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시각각 바뀌는 날씨에 두번의 도전 끝에 성공

[서울=뉴스핌] 최지환 기자 = "동해 물과 백두산이…." 애국가 1절부터 등장하는 백두산은 민족의 영산이라 불린다. 특히 작년 중국 측 지역이 '창바이산(长白山·장백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에 지정된 것에 이어 올해 북한 지역이 '백두산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으로 지정되며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백두산의 모습을 담기 위해 3박 4일 일정으로 중국을 찾았다.
"100명 중 2명만 볼 수 있어서 백두산이라는 말이 있어요"라는 조선족 가이드의 말처럼 백두산은 모습을 쉽게 드러내지 않는다. 백두산 북파 지역에 오르기 전날 천지에 눈보라가 치고 있다는 가이드의 말에 걱정하며 잠에 들었다.

이른 새벽부터 셔틀버스를 계속 갈아타며 백두산 천문봉에 올랐다. 셔틀버스에서 내리자마자 강한 비바람이 불어 닥친다. 실낱같은 희망을 품고 짧은 등산로로 향했다. 하지만 짙은 안개로 천지는 모습을 감췄다.
6월이었지만 이날 천지의 기온은 5℃ 정도에 불과했다. 한반도에서 가장 추운 땅임을 증명하듯 군데군데 두터운 눈이 쌓여 있었다. 중국인 관광객들은 창바이산(长白山)이라 적힌 두터운 패딩을 입고 올랐지만, 방한용품을 갖추지 못한 관광객들은 추위를 버티지 못하고 대피소로 향했다.


셋째 날, 백두산 서파 코스로 향했다. 이 코스는 1,422개의 계단을 올라야 천지를 만날 수 있다. 등산은 길지 않지만 높은 고도에 숨이 금방 가빠온다. 몸이 불편한 관광객을 위한 가마도 수시로 오간다.

잔걸음으로 정상에 오르자 장엄한 천지가 눈앞에 펼쳐진다. 구름 한 점 없는 파란 하늘 아래 얼어붙은 천지가 은빛으로 빛나고 있었다. 장엄한 풍경에 모두 사진을 찍기에 여념이 없었다.

'중국'과 '조선'이라 적힌 경계비가 이곳이 국경임을 알린다. 반대편 동파에서는 북한 사람의 모습도 찾을 수 있었다. 북파와 달리 국경과 맞닿은 서파는 중국 공안이 관광객의 행동을 감시하고 있다. 한 걸음만 내디디면 북한 땅이라는 사실이 오묘하게 다가온다.

장엄한 천지를 만날 수 있어서 행운이라 생각하며 귀로에 올랐다. 비행기를 타고 인천으로 돌아오는 길, 우연히 창밖을 보고 입을 다물 수 없었다. 백두산과 북한 양강도의 모습이 펼쳐져 있는 것이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어 다음에는 북한 지역인 동파에서도 백두산에 오를 수 있기를 소망한다.
2025.06.15 choipix16@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