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홈 정치 국회·정당

속보

더보기

[최연혁 교수의 정치분석] ②대한민국 보수의 재건과 미래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국 보수의 기원과 탈선

대한민국의 보수정당은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국가적 위기 속에서 등장했다. 해방 직후, 혼란한 국제 정세와 남북 분단이라는 격변의 시대에 보수의 정치적 과제는 뚜렷했다. 자유민주주의 체제의 수립, 공산주의의 확산 차단, 법치주의와 사적 재산의 보호, 그리고 경제적 기반 마련이었다. 이승만의 자유당, 박정희의 공화당, 전두환의 민주정의당은 각각 시대의 요구에 부응하는 방식으로 국가를 통치했으며, 특히 산업화와 국가안보라는 의제에서 보수정치는 주도적 역할을 해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권위주의, 반민주주의, 지역주의의 폐단도 함께 축적되었다. 이러한 흠집에도 불구하고 한미동맹 구축과 경제성장의 엔진은 이승만과 박정희 정권의 가장 큰 업적이자 지금 대한민국의 핵심역량임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1987년 민주화 이후 보수는 민정당, 민주자유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국민의힘으로 이어지는 계보를 형성했다. 특히 김영삼 정부 이후 보수는 자유주의와 세계화의 흐름을 일정 부분 수용하며 '중도 실용적 보수'를 표방했다. 그러나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보수는 금융자본에 우호적이고 대기업 중심의 구조개혁을 추진하면서, 노동계층과의 괴리를 심화시켰다. 2000년대 중반 이후, 보수정당은 정치적 리더십 부재와 이념적 퇴조로 인해 정체성을 상실해 갔다.

박근혜 정부의 탄핵은 한국 보수정치의 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 사건이었다. 국정농단 사태와 촛불시위는 보수가 더 이상 국민과의 신뢰를 유지하지 못하고, 권력 자체의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폐쇄적인 정치로 전락했음을 보여주었다. 이는 단지 개인의 부패 때문이 아니라, 보수가 철학과 미래 비전을 상실한 결과였다. 이를 두고 일부 학자들은 "한국 보수정당은 자유주의가 아니라 반공과 지역주의에 기반한 정치적 카르텔이었다"고 지적한다(강원택, 『한국 보수주의의 구조와 한계』).

이후 국민의힘은 비상대책위원회와 당 지도부 교체를 반복하며 외형적인 정비를 시도했으나, 청년세대와 수도권 유권자의 외면은 계속되었다. 이념적 공백과 반공·반페미니즘 정서만으로는 더 이상 국민의 지지를 얻기 어렵고, 윤리적 위기와 내부 분열 그리고 계엄선포는 '보수'라는 이름의 상징성을 재기불능 상태로 내 몰았다.

보수가 회복해야 할 가치는 단순한 정권교체를 위한 전략이 아니라, 시대의 가치와 원칙을 수호하고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는 철학이다. 보수는 절대로 과거의 반복이 되어서는 안 된다. 보수의 진정한 유산은 그 시대가 요구하는 책임의 형태를 기꺼이 감당하는 자세이다. 『보수주의의 정신(The Conservative Mind)』에서 러셀 커크는 "보수는 실현 가능한 것에 도덕성을 부여하고, 그것을 오랜 공동체의 경험과 결합시키는 정치"라고 했다. 한국 보수정당은 이 철학으로 되돌아가야만 진정한 회복이 가능하다.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재석의원 299명 중 찬성 234 명, 반대 56 명, 기권 2명, 무효 7명으로 가결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몰락에서 다시 국민의 신뢰를 얻기까지, 캐나다 진보보수당의 사례

보수정당의 몰락과 부활이라는 경험은 캐나다에서도 극적으로 나타난다. 1993년 총선에서 당시 캐나다 진보보수당(Progressive Conservative Party)은 킴 캠벨(Kim Campbell) 총리 하에서 역사상 가장 참담한 패배를 겪었다. 선거 전까지 156석을 보유하던 이 정당은 단 2석만을 남기며 사실상 괴멸에 가까운 결과를 맞이했다. 어떻게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었을까?

