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이란, 우리와 대화 원해...필요하다면 내가 직접"
[서울=뉴스핌] 최원진 기자= 이란이 미국의 자국 핵시설에 대한 타격에 대해 추가 보복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우라늄 농축은 계속 이어갈 방침이다.
마지드 타흐트라반치 이란 외무부 차관은 3일(현지시간) NBC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6월 21일 미군의 공격으로 자국 핵 프로그램에 "심각한 피해가 발생했다"며 "노골적인 침략 행위"라고 규탄했다. 그러나 추가 보복 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더 이상의 공격을 가하지 않는 한, 우리도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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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트리아 빈에 위치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본사 앞에서 펄럭이는 이란 국기 [사진=로이터 뉴스핌] |
향후 핵협상 재개 여부와 관련해서는 "우리는 외교와 대화를 원한다"면서도 "미국이 협상 중 군사행동을 쓰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줘야 한다"는 조건을 거듭 강조했다.
이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이오와 유세를 가기 위해 앤드루스 합동기지를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이란이 미국과 대화를 원하고 있다며 "필요하다면" 자신이 이란 대표들과 만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우리는 이란을 해치려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들이 다시 하나의 국가로 설 수 있도록 돕고자 하는 것"이라며 "난 이란이 만나고 싶어 하는 것을 알고 있으며 필요하다면 내가 하겠지만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특사)가 깊이 개입하고 있고 그는 환상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또 "우라늄 농축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며 "군사화를 추구하지 않지만, 우리 영토 내에서 농축을 할 권리는 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핵무기를 개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면서, 핵확산금지조약(NPT) 체결국으로서 원자력 발전을 위한 우라늄 농축 권리를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안전상의 이유로 앞으로 IAEA(국제원자력기구)와의 협조는 최고국가안보회의를 거쳐 이뤄질 것"이라며, "이란은 NPT와 이에 따른 안전조치협정을 계속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IAEA와의 협력 의지는 유지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앞서 이란 정부는 전날 IAEA와의 협력을 잠정 중단하는 법률을 공포했다. 지난달 25일 이란 의회가 통과시킨 이 법은, 이란 내 핵시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군사공격으로부터 안전하다고 판단될 때까지 IAEA 사찰단의 입국을 허용하지 않는 내용을 담고 있다. '안전 보장' 여부는 이란원자력청(AEOI)의 보고를 받은 최고국가안보회의가 판단하도록 규정됐다.
한편 이란이 보유 중인 고농축 우라늄 880파운드(약 399kg)가 미군 공격 전에 다른 장소로 옮겨졌을 가능성을 제기한 라파엘 그로시 IAEA 사무총장의 발언에 대해, 타흐트라반치 차관은 "어디 있는지 알지 못하며, 거기까지만 답하겠다"고 말을 아꼈다.
wonjc6@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