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증권·금융 가상통화

속보

더보기

"원화 값 못 믿어, 비트코인 투자한다"···코인 시총 100조 넘겨

기사입력 :

최종수정 :

※ 본문 글자 크기 조정

  • 더 작게
  • 작게
  • 보통
  • 크게
  • 더 크게

※ 번역할 언어 선택

한국 국가부채ㆍ재정적자 규모 갈수록 늘어
인구구조 상 한국 재정붕괴는 정해진 미래
부동산은 세금 폭탄…비트코인은 세금 0원
블랙록 사상 최대 매수…비트코인 반등 청신호

[서울=뉴스핌] 한태봉 전문기자 = 우리나라 개인 투자자들의 '원화'에 대한 믿음이 흔들리고 있다.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과 암호화폐 투자가 급격히 늘어나는 이유다. 이런 흐름에 따라 한국인이 보유한 암호화폐 시가총액 합계액도 드디어 100조원을 돌파했다.

이미 한국인들의 미국 주식 사랑은 유명하다. 2024년말 기준 한국인의 미국주식 보유 금액은 무려 163조원(1121억달러) 규모다. 암호화폐 투자액 역시 상당하다. 한국은행의 '2024 지급결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5개 가상자산거래소 암호화폐 시가총액 합계액은 104조1000억원(2024년말)이다.

이는 6개월 전인 2024년 6월말 기준 55조3000억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급증한 수치다. 꾸준한 매수세 유입이 주된 원인이지만 6개월 간 암호화폐 가격이 급등한 영향도 크다.

◆ 인구구조 상 한국 재정붕괴는 정해진 미래

한국인들이 왜 미국주식과 암호화폐를 선호하는 지에 대한 근본적인 원인 분석이다. 첫번째 이유는 국내주식 투자보다 높은 기대 수익률이다. 달러 기반의 미국 주식이나 비트코인 등의 암호화폐 수익률은 국내 주식 수익률을 압도한다.

두번째 이유가 더 중요하다. 한국 '원화'의 붕괴 가능성에 대한 우려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보면 한국의 재정수지 적자 문제를 해결하는 건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 사실을 깨닫는 사람이 점점 더 늘어가고 있다. 이는 인구구조의 노령화와 관련이 깊다. 기적 같이 출산율이 높아지지 않는 한 재정 붕괴는 정해진 미래다.

미래에는 재정정책을 좀 더 엄격하게 운용하는 보수정권이 주도하던 좀 더 완화적으로 운용하는 진보정권이 주도하던 별 상관이 없게 된다. 양쪽 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건 극도로 어렵다. 이미 정책의 문제를 넘어 구조적인 문제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세번째 이유는 부동산 투자에 비해 세금 부담이 덜하기 때문이다. 암호화폐는 2026년말까지 양도차익에 대해 완전 비과세다. 취득세, 양도세, 재산세, 종부세 등 다양한 세금폭탄에 시달리는 부동산에 비해 세금 측면에서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한국인들이 화폐가치 폭락 가능성에 대비해 비트코인을 사들이는 이유다.

2024년에 국가 총수입은 594조5000억원인데 비해 국가 총지출은 638조원이었다. 수입보다 지출이 43조5000억원 초과됐다. 국가 살림이 적자인 셈이다. 그런데 이 수치는 '통합재정수지' 상의 적자다. '관리재정수지' 상의 적자는 2배가 넘는 104조8000억원이다. 둘 중에서 어떤 게 더 합리적인 계산 방법일까?

'통합재정수지'는 '국가 총수입'에서 '국가 총 지출'을 차감한 수지를 말한다. 그렇다면 '관리재정수지'는 뭘까? '관리재정수지'는 '통합재정수지'에서 '사회보장성 기금(국민연금기금, 교직원연금기금 등)'의 수지를 제외한 수지를 말한다. 도대체 사회보장성 기금수지를 왜 제외하는 걸까?