이 비극적 패배의 전조는 당권 교체 과정에서 이미 드러났다.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는 1984년과 1988년 연속 총선 승리로 장기 집권을 이어왔으나, 1990년대 초에 이르러 그의 정부는 정치적·경제적 위기로 국민적 신뢰를 상실하고 있었다. 멀로니는 자유무역협정 체결, 재정적자 누적, 물품서비스세(GST) 도입, 퀘벡 민족주의에 대한 미흡한 대응 등으로 지지율이 급락했고, 여론조사 지지율은 한때 15% 이하로 떨어졌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93년 2월, 멀로니는 총리직과 당 대표직에서 사임을 선언했다.

이에 따라 진보보수당은 지도부 선출을 위한 경선을 실시했고, 외무장관 출신이자 당시 46세였던 킴 캠벨이 5차 투표 끝에 당 대표로 선출되었다. 그녀는 캐나다 역사상 첫 여성 총리이자 진보보수당 최초의 여성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으며, 신선한 이미지와 개혁적 메시지로 초기에는 지지자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당 내부의 구조적 피로감, 멀로니 정책 유산과의 단절 실패, 대중과의 소통 미숙, 선거 준비 부족 등으로 인해 리더십 기반은 취약했다. 그녀가 공식적으로 총리직을 맡은 것은 1993년 6월이었으며, 불과 넉 달 뒤인 10월에 총선을 치러야 하는 일정이 결정되면서 준비 시간이 턱없이 부족했다.

데이비드 맥클로린 (David McLaughlin) 의 책『독이 든 성배: 토리당은 어떻게 자멸했는가(Poisoned Chalice: How the Tories Self Destructed)』 (1994)에서 진보보수당은 20세기 중반부터 캐나다 보수주의의 대표 정당으로, 고전적 자유주의, 재정 보수주의, 국가통합, 연방주의, 친기업 정책 등을 핵심 가치로 성장했다고 기술한다. 진보보수당은 상류 중산층, 앵글로-캐나다 유권자, 퀘벡 내 연방주의자들로부터 광범위한 지지를 받아왔으며, 1980년대 브라이언 멀로니(Brian Mulroney) 총리 시절에는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통해 대외경제 개방과 친미 외교를 추진했다. 그러나 이러한 정책은 동시에 캐나다 내 제조업 기반 약화, 실업률 상승, 퀘벡의 민족주의 강화 등 부작용을 낳으며 핵심 지지층의 이탈을 초래했다.

선거패배 이후 보수세력은 완전히 해체되지 않고, 점진적 재편을 통해 정치적 재기를 꾀했다. 2003년, 진보보수당과 캐나다 개혁당(Reform Party)이 합당하여 새로운 '캐나다 보수당(Conservative Party of Canada)'을 결성했다. 이 통합은 지역 기반의 분산과 이념적 균열을 극복하고, 대중 정당으로의 정비를 가능케 했다. 2006년 총선에서 스티븐 하퍼(Stephen Harper)가 이끄는 보수당은 자유당의 장기집권에 대한 피로감, 부패 스캔들, 세금 문제에 대한 대중의 불만을 기회로 삼아 집권에 성공했다.

하퍼 정권은 재정 균형, 감세, 범죄대응 강화, 군비 증강 등 보수적 의제를 실용주의적 언어로 포장했고, 온건한 중도층까지 아우르는 정책 조율로 안정적 지지를 이끌어냈다. 특히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상대적으로 안정된 금융 감독체계를 유지하면서 캐나다 경제를 선진국 중 가장 빠르게 회복시킨 점은 유권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는 결정적 계기가 되었다. 하퍼는 보수주의를 단지 이념의 틀로 환원시키지 않고, 정부 운영 능력과 경제 안정성의 근거로 실천함으로써 장기 집권(2006–2015)을 가능케 했다.

