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륙 취소' 지시받았으나 정지 못 해 비상탈출
레드플래그 훈련 이달 12∼27일까지… 훈련 계속키로
공군, 사고로 중단했던 KF-16 비행도 13일부터 재개
[서울=뉴스핌] 오동룡 군사방산전문기자 = 미국 알래스카에서 훈련 중 발생한 공군 KF-16 전투기 파손 사고의 핵심 원인은 조종사의 착오 때문이라고 공군이 12일 밝혔다. 공군은 이날 '레드플래그 훈련 참가 전투기 사고 경위' 발표를 통해 "현재까지 조사된 바에 따르면 3기로 이뤄진 KF-16 편조는 훈련 당시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라고 밝혔다. 유도로는 주기장에 있는 항공기가 이륙을 위해 활주로로 이동할 때 이용하는 도로다.
공군에 따르면 레드플래그 알래스카 훈련에 참여 중인 우리 공군 KF-16 전투기 3대는 전날 오전 9시 2분께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현지 아일슨 기지에서 이륙할 계획이었다. 그런데 KF-16 전투기 3대 모두 활주로가 아닌 유도로로 잘못 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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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국시간으로 5일 새벽 2시 공군 충주기지에서 이륙한 KF-16이 약 9시간의 비행을 마치고 미국 현지시간으로 4일 18시 알래스카주 아일슨 기지에 착륙하고 있다. [사진=공군] 2025.06.05 photo@newspim.com |
현지 미국 공군 관제탑은 1번기(단좌)가 유도로에서 이륙하는 것을 보고, 2번기(복좌)에 이륙 취소를 지시했다. 그러나 활주 중이던 2번기 조종사는 정지거리가 부족하다는 판단하에 항공기를 제대로 정지시키지 못한 채 비상탈출할 수밖에 없었다고 공군은 전했다. 2번기는 유도로 끝단을 지나쳐 풀밭 지역에 멈춰 섰고, 이 과정에서 항공기에 화재가 발생해 파손됐다
미 태평양 공군사령부 주관 다국적 연합 공중전투훈련 '레드 플래그 알래스카'에 참가 중인 KF-16 전투기 3대는 11일 오전 9시 2분쯤(한국시간) 공중전술 훈련을 위해 미 아일슨 기지를 이륙하려 했으나, 훈련 도중 2번기 조종사 2명이 비상탈출 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 사고조사팀과 긴급정비팀 20여명은 다목적 공중급유 수송기 KC-330편으로 이날 오전 현지에 도착했다. 이들은 미 공군 조사팀과 조종사·관제사 진술 및 사고기 상태 등을 확인해 사고 경위를 세부적으로 조사 중이다.
올해 들어 공군 조종사 실수로 발생한 사고는 이번이 벌써 3번째여서 기강이 해이해졌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지난 3월 6일 공군 KF-16 전투기 2대가 경기도 포천에서 시행된 한미연합훈련 중 민가에 MK-82 공대지 폭탄 8발을 투하하는 초유의 '민가 오폭' 사고를 냈다. 지난 4월 18일엔 공군 KA-1 공중통제공격기가 비행훈련 중 기관총과 연료탱크 등 무장을 지상으로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공군은 "연이은 사고로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드려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라며 "통렬한 반성과 실효성 있는 후속 조치를 통해 유사 사고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하겠다"라고 밝혔다. 공군은 "사고 원인이 항공기의 기계적 결함이 아닌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공군은 레드플래그 훈련에 계속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레드플래그 알래스카는 이달 12∼27일로 훈련 일정이 잡혀 있고 올해 한국, 미국, 일본, 벨기에 등이 참가했다. 또 공군은 이번 사고로 중단했던 KF-16 계열 전투기 비행도 오는 13일부터 재개하기로 했다.
goms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