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오픈 결승 2-1... "나 자신을 믿은 게 우승 비결"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셔틀콕 여제' 안세영이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거둔 대역전승을 다시 연출했다.
안세영은 다소 무거운 발놀림에 범실을 쏟아내며 1게임을 13-21로 쉽게 내줬다. 2게임 전반 양상도 비슷했다. 8점이나 뒤진 9-17에서 반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7연속 득점으로 16-18까지 추격했다. 이후 세계 2위 왕즈이(중국)의 다리는 무거워졌고 안세영은 '언터처블 모드'로 돌변했다. 그리고 81분짜리 역전드라마를 썼다.
세계 1위 안세영은 8일(한국시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서 열린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슈퍼 1000 인도네시아오픈 여자단식 결승에서 왕즈이를 게임 스코어 2-1(13-21, 21-19, 21-15)로 꺾고 정상에 올랐다. 안세영이 이 대회 정상에 오른 건 지난 2021년 이후 4년 만이다. 지난해엔 천위페이(중국·5위)에 1-2로 져 준우승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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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세영. [사진=BWF] |
안세영은 올해 말레이시아오픈과 인도오픈, 오를레앙마스터스에 이어 전영오픈까지 국제대회 여자 단식을 모두 석권했다. 이어진 수디르만컵에서도 개인전 5경기를 모두 2-0으로 승리하며 한국의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하지만 지난달 30일 싱가포르오픈 8강에서 천위페이에 0-2로 완패해 연속 우승 흐름에 제동이 걸렸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 32강에서 부사난 옹밤룽판(태국·12위), 16강에서 김가은(삼성생명·25위), 8강에서 포른파위 초추웡(태국·8위), 4강에서 야마구치 아카네(일본·3위)를 모두 2-0으로 물리치고 결승에 올랐다.
왕즈이는 작심한듯 과감한 공격을 앞세워 1세트를 13-21로 가져갔다. 앞선 4강전 도중 무릎을 다친 안세영은 장기인 철벽 수비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 했다. 상대의 컨디션이 정상이 아님을 간파한 왕즈이가 코트 구석구석을 과감히 공략하며 점수를 추가했다. 2게임 중반까지의 흐름도 비슷했다. 9-17까지 스코어가 벌어지며 패색이 짙었으나 안세영은 연속 득점으로 분위기를 바꿨고 21-19로 게임을 가져왔다.
마지막 3세트는 역전드라마의 피날레를 장식하는 무대였다. 11-9로 앞선 채 인터벌을 맞이한 안세영은 이후 정교해진 샷으로 지친 왕즈이를 코트 구석구석으로 몰고다니며 19-13까지 점수 차를 벌려 승리를 잡았다. 21-15로 경기를 매조진 안세영은 관중들의 박수와 환호를 유도하며 포효했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전(2-1승)과 4월 수디르만컵(세계혼합단체선수권대회) 결승 여자 단식(2-0승)에 이어 인도네시아오픈에서 또 한 번 왕즈이를 제압하며 '절대 1강'의 위용을 뽐냈다.
경기 후 인터뷰에서 안세영은 "많은 분들이 내가 성장할 수 있도록 도와주셨다. 나 자신을 믿은 게 우승의 비결"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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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승재(왼쪽)와 김우너호. [사진=BWF] |
이어 벌어진 남자 복식 결승에서는 세계 6위 서승재와 김원호(이상 삼성생명)가 사바르 구타마-모 이스파하니(인도네시아·8위)를 접전 끝에 게임 스코어 2-1(18-21 21-19 21-12)로 제압하고 금메달을 수확했다.
서승재와 김원호는 말레이시아오픈, 전영오픈 우승에 이어 슈퍼 1000 국제 대회인 인도네시아오픈까지 제패하며 물오른 호흡을 과시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