이 사례는 보수정당이 단순히 전통을 유지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중과의 신뢰 회복, 정당 내부 통합, 실용적 개혁을 통해 얼마든지 다시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음을 보여준다. 실패의 경험이 곧 소멸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보수는 위기를 통해 체질을 바꾸고, 시대의 요구에 응답하는 능력을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스웨덴 보수의 재건에서 배울 점

북유럽 보수정당의 사례로서 스웨덴 보수당의 라인펠트 정부는 일자리 중심의 복지 전략을 통해 보수의 실용적 전환을 이끌어냈다. 2006년 스웨덴 보수당(Moderaterna)은 '새로운 보수(The New Moderates)'라는 기치를 내걸고 총선에서 승리하며 12년 만에 정권을 탈환했다. 프레드리크 라인펠트(Fredrik Reinfeldt) 보수당 대표는 총선에서 "좋은 일자리는 최고의 복지"라는 은유적 레토릭을 통해, 전통적 복지국가가 직면한 의존성 문제를 해결하고 복지국가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선거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자신들의 정당이 "진정한 노동자를 위한 보수 정당"임을 강조하며, 좌파정당과는 다른 방식의 연대정치를 실현하겠다고 선언했다.

집권기간 동안 보수당이 이끈 우파연립정부는 'Arbetslinjen(노동의 노선)'이라는 이름으로 실업 수당 확대보다 취업 유인을 강화하고 고용 창출을 국가복지의 핵심으로 삼는 전략을 추진하였다. 정책적으로는 중·저소득층 세제 감면을 통해 실질소득을 높이고, 장기 실업자에게는 훈련과 인턴십을 제공하는 'Phase 3 프로그램'을 도입해 노동시장 재진입을 유도했다. 의료·교육·보육 등 공공서비스에도 민간경쟁을 도입하여 효율성과 소비자의 선택권을 높였고, 소규모 자영업자와 창업자를 위한 세금 혜택과 규제 완화 정책도 함께 추진되었다. 이러한 개혁은 복지국가를 해체하지 않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재설계하고자 한 시도였다.

라인펠트 정부는 국가의 개입보다 시장의 유연성을 높이는 개혁을 추진했다. 공공의료와 교육서비스에도 경쟁과 선택권을 도입하고, 소규모 창업자와 자영업자를 위한 세제 혜택과 행정 간소화 정책을 통해 일자리 창출의 다양성을 도모했다. 동시에 실업급여와 사회보장제도를 개편해 근로유인을 강화하였고, 공공 부문의 비효율성을 줄이기 위한 민간위탁 확대를 통해 복지국가를 보다 역동적으로 재조정했다.

그 결과 라인펠트 집권기(2006~2014) 동안 스웨덴의 일자리는 30만 개 이상 증가했고, GDP는 12.6% 성장했으며, 가처분소득은 평균 20% 이상 증가하였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도 스웨덴은 유럽 국가 중 가장 빠른 경기 회복을 기록했고, 재정흑자와 낮은 국가부채를 유지하며 경제적 안정성과 신뢰를 회복했다. 이러한 성과는 린드홀름(Anders Lindbom)이 『The Swedish Conservative Party and the Welfare State』(2008)에서 평가했듯, 보수정당이 복지국가의 지속가능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재편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스웨덴 신보수당은 일자리 중심의 실용복지 전략을 통해 청년과 중산층의 폭넓은 지지를 확보하고, 2010년 총선에서도 재집권에 성공하였다. 이 사례는 한국 보수정당이 단지 이념적 보수에 머무르지 않고, 일자리 창출을 통한 생활밀착형 과제에 실용적 대안을 제시함으로써 국민의 신뢰를 다시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벤치마킹 모델이다.

