 이익 추구의 장으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박찬준(2018)은 『한국 인사청문회 제도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에서 "현행 제도는 형식적 제도화는 되어 있으나 실질적 견제 기능은 결여되어 있으며, 위증죄나 자료제출 거부에 대한 처벌도 형식적 수준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하였다. OECD(2021)의 『정부개혁 리뷰(Government at a Glance)』는 한국 청문회의 '정쟁화된 비효율'을 지적하며, 실질적인 정치책임과 제도 개선 없이는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없다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개선방안으로는 미국 상원 인사청문회의 절차적 분리 구조를 참고할 수 있다. 미국은 후보자에 대한 비공개 '예비 청문회(pre-hearing review)'를 통해 사실관계와 민감 사안을 사전에 정리하고, 이후 공개 청문회에서는 정책 철학, 공공 윤리, 국정 운영에 관한 질의에 집중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구조는 정쟁화와 사생활 침해를 방지하면서도, 청문회의 생산성과 집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엘런 보로위츠(Ellen Borowitz, 2018)는 『청문회 정치의 형성(The Formation of Confirmation Politics)』에서 "공개 청문회와 비공개 사전 검증을 병행하는 구조는 청문회의 민주적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정쟁과 폭로 경쟁을 방지할 수 있는 제도적 절충안"이라고 평가하였다. 또한 미국 의회조사국(Congressional Research Service, 2020)은 비공개 예비 검증을 통해 위원회의 질의 질이 향상되며, '정치적 함정 질문'의 빈도도 낮아진다는 실증적 분석을 제시하였다.

이러한 사례는 한국의 청문회 제도 개선에 실질적인 시사점을 제공한다. 자료 제출의 강제력 강화, 독립된 윤리 검토 위원회 구성, 공개·비공개 검증 단계의 구분 운영 등을 통해 청문회의 제도적 신뢰를 회복하고, 청문회를 단순한 통과의례가 아닌 '숙의적 자격 검증'의 장으로 재구성하는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의원내각제 국가의 청문회와 앤드루 잭슨의 교훈

의원내각제 국가들에서 인사청문회는 대통령제 국가와는 다른 제도적 궤적을 따라 발전해왔다. 영국은 전통적인 셀렉트 위원회 시스템을 통해 장관의 자질과 정책 방향을 공개적으로 질의하며 비공식적이지만 강력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해왔다. 독일과 일본은 공식 청문 절차 없이 정당 내부 검증과 언론 여론을 통해 사전 정화기능을 수행하는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반면, 미국의 경우는 앤드루 잭슨 대통령 시절 '엽관제도, 즉 스포일즈 시스템(Spoils system)'의 도입과 그 폐해로 인한 비극적 사건들을 계기로 공직자 검증 제도가 제도화되었고, 이후 인사청문회는 견제와 균형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았다. 의원내각제의 검증제도와 젝슨 대통령이 도입한 스포일즈 제도의 폐해를 극복하기 위한 제도개혁이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은 무엇일까?

영국: 사후 책임 중심의 셀렉트 위원회 모델

영국은 내각제 민주주의의 원형으로 불리며, 행정부 수반이 입법부의 수장과 동일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인사 과정이 내각 내부 및 정당 구조 안에서 조율된다. 장관 임명 전 별도의 공식 청문회는 존재하지 않지만, 하원은 부처별로 셀렉트 위원회(Select Committees)를 운영하며, 이들이 장관의 정책 방향, 윤리 문제, 과거 행적에 대해 공개 질의를 수행할 수 있다. 위원회는 여야 의원으로 구성되며, 평균적으로 11명 내외의 위원이 참여하며, 위원장은 야당 의원이 맡는 경우가 많다.

셀렉트 위원회 제도가 정비되기 전, 영국의 고위공직자 임명은 대부분 총리의 재량과 정당 내부의 권력 구조에 의존해 이루어졌다. 이 과정에서 후보자에 대한 공식적인 검증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정치적 충성도, 당내 인맥, 혹은 오랜 개인적 친분이 주요 결정 기준이 되었다. 특히 내각제 특성상 다수당의 총리가 내각 구성을 주도하고, 의회 다수의 지지를 이미 확보한 상태에서 장관 임명이 이루어지므로, 임명 과정 자체가 의회의 공식 심사 절차를 필요로 하지 않았다. 이 같은 관행은 비공개성과 불투명성을 낳았고, 일부 부적격자나 부패 연루 인물이 임명되는 사례도 있었다. 이런 문제 인식이 누적되며, 마가렛 대처(Margaret Thatcher) 정부 하에서 의회의 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도입되었다. 필립 노튼(Philip Norton)은 『영국 의회와 책임성(The British Parliament and Accountability)』(2001)에서 "셀렉트 위원회의 도입은 내각 중심 행정에 대한 의회의 감시 기능을 실질화하는 전환점이었다"고 평가한 바 있다.

영국 의회의 "특별심사위원회" 또는 "정책감사위원회"로 번역 가능한 이 제도는 각 정부 부처별로 설치되며 장관의 업무 전반, 정책 방향, 윤리성 등을 감시하고 보고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법적 근거는 1979년 개혁 이후 강화된 『House of Commons Standing Orders』 제152조에 명시되어 있으며, '정부 활동의 조사와 감시 기능'을 공식적으로 부여받는다. 위원회는 필요 시 "pre-appointment hearing"(임명 전 심문)을 통해 주요 공직 내정자에 대한 공개 질의를 수행하며, 보고서를 통해 총리에게 권고 의견을 제출할 수 있다. 법적 구속력은 없으나, 정치적 영향력은 막강하다. 특히 BBC, Guardian 등 주요 언론은 셀렉트 위원회 심문을 실시간 보도하며 여론에 큰 영향을 미친다(Martin Loughlin, 2010; House of Commons Library, 2022).

메간 윌리엄스(Megan Williams)는 『영국의 셀렉트 위원회와 민주적 통제(Select Committees and Democratic Control in the UK)』(2015)에서 "비록 법적 권한은 제한적이나, 공개 질의와 보고서 작성이라는 절차 자체가 정치적 억제력으로 기능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하원 정치개혁위원회(House of Commons Reform Committee, 2009)는 "셀렉트 위원회는 내각 중심의 의회 정치에 대한 실질적 감시와 정책 자문 기능을 수행하는 핵심 기관"이라 평가한 바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2012년 제레미 헌트 문화부 장관 내정자가 미디어 재벌 루퍼트 머독과의 부적절한 접촉 의혹을 받은 사건이 있다. 당시 디지털·문화·미디어·스포츠 셀렉트 위원회는 청문회를 열어 헌트 장관의 중립성과 자격을 집중 추궁했고, 야당 의원들이 위원회 회의록을 통해 그의 해명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결국 언론의 집중 보도와 정치적 압력 속에 헌트는 사퇴하지 않았지만, 보수당 정부는 관련 업무에서 그를 제외시키며 위원회의 영향력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바 있다.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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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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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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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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