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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25시] 尹정부 장차관들의 고민은 '인생 2막'

기사입력 : 2025년06월12일 14:31

최종수정 : 2025년06월12일 14:31

李 대통령-尹 국무위원 '불편한 동거'…미묘 분위기 감지
3개 부처만 인사 단행…국무위원들 '인생 2막' 준비 시작
학교·연구기관 복귀 준비…가족과 시간 보내는 '쉼' 선택도

[세종=뉴스핌] 이정아 김기랑 기자 = 최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비상경제점검 태스크포스(TF)와 국무회의에서 미묘한 긴장과 불편한 기류가 감돌았다고 합니다. 이 대통령과 윤석열 정부 출신 국무위원들 간 불편한 동거가 장기간 이어지고 있기 때문인데요.

당장은 새 정부의 인선이 부분적으로만 이뤄진 탓에 양측 인사들이 함께 업무를 이어가고 있지만, 서로 다른 정치적 배경과 정책 기조 차이로 인해 협력에 어려움이 있다는 게 내부 분위기입니다. 이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벽'의 존재감을 조용하고도 확실하게 체감하고 있다는데요.

윤 정부에서 임명된 장차관급 인사들은 회의 중 세세한 정책 점검과 업무 지시에 부담을 느끼는 모습이 역력하다고 합니다. 특히 추가 자료 요청 등이 이어질 때면 괜히 눈에 띄지 않으려는 듯 말을 아끼는 모습이 포착된다고 하는데요. 일부는 "내가 있을 자리가 아닌 것 같다"고 하소연하기도 합니다.

[서울=뉴스핌] 이재명 대통령이 9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청사에서 제2차 비상경제점검 TF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2025.06.09 photo@newspim.com

특히 김범석 전 기획재정부 1차관이 이 대통령으로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과 관련해 큰 칭찬을 받고도 곧바로 인사가 교체된 사실이 국무위원들 사이에서는 큰 화제라고 합니다. 결국 성과와 무관하게 자리는 바뀔 수밖에 없다는 무언의 메시지처럼 느껴졌다는데요. "지금 뭘 해도 달라지는 건 없지 않겠냐"는 씁쓸한 뒷말도 들려옵니다.

이 대통령은 정부 부처 가운데 기재부와 산업통상자원부, 외교부 등 3개 부처에 한해서만 차관 인사를 결정한 상태입니다. 그 외 국무위원들은 주변을 정리하며 후임자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물리적으로는 아직 자리에 남아 있지만, 이미 마음은 정리 단계에 접어든 모습입니다. 회의가 끝나면 자연스럽게 후임자를 예상하거나 인사 관련 동향을 조심스럽게 묻곤 한다는데요.

이처럼 윤 정부에서 임명된 국무위원들은 조만간 다가올 변화에 대비해 '인생 2막'을 하나둘 준비하고 있습니다. 관가를 떠나 학계나 연구기관으로의 복귀를 염두에 두는 이들도 있고, 한동안 휴식을 취하며 가족과 시간을 보내겠다는 계획을 세우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미 다음 행보를 결정한 이들이 적지 않다는 게 정부 관계자들의 전언입니다.

일례로 한 경제부처 차관급 인사는 이미 학교 복귀를 결정했고, 다른 경제부처 차관도 학교 또는 연구기관 자리를 알아보고 있다고 합니다. 또 사회부처 한 차관급 인사는 대학 교수 자리를 찾느라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하는데요.

[이미지=챗GPT]

정권이 교체된 뒤에는 정치적 부담이 적고, 일정한 연구 환경이 보장되는 학계나 공공 연구기관이 자연스러운 '다음 자리'로 여겨지는 게 공직사회의 전통입니다. 특히 실세 라인에서 비켜난 차관급 인사들에게는 대학 복귀가 일종의 '연착륙' 통로로 인식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한 경제부처 차관은 "대학으로 돌아가려 해도 9월 학기에 들어가기엔 시기가 늦고, 연구재단 같은 경우에도 10월부터 신청이 시작된다"며 "지금은 그저 기다리고 있다"고 귀띔했습니다.

일부 인사들은 굳이 다음 자리를 서두르기보다는 '한숨 돌리고 싶다'는 의중을 내비쳤습니다. 수년간 숨가쁘게 달려온 관료 생활의 피로감과 정권 교체기에 따른 심리적 압박이 겹치면서 자연스럽게 '쉼'을 선택하는 분위기입니다.

경제부처 또다른 차관은 "그동안 일만 바라보고 달리느라 가정에 소홀했다"며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 한동안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조심스레 소회를 밝혔습니다.

이처럼 변화하는 국정 환경 속에서 윤 정부 주요 인사들의 인생 2막 준비는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진행되고 있습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빠르게 바뀌는 정책 기조와 조직 문화 속에서, 이들의 행보가 어떤 방식으로 마무리되고 또 어디서 이어질지 관심이 쏠리고 있는데요.

정권 교체기마다 반복되는 이별 풍경이지만, 이번에는 조기 대선으로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한 인사들이 많았던 만큼 유독 감정의 농도가 짙다는 말도 나옵니다. 남은 이들은 침묵하고, 떠나는 이들은 말을 아끼는 요즘입니다. 세종 관가의 시계는 이미 다음 챕터를 향해 움직이고 있습니다.

plum@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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