③편에 계속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최연혁 스웨덴 린네대학교 교수

*필자 최연혁 교수는 = 스웨덴 예테보리대의 정부의 질 연구소에서 부패 해소를 위한 정부의 역할에 관한 연구를 진행했다. 스톡홀름 싱크탱크인 스칸디나비아 정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매년 알메랄렌 정치박람회에서 스톡홀름 포럼을 개최해 선진정치의 조건에 대해 함께 고민하고 그 결과를 널리 설파해 왔다. 한국외대 스웨덴어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받은 후 스웨덴으로 건너가 예테보리대에서 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고 런던정경대에서 박사후과정을 거쳤다. 이후 스웨덴 쇠데르턴대에서 18년간 정치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버클리대 사회조사연구소 객원연구원, 하와이 동서연구소 초빙연구원, 남아공 스텔렌보쉬대와 에스토니아 타르투대, 폴란드 아담미키에비취대에서 객원교수로 일했다. 현재 스웨덴 린네대학 정치학 교수로 강의와 연구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저서로 '우리가 만나야 할 미래' '좋은 국가는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민주주의의가 왜 좋을까' '알메달렌, 축제의 정치를 만나다' '스웨덴 패러독스' 등이 있다.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운전대도 없네"…청계천 자율주행버스로 달린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버스가 스스로 달리는 것도 신기한데, 창밖으로 야경까지 볼 수 있네요."(서울시민 박모(53)씨) 지난 22일 저녁 청계광장 '청계 A01' 정류장. 은색 자율주행버스가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다. 정류장에 줄을 서 있던 시민들이 기대에 찬 얼굴로 하나둘씩 버스에 올라탔다. 운행 시작까지 20분가량 남은 시점에 이미 정원 8석이 모두 찼다. 길을 지나다니던 사람들은 신기한 눈빛으로 버스 사진을 찍었다. 버스 내부에는 운전석이 있어야 할 앞자리가 텅 비어 있었다. 운전대와 브레이크도 없었다. 그러나 버스는 일반 차량과 다름없이 도로 위를 달렸다. 옆차선에서 갑작스레 차가 끼어드는 상황에서도 사람이 운전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속도를 줄였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22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 정류장에 '청계 A01'이 정차돼 있다. 2026.10.22 blue99@newspim.com 서울시는 이날부터 청계천 자율주행버스 '청계 A01'의 야간 운행에 돌입했다. 청계 A01은 '청계광장~청계3가(세운상가)~청계5가(광장시장)' 4.8km를 왕복으로 오간다. 지난해 9월 운행을 시작했다. 기존에는 평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4시 50분까지 운영됐다. 앞으로는 주간 운행을 중단하고 첫차가 오후 7시, 막차가 밤 11시에 청계광장에서 출발한다. 해당 노선에는 차량 2대가 투입돼 순환 운행한다. 양방향 총 11개의 정류소에 정차한다. 청계광장 기준 30분 간격으로 하루 9회 운영한다. 운영은 오토노머스에이투지가 맡는다. 네이버지도와 카카오맵 등에서 '청계 A01'을 검색하면 정류소 위치와 실시간 운행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레벨4 수준의 자율주행버스를 야간 시간대에 정기 운행하는 것은 국내 최초다. 서울시는 청계천이 광화문·종로·을지로 일대의 관광명소와 상권이 이어지는 곳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퇴근 이후에도 산책, 식사, 관광 등을 즐기려는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이 많아 심야 교통 확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청계 A01 노선 인근에는 광화문광장, 보신각 등 명소와 종각·관철동의 음식점 거리, 을지로 상권, 광장시장 등이 위치한다. 서울시는 이번 야간 운행이 청계천을 중심으로 형성된 관광명소와 상권을 하나의 교통축으로 연결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조수민 기자 = '청계 A01' 내부 좌석. 2026.10.22 blue99@newspim.com 이날 현장에서는 야간 시간대 운영을 환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청계광장에서 버스에 올라 광장시장에서 하차한 김모(29)씨는 "직장인들은 밤에 버스를 운영해야 탈 수 있기 때문에 야간 운영 방식이 반갑다"며 "목적지까지 갈 수 있으면서도 자율주행버스를 체험해볼 수 있어서 좋다. 향후에도 또 탈 의향이 있다"고 말했다. 외국인 관광객들도 자율주행버스로 서울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점에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집트에서 여행을 왔다는 30대 마리얌씨는 "지나가다가 우연히 자율주행버스가 운행 준비 중인 것을 보고 궁금해서 타봤는데 색다른 경험이라 좋다"며 "서울의 밤거리를 구경하면서 새로운 기술까지 경험할 수 있어 인상적이었다"고 했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8일부터 31일까지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했다. 