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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님, 명함 바꾸실 때입니다"…이재용 '책임 리더십' 마지막 퍼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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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리스크 끝낸 이 회장, 대표이사 직함은 여전히 공란
재계 총수 중 유일한 '미등기 회장'…책임경영 요구 커져
HBM 주도권 흔들리는 삼성, 리더십 공백 채울 때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사법 리스크에서 완전히 벗어나면서, 책임경영의 상징인 '대표이사' 직함을 직접 맡아야 한다는 요구가 커지고 있다. 현재 '미등기임원 회장'이라는 제한된 위치에 머물고 있는 만큼, 실질적인 경영자로서의 위상을 강화하려면 이사회 복귀를 넘어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직을 겸임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5월 30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2025 삼성 호암상 시상식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뉴스핌DB]

◆이재용 회장이 최태원·정의선 회장과 다른 점은
20일 재계에 따르면 현재 이 회장은 삼성전자의 회장이지만, 등기이사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않은 '미등기임원' 신분이다. 회사의 공식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과거에는 사내이사로 등기임원을 맡았지만, 지난 2020년 기소 이후 사법리스크를 감안해 임원직을 내려놓은 상태다. 이후 2022년 회장으로 선임됐지만, 대표이사직은 여전히 맡지 않고 있다.

이 회장은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대표이사'라는 직책을 맡아본 적이 없다. 단순 사내이사와 달리, 대표이사는 법적·경영적 책임의 무게가 다른 자리다. 다른 주요 그룹 총수들과 비교하면 이 회장의 현재 위치는 더욱 뚜렷하게 대비된다.

최태원 SK 회장은 지주사인 SK㈜ 대표이사로 그룹 전체를 총괄하는 경영 최일선에 있다. 정의선 회장 역시 현대자동차와 현대모비스 대표이사를 겸직하며 그룹을 이끈다. 구광모 LG 회장은 지주사인 ㈜LG의 대표이사다. 특히 구 회장은 '회장'보다는 '대표'로 불리길 선호한다. 신동빈 롯데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케미칼, 롯데웰푸드, 롯데쇼핑 등 여러 계열사에서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룹 총수가 핵심 계열사의 대표이사를 겸하는 것은 어색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건희 선대회장도 1998~2008년 삼성전자 대표이사를 겸하며 삼성전자의 전성기를 이끌었다.

◆재계는 이재용의 리더십을 원한다
재계는 이 회장의 무죄 판결 후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이 한국 경제를 이끌어갈 리더십을 발휘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AI, 반도체 등 첨단기술의 글로벌 경쟁이 치열해지고 미국발 관세문제, 저성장 고착화 등 난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한국 기업을 대표하는 삼성전자의 역할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것이다.

삼성전자 자체도 어느 때 보다 강력한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다. 메모리 초격차가 흔들리고,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주도권을 내준 상황에서 기술 리더십 회복은 삼성의 당면 과제다. 이를 위해서는 이 회장이 대표이사로서 공식적 권한과 책임을 갖고 기술 전략을 주도할 때 무너진 경쟁력을 되살릴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촉구했던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위원장이 다시 한 번 공식적으로 요구를 할지도 관심이다. 이 위원장은 "사법리스크의 두려움에서도 자신있게 벗어나야 한다"며 "재판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까지는 책임경영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준감위는 오는 23일 이 회장의 대법원 무죄 판결 후 첫 정례회의를 연다.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의 사기가 휘날리고 있다. [사진=뉴스핌DB]

◆"대표이사 맡지 않을 이유 없다"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다면, 이는 시장과 투자자에 "이제는 내가 직접 책임지겠다"는 강력한 신호가 된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장은 "단순 사내이사 복귀는 차선책, 대표이사 선임이야말로 최상책"이라는 분석이다. 오 소장은 "삼성전자에는 이미 전문경영인 대표이사 부회장이 존재하는 만큼, 이 회장이 단순 사내이사 회장에 머문다면 권한과 책임의 서열이 어정쩡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반대로 대표이사직을 끝내 맡지 않는다면, 오너 리스크가 다시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총수이면서도 책임은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상황에서 이사회 복귀를 주저한다면, 시장은 이를 경영 불확실성으로 받아들일 공산이 크다는 해석이다.

오 소장은 "중요한 것은 시점이다. 통상적으로 이사회 진입은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이뤄지지만, 필요하다면 연내 임시 주총을 열어 등기이사 선임과 대표이사 복귀를 동시에 단행할 수도 있다"며 "이제는 회장이라는 명함에 실질적 책임과 권한을 더할 때가 됐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등기임원 복귀를 비롯해 컨트롤타워 복원 등은 시간이 필요한 만큼, 빠른 시간에 결정되지는 않을 전망이다"며 "다만 사법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향후 책임경영 강화와 경영구조 재정비는 불가피할 것으로 보이며, 이 회장 역시 경영 정상화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sy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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