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정의선 회장은 美 판매 전략 고심
최태원 회장 "韓 제조업 잃어버린 10년...AI로 일으켜야"
신동빈 회장 "CEO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해야"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장마가 끝나고 본격 여름 휴가 시즌에 돌입했지만 재계 주요 대기업 총수들은 하반기 경영 전략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오는 8월 1일로 예정된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국가별 상호 관세(25%) 부과가 확정될 경우 주요 제품에 대한 수출 감소가 불가피해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이같은 상황에서 재계 총수들은 하반기 투자 계획을 재점검하고 그룹의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공지능(AI) 활용과 인수합병(M&A)를 통한 미래 신사업 발굴도 주요 과제다.
◆ 이재용 회장 '사법 리스크' 해소...정의선 회장은 美 판매 전략 고심
21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대법원 판결로 10년간의 '사법 족쇄'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등기이사 복귀 및 '뉴 삼성' 플랜을 가동할 지 관심이다. 삼성전자는 10년 가까이 리더십 공백에 발목이 잡히며 인공지능(AI)분야에 쓰이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 경쟁사에 주도권을 뺏긴 상태다.
또 평소 이 회장이 강조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에서 대만의 TSMC와의 점유율 격차를 줄이는 것도 시급한 과제로 꼽힌다. 앞서 이 회장은 지난 2019년 2030년까지 시스템 반도체 세계 1위를 달성하겠다는 '시스템 반도체 비전 2030' 목표를 발표했다. 시스템 반도체 분야에만 2030년까지 133조원을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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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왼쪽 상단부터 시계 방향으로) [사진=뉴스핌DB] |
현재 세계 1위인 대만 TSMC의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올해 1분기 기준 67.6%에 달한다.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7.7% 정도로 지난 2019년보다 격차가 벌어진 상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이번 여름휴가 기간에 한미간 관세 협상에 따른 미국내 자동차 판매 전략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 회장은 최근 이재명 대통령과 만나 미국관세 협상 등에 대해 논의하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지난 3월 향후 4년간 210억 달러(약 31조원) 규모의 미국 투자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구체적으로 현대차는 향후 4년간 자동차 생산 분야에 86억 달러, 부품·물류·철강 분야에 61억 달러, 미래 산업 및 에너지 분야에 63억 달러 등을 투자할 계획이다.
재계 한 관계자는 "삼성은 HBM분야에서 경쟁력 회복이 시급하고 현대차는 관세 협상에 따른 미국내 판매 전략 조정이 발등의 불"이라고 말했다.
◆ 최태원 회장 "韓 제조업 잃어버린 10년...AI로 일으켜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지난 17일 경북 경주에서 열린 '제48회 대한상의 하계포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제조업의 위기'에 대해 묻는 질문에 "희망찰 것 같지는 않다"며 "잃어버린 10년을 맞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AI(인공지능)로 우리가 다시 제조업을 일으키지 못하면 저희 제조업은 불행히도 향후 10년 후면 거의 다 상당 부분을 퇴출당할 것"이라며 AI 중심의 산업 전환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번 여름 휴가 기간에도 SK이노베이션과 SK온 등 주요 계열사의 사업 리밸런싱 현황을 챙기는 한편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회의 및 APEC 최고경영자(CEO) 회의 준비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구광모 LG회장은 최근 세계 최고 수준 인공지능(AI)을 내놓으며 승부수를 던졌다. LG AI연구원은 국내 첫 하이브리드 AI 모델 '엑사원 4.0'을 공개하고 전문성과 추론 능력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온디바이스 AI 상용화까지 속도를 높이며 글로벌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구 회장은 주요 완성차 업체들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전장 사업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또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서도 'ABC'(AI·바이오·클린테크) 분야를 중심으로 스타트업에 투자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 신동빈 회장 "CEO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해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최근 1박 2일간의 '하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 옛 사장단회의)'을 열고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끊임없는 혁신'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기업 경영에 있어서 치명적인 잘못은 문제가 있는 것을 알면서도 외면하거나, 문제를 문제라고 인지하지 못하는 것"이라며 "CEO는 5년, 10년 뒤의 경영환경 변화를 예측하고 현재와 3년 뒤에 해야 할 일을 계획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화학군은 신속한 사업 체질개선을, 식품군은 핵심 제품의 브랜드 강화를 강조했다. 유통군은 다양한 고객 니즈를 충족 시킬 수 있는 방안에 대해 고민해 줄 것을 요청했다.
tac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