해당 기간 452명이 버스에 탑승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청계천 일대는 밤 시간대 유동인구가 많아 자율주행버스 야간 운행 수요가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며 "실제 서울시민과 내국인·외국인 관광객 등 다양한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청계 A01은 자율주행하다가 돌발상황이 발생하면 안전관리자가 조이스틱으로 수동운전한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운행 시간대를 주간에서 야간으로 전환한 만큼 안전성 확보에 더욱 주력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지난 8월 야간 시간대 시범운행을 실시하면서 외부 전문가와 함께 안전성을 미리 검증했다"고 강조했다. 서울시는 자율주행버스의 정규 대중교통수단 정착을 위해 단계적인 유료화를 추진한다. 서울 순환버스 요금(1400원) 수준을 고려 중이다. 우선 야간운행 초기에는 시민들이 부담 없이 체험할 수 있도록 무료로 운영한다. 요금은 부과되지 않지만 탑승 시 교통카드를 태그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는 밤을 체류와 소비의 시간으로 만드는 '야간경제 활성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며 "이번 청계 A01 야간 운행이 시민들의 야간 이동 편의를 높이고 지역 상권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blue99@newspim.com 2026-10-23 09:16
사진
재정난 佛 시위가 한국에 던지는 경고는? [세종=뉴스핌] 김범주 기자 = 프랑스 주요 도시들이 대규모 시위에 이어 폭력사태로 혼란에 빠졌다. 열악한 교육 환경에 반발한 고등학생들의 시위에 생활비 상승과 공공서비스 축소, 불평등에 불만을 품은 노동자들이 가세하면서 사회적 혼란이 확산하고 있다. 여기에 정부의 긴축 기조에 대한 반발까지 겹쳤다. 그 배경에는 누적된 재정적자가 자리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가 2027년 예산안에 약 540억 유로 규모의 지출 절감 방안을 담겠다고 밝힌 것이 '저항의 방아쇠'를 당겼다. 그러나 이 같은 조치가 없다면 내년 재정적자가 국내총생산(GDP)의 6.5% 안팎까지 불어날 것이라는 게 프랑스 정부의 추산이다. 한국 경제는 이와 전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월간 수출액은 사상 처음 1200억달러를 넘어섰고, 세수는 정부 예상보다 63조원 넘게 더 걷힐 전망이다. 하지만 연초 한국은행 분석에 따르면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부문을 제외한 성장률은 1%대에 그쳤다. 특정 산업의 호황에 기댄 세수 증가를 바탕으로 재정지출을 늘리는 것이 지속 가능한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생활비와 유가 상승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지는 가운데, 복면을 쓴 한 시위자가 불타는 자전거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실적 따라 출렁이는 법인세…의무지출은 계속 불어나 22일 관세청에 따르면 9월 수출 확정치는 1211억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83.7% 늘었다. 월간 기준 사상 최대 기록이다. 이 가운데 반도체 수출이 605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을 차지했다. 반도체 호황에 나라 곳간도 두둑해졌다. 올해 국세수입은 추가경정예산 대비 63조2000억원 더 걷힐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세입 전망은 더 낙관적이다. 2027년 국세수입 예산안은 584조4000억원으로 올해 본예산보다 194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법인세는 216조7000억원으로 올해 추경 기준보다 115조4000억원 많다. 문제는 법인세가 경기와 기업 실적에 민감한 세목이라는 점이다. 실제 법인세 수입은 2022년 103조6000억원에서 2023년 80조4000억원, 2024년 62조5000억원으로 2년 만에 41조1000억원 줄었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업 실적 악화와 세제 변화 등이 맞물리며 대규모 세수 결손으로 이어졌다. 반도체 밖으로 눈을 돌리면 성장 동력도 뚜렷하지 않다. 한국은행이 올해 초 제시한 IT 부문 제외 성장률은 1.4%에 그쳤다. 반도체 기업들이 수출 기록을 갈아치우는 동안 청년 취업자는 47개월째 감소했다. 수출과 세수는 호황인데 일자리와 내수는 좀처럼 살아나지 않는 양극화가 이어지고 있다. 세수는 경기 흐름에 따라 급변할 수 있지만, 한번 늘린 지출은 다시 줄이기 어렵다. 호황기에 늘어난 세입을 토대로 장기간 이어가야 하는 사업을 확대하면, 경기 하강기에 재정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장기 전망도 밝지 않다. 