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배노조, 대통령실에 폭염 대책 마련 촉구 제안
배달노조 라이더유니온도 폭염 대책 마련 전국 동시 기자회견
[서울=뉴스핌] 정승원 기자 = 오는 17일부터 폭염 시 2시간 마다 20분 휴식 의무화를 규정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이에 적용 예외인 배달·택배 노동자들이 제도 개선을 위한 정부 개입을 촉구하고 나섰다.
16일 노동계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17일부터 체감온도가 33도 넘을 시 사업주가 노동자에게 2시간 마다 20분 이상의 휴식을 부여하는 내용의 산업안전보건기준 규칙 개정안을 시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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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부터 폭염 시 휴식 의무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 택배·배달 노동자들이 정부에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배달 노동자들이 배달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 뉴스핌 DB] |
고용노동부는 35도 이상 폭염작업 시 ▲매시간 15분씩 휴식공간에서 휴식 제공 ▲무더위 시간대(14~17시)에는 불가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옥외작업 중지 ▲업무담당자를 지정해 근로자의 건강상태 확인 등을, 38도 이상 작업 시에는 ▲무더위 시간대(14~17시)에는 재난 및 안전관리 등에 필요한 긴급조치 작업 외 옥외작업 중지 ▲열사병 등 온열질환 민감군에 대하여 옥외작업 제한 등을 추가로 권고했다.
하지만 이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되지 않는 택배와 배달 등 특수고용 노동자들에게 이번 개정안은 적용되지 않는다.
이에 정부는 이들에 대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배달 플랫폼과 택배사가 얼음물 제공이나 주기적인 휴식 제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택배·배달 노동자들은 이번 개정안의 확대 적용은 물론 당장 이번 장마 이후 다시 시작될 폭염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는 16일 낮부터 19일까지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 많은 비가 내리고 20일 이후 북태평양 고기압이 우리나라 상공을 덮으면서 다시 폭염이 시작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선범 전국택배노동조합 정책국장은 "대표적인 야외 작업자인 택배 배달이 폭염 관련한 안전 규정 적용을 받지 못한다는 것이 제도 개선의 취지와 맞지 않다"며 "하루 빨리 택배 노동자들도 관련된 내용의 적용을 받을 수 있도록 제도 정비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택배 노동자 과로사 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에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대책위는 ▲지연배송에 따른 불이익 조치 금지 ▲폭염 시기 택배 터미널과 물류 센터에서 긴급 냉방 대책이 실시되도록 조치 ▲폭염 시기 택배 배송 노동자들의 분류작업 수행 금지 ▲폭염 시 집하와 배송 외의 업무 금지 등을 요구했다.
한 정책국장은 "당장 이번 주말이면 다시 폭염이 시작되는데 안전에 위험한 상황이 될 수 있어 걱정"이라며 "택배사들을 상대로도 폭염 시에는 지연 배송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CJ대한통운은 지난 11일 택배기사와 물류센터 작업자들의 건강과 안전 보호를 위한 자율적 작업 중지권과 휴식권을 보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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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7일부터 폭염 시 휴식 의무화 내용을 담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개정안이 시행되는 가운데 개정안의 적용을 받지 않는 택배·배달 노동자들이 정부에 폭염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진은 폭염 속 물류센터의 모습. [사진= 뉴스핌 DB] |
배달노동자들도 플랫폼 기업의 폭염 프로모션을 비판하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앞서 배달의민족은 일부 라이더들에게 지난 10일부터 14일까지 4일 동안 총 260건의 배달을 수행하면 30만원을 추가 지급하겠다는 프로모션을 실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배달노조인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라이더유니온은 성명서를 내고 "온열질환과 사고 위험에 대응하는 실질적 안전 대책을 플랫폼이 마련해야 한다"며 "자체 쉼터 운영, 냉방 장비 지급, 유급 휴식 시간 보장 등 현실적인 보호조치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라이더유니온은 16일에도 서울, 대전, 부산, 창원 등 지방고용노동청에서 기자회견을 개최하고 정부에 배달라이더 안전협의체 구성과 산업안전보건법 전면 적용을 요구했다.
라이더유니온은 "폭염 시 배달 노동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지적돼왔지만 변한 것이 없다"며 "플랫폼이 개선 의지가 없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해 나서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origi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