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당선 직후 평일 관람객 '2배 폭증'
개방 중단 가능성 커져…"아쉬워도 이해"
[서울=뉴스핌] 조승진 기자 = "언제 또 여기 와보겠어예? 다음에는 영영 못 볼 수도 있으니까, 경북 영주에서 새벽부터 차 타고 왔지예"
5일 서울 종로구 청와대에서 관람 중이던 우미영 씨(65세·여)는 이 같이 말했다.
우 씨는 "여고 동창생 3명과 함께 청와대를 구경하고, 이날 다시 내려갈 예정"이라며 "직접 와보니 무척 좋다"며 활짝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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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할 방침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2025.06.05 yym58@newspim.com |
◆ 이재명 대통령 당선 직후, 평일 평균 관람객 '2배 폭증'
이재명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청와대를 관람하려는 관람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청와대는 지난 2022년 5월 윤석열 전 대통령이 임기 시작과 동시에 용산으로 집무실을 옮기면서 전면 개방됐다.
이전에는 현직 대통령이 거주해 관람이 제한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집무를 시작하면 경호·보안상의 이유로 지금과 같은 전면 개방은 종료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이른바 '청와대 막차'를 타려는 관람객들이 몰려 이날 오전 9시 30분 기준, 청와대 정문부터 280m 가량 입장을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다.
시민들은 "마지막 기회일 수도 있으니, 줄이 길어도 기다리자", "막차 타려고 사람들이 다 몰리나보다" 등 대화를 나누며 입장을 기다렸다.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청와대 관람 수요는 지난 4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탄핵 선고 전후로 급증하기 시작했다"며 "원래 5월은 관람객이 많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재단에 따르면 4월 청와대 관람객 수는 26만1974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만6869명)과 비교해 30%가량 늘었다.
지난 5월에는 42만7780명이 다녀갔다. 평일에는 징검다리 휴일이었던 2일을 제외하면 하루 평균 1만1200여 명이 찾았다.
하지만 대선 직후인 이달 3일에는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2만600여 명이 방문해 전월 대비 2배 가까이 늘었다.
이날 현장에 나온 다른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원래 이렇게까지 사람이 많지 않은데 오늘 유독 붐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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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할 방침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2025.06.05 yym58@newspim.com |
◆ 청와대 개방 중단 가능성에 '아쉬움·이해' 교차
현장을 찾았다가 입장하지 못한 시민도 있었다.
경기도 시흥 오이도에서 온 양 모 씨(60세·여)는 "오늘 오전 근무를 끝내자마자 왔는데 이렇게 (청와대를 찾은) 사람이 많을 줄 몰랐다"며 "주말 예약이 다 찼고, 직장 때문에 언제 또 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허탈한 표정을 지었다.
관람객들은 청와대 개방이 중단될지도 모른다는 소식에 아쉬움과 함께 어느 정도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부부 동반으로 온 강 모씨(70세·여·광주 동구 화정동)는 "청와대를 다시 못 볼 수 있다고 하니 많이 섭섭하다"며 "긴 줄을 기다린 보람이 있을 만큼 직접 보니 좋다"고 말했다.
유 모씨(65세·여·경기 김포시)는 "이제 시민들이 더는 보지 못한다고 생각하니 서운하다"며 "앞으로도 개방이 이어졌으면 좋겠다"고 했다.
반면 대통령 집무실이 이전한다면 개방을 종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부모님을 모시고 청와대를 방문했다는 정 모씨(60대·남·서울 금천구)는 "아쉽기는 하다"면서도 "그래도 대통령이 산다면 더 이상 개방을 유지하기는 어렵지 않겠냐"고 말했다.
딸과 함께 온 문 모씨(40대·여·서울 동대문구)는 "집무실 이전 소식에 급하게 찾았다"며 "(청와대를) 못 본다면 섭섭하기는 하지만, 개방 종료 자체는 이해한다"고 했다.
청와대재단 관계자는 "대통령 집무실 복귀와 관련해 관람 종료 등 별도 지침은 없는 상태"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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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양윤모 기자 = 이재명 대통령이 집무실을 청와대로 이전할 방침인 가운데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를 찾은 시민들이 관람을 하고 있다. 2025.06.05 yym58@newspi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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