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서울문화재단은 광복 80주년을 맞아 시민이 일상에서 독립의 역사와 광복의 의미를 예술로 느끼고 체험할 수 있도록 오는 15일부터 8월 17일까지 서울시내 곳곳에서 문화예술 행사를 운영한다.
이번 행사는 문화예술을 통해 독립의 역사를 기억하고, 광복의 의미를 예술로 재발견 할 수 있도록 과거-현재-미래를 연결해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했다. "독립, 너의 미래를 위해서였다"라는 '제시의 일기' 속 글귀에서 출발한 이번 행사의 주제는 과거의 역사적 기억을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연결하고, 미래 세대에 그 가치를 예술로 전달하기 위해 기획됐다. 노들섬과 대학로극장 쿼드, 5개 권역별 문화예술교육센터 등에서 전시·공연·체험으로 구성된 예술 프로그램이 한 달여 간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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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광복 80주년 노들섬 태극기 랩핑전시 예시. [사진=서울문화재단] |
노들섬 가득 펄럭이는 태극기 (8.9.-8.17.)노들섬 복합문화공간에서는 태극기를 소재로 광복의 가치와 미래에 대한 메시지를 서사적으로 담아낸 전시와 프로그램이 열린다. 전시는 노들섬 라이브하우스 건물 외벽(38.4m*8.7m)을 '서울 진관사 태극기'로 꾸미는 래핑 전시로 시작한다. 1919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태극기는 일장기 위에 태극과 4괘의 형상을 먹으로 덧칠해 항일의 의지와 애국심을 극대화한 역사적 상징물이다. 이 전시는 "당신에게 광복은 어떤 의미입니까?"라는 질문을 던지며 시민들을 먼저 맞이한다.
노들섬 2층 야외 노들스퀘어에는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태극기인 '데니 태극기' 등 과거에서 현대까지 시대별로 변화해 온 16개의 대형 태극기가 연대순으로 전시되어 우리가 잘 알지 못했던 태극기를 통해 역사를 새롭게 깨닫게 한다. 또한 노들섬 잔디마당에는 노들섬 곳곳에 설치된 1천개의 태극기 바람개비로부터 불어오는 '바람'과 이에 실린 시민들의 '바람'을 미래적 이미지로 형상화한 초대형 태극기 설치미술 작품(40m*26.6m)이 큰 울림을 선사한다.
아울러 노들섬 1층 실내공간에서는 태극기와 함께 한 우리나라 근현대사 속의 여러 순간들을 되새겨 보는 사진 전시와 여성 독립운동가 80인의 초상화를 통해 독립운동가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느낄 수 있는 전시가 8월 17일까지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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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문화재단 광복 80주년 기념 태극기 설치미술(노들섬) 예시.[사진=서울문화재단] |
또한 오는 8월 9일 오후 7시 30분 노들섬 잔디마당에서는 '광복 80주년 특별기획' 기념행사가 열려, '광복주간(8.9.~17.) 선포'와 함께 광복을 재현하는 점등식이 열린다. 이 행사는 '독립'의 가치를 예술로 되새기는 한 편의 대서사시로, 시민의 마음을 깊이 울릴 무대가 될 예정이다. '큰별쌤'으로 잘 알려진 역사 강사 최태성의 진행 아래, 서울시소년소녀합창단의 노래, 뮤지컬 배우 박영수의 윤동주 시 독백, 서울시 명예시장 고두심 배우의 안중근 의사 모친 조마리아 여사 편지 낭독, 뮤지컬 '영웅' 갈라 공연, 초대형 태극기 점등 퍼포먼스까지 광복의 의미를 다채롭고도 깊이 있게 풀어낸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100년간 지켜온 한글, 서울-중앙아시아 교류 광복80주년 기념 특별공연 '열차 37호'(8.14.~8.15.) 대학로극장 쿼드에서는 서울과 중앙아시아의 예술인들이 공동 창작한 한국어 뮤지컬 '열차 37호'가 공연된다. 본 공연은 1937년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된 고려인들이 중앙아시아에 극장을 세우고 해방을 염원하며 살아 온 지난 세월에 존경의 의미를 표하고, 100년 전 서울과 중앙아시아를 연결한 독립을 향한 의지와 염원을 표현한 작품이다. "과거의 100년이 미래의 100년을 이어간다"라는 슬로건 아래 국내서 처음 선보여 그 의미를 더하는 이번 공연은 대사 없이 전 곡이 노래로 구성된 '송스루(Sung-through)' 뮤지컬로 진행된다.
이 작품은 한글 문화권 최초의 극장이자 93년의 디아스포라 역사를 간직한 카자흐스탄 '국립 아카데미 고려극장'의 배우들과 국내 창작진이 협업한 결과물로, 한민족 디아스포라의 기억을 예술로 되살리는 무대가 될 것이 예상된다. 이번 서울 공연을 마치면, 이후 카자흐스탄 알마티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서도 순회공연이 예정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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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극장 쿼드 광복80주년 특별공연 열차37호 티저포스터.[사진=서울문화재단] |
◆태극기 만들며 돌아보는 광복절의 의미 '나의 태극기, 우리의'(7.15.-8.16.)
어린이와 가족, 시민 누구나 함께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있다. 서울시 5개 권역별 문화예술교육센터(양천·용산·강북·서초·은평)에서는 오는 15일부터 8월 16일까지 상설 체험 프로그램 '나의 태극기, 우리의'를 운영한다. 이 프로그램은 시민이 이야기의 주체로 참여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태극기의 역사와 의미를 예술을 통해 되새기도록 기획됐다.
그림작가 '마키토이'와 협업해 특별히 제작한 DIY 키트를 활용한다. 작가는 태극기의 상징 요소인 건, 곤, 감, 리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예술작품으로서의 태극기를 새롭게 제시했다. 각자의 시선으로 태극기를 만들어보고 그 과정에서 태극기의 변천사와 광복절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볼 수 있다. 체험은 별도의 사전 신청 없이 각 센터를 방문해 현장에서 참여하는 방식으로 약 1만 명의 시민이 참여할 수 있게 준비한다.
송형종 서울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광복 80주년 문화예술행사는 과거의 광복을 기념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오늘의 감각으로 다시 기억하고, 미래 세대와 함께 그 의미를 나누는 계기를 만들고자 했다"며, "예술이 징검다리가 되어, 시민의 마음과 광복의 뜻이 내일로 이어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jyy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