국회예산정책처의 '2025~2072년 장기재정전망'에 따르면 GDP 대비 의무지출 비율은 2025년 13.9%에서 2072년 21.6%로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의무지출에는 연금과 복지급여, 지방이전재원, 이자지출 등이 포함된다. 전체 정부 지출에서 의무지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같은 기간 54.4%에서 64.3%로 높아질 전망이다. 정부가 쓰는 돈 100원 가운데 64원 이상을 법률과 기존 제도에 따라 지출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정부가 지난해 9월 발표한 장기재정전망에서도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2035년 71.5%에서 2055년 126.3%까지 오를 것으로 추계됐다. 현행 제도와 일정한 경제·인구 가정을 전제로 한 전망치지만, 장기적으로 국가채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보여준다. 다만 한국과 프랑스의 국가채무비율은 통계 범위가 다르다. 한국의 장기전망은 국가채무(D1)를, 프랑스는 일반정부부채(D2)에 해당하는 범위를 쓴다. 숫자만 단순 비교해 한국의 재정 상황이 프랑스보다 나빠질 것이라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지난 17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시위 현장. [사진=로이터 뉴스핌] ◆ 위기 때 늘린 지출, 끝내 되돌리지 못한 프랑스 재정 측면에서 프랑스 위기를 들여다보면, 경기침체기에 늘린 지출을 이후 충분히 줄이지 못한 구조적 문제가 드러난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26년 프랑스 경제보고서'에 따르면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프랑스와 유로존은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을 비슷한 폭으로 늘렸다. 하지만 2019년까지 유로존이 증가분의 약 4분의 3을 되돌린 반면, 프랑스는 절반가량을 줄이는 데 그쳤다. 그 결과 2019년 프랑스의 GDP 대비 기초재정지출은 금융위기 이전보다 2.1%포인트(p) 높은 수준에 머물렀다. 여기에 고령화에 따른 사회보장 지출 증가와 코로나19·에너지 위기 대응 과정에서 불어난 재정 부담이 더해졌다. 올해 2분기 말 프랑스 정부부채는 3조5955억유로로 GDP의 119%에 달했다. 전 분기보다 1.5%p 높아진 수치다. 지출을 줄여야 할 필요성은 커졌지만 교육·복지·생활비 지원 등 공공서비스 확대 요구도 계속되고 있다. 긴축을 둘러싼 갈등이 쉽게 풀리기 어려운 배경이다. 장영욱 대외경제정책연구원 북미·유럽팀장은 "프랑스 사태는 공공서비스에 대한 불만, 생활비 부담, 사회적 불평등 등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며 "다만 장기간 누적된 재정적자가 정부의 대응 여력을 제약하고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열린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삼성전자 부스를 찾은 관람객들이 차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4E(7세대)를 관람하고 있다.[사진=뉴스핌DB] ◆ 반도체가 벌어준 '골든타임' 고령화는 한국에 더 큰 부담이 될 전망이다. OECD에 따르면 생산가능인구(20~64세) 100명당 65세 이상 인구는 2024년 한국이 29.3명으로 프랑스(40.2명)보다 적었다. 그러나 2054년에는 한국 84.5명, 프랑스 53.4명으로 역전된다. 국제통화기금(IMF)도 2025~2030년 한국의 GDP 대비 연금 지출이 0.7%p 늘어 프랑스(0.1%p)의 7배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고령화로 재정 여력이 빠르게 소진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한국과 프랑스의 재정 여건과 사회·정치적 환경이 다르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한번 늘린 지출의 지속 가능성과 향후 구조조정에 따르는 사회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경고한다. 김학수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한번 늘린 지출을 앞으로 들어올 세수로 감당할 수 있느냐가 논의의 핵심"이라며 "정부가 구상 중인 미래대응기금이 대안이 될 수 있지만, 일반회계에서 100조원 적자가 나는 상황에서 그만큼을 기금에 넣는 게 바람직한지는 정부의 설명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자는 "장기적인 재정위기로 가는 길을 택했다기보다는 새로 생긴 세원을 두고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며 "되돌릴 수 없는 지출에 세수를 모두 쓰는 것보다는 낫다"고 말했다. 한 정부 관계자는 "반도체가 한국 경제에 시간을 벌어주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간을 미래에 쓸 돈을 마련하는 데 쓸지, 미래에도 계속 돈을 써야 하는 구조를 만드는 데 쓸지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wideopen@newspim.com 2026-10-23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