예를 들어 1990년생인 35살 직장인이 올해 납부한 국민연금은 무려 30년뒤인 65살이 돼야 실제지출이 일어난다. 따라서 현재 시점에서 수지를 계산하면 엄청난 흑자로 숫자가 왜곡될 수 있다. 그래서 이런 '사회보장성 기금수지'를 제외하고 계산된 '관리재정수지'가 한국의 실질적인 재정상황을 보여주는 객관적인 수지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한국에서는 관리재정수지를 재정운용 목표로 산출하여 사용하고 있다. 2024년의 통합재정수지와 관리재정 수지를 산식으로 표현해보면 아래와 같다.

한국의 2024년 국가총수입은 594조5000억원이었다. 하지만 관리재정수지는 104조8000억원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일반적인 직장인의 연봉으로 환산한 가계부로 다시 표현해보자.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생활비로 1억1800만원을 썼다는 계산이 나온다. 가계부상 연간 1800만원의 적자를 낸 꼴이다.

◆ 한국 화폐 '원(WON)' 역사는 63년에 불과…유지될까

'코로나19' 위기가 극심했던 2020년의 관리재정수지는 더 심각했다. 2020년의 국가 총수입은 479조원인데 비해 관리재정수지는 112조원 적자를 기록했다. 일반적인 직장인의 연봉으로 환산해보면 1억원의 연봉을 받는 사람이 생활비로 1억2300만원의 생활비를 쓴 꼴이다. 연간 2300만원의 적자다.

하지만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인 전염병으로 지금의 평화로운 상황과는 완전히 다른 비상 시국이었다. '코로나19'가 끝난 2024년에도 관리재정 적자 개선폭이 크지 않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한국에서 만 65세 이상 노인 인구수는 이미 1000만명을 돌파했다. 전체 인구의 20%가 노인인 초고령화 사회로 진입했다. 이는 복지비용의 급증으로 이어진다. 앞으로 더 나빠질 일만 남았다는 뜻이다. '돈 쓸 일(국가 총지출)'은 많은 데 비해 '돈 들어올 일(국가 총수입)'은 적다. 한국의 재정붕괴가 정해진 미래인 이유다.

건강보험료 재정 고갈 문제도 심각하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지속 가능한 초고령 사회 대응 전략 포럼'에서 "현재 한국 건강보험 가입자들이 내는 8%대의 건강보험ㆍ요양보험료가 25년 뒤인 2050년에는 약 21%대로 급증할 수 있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월급이 1000만원이라면 세금 외에 '건강보험ㆍ요양보험료'로만 200만원 이상을 내야 하는 세상이 올 수 있다는 뜻이다.

한국에서 지금 사용되고 있는 '원(WON)' 화폐는 1962년에 도입됐다. 해방 이후 총 3번의 화폐개혁을 거쳐 탄생한 마지막 화폐다. 과거 3번의 화폐개혁이 모두 재정적자와 인플레이션이 심화돼 발생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장기적인 관점에서 걱정되는 상황이다.

◆ 만만치 않은 미국의 재정 적자

미국은 '코로나19'가 극심했던 2021년에 연방정부 총수입은 5873조원(4.05조달러)인데 비해 총 지출은 그 2배에 가까운 무려 9889조원(6.82조달러)를 사용했다. 돈을 거의 무제한으로 풀었다. 이로 인해 2021년에만 재정적자가 -4031조원(2.78조달러)를 넘어섰다.

한국보다 훨씬 더 파격적인 재정지출이다. 미국정부의 재정지출을 일반적인 직장인의 연봉으로 환산해 보면 연봉 1억원을 받는 사람이 1년 동안 생활비로 1억6800만원을 쓴 꼴이다. 만약 매년 생활비를 이렇게 쓴다면 미국의 파산은 시간문제다.

하지만 가장 최근인 2024년에는 재정수지 적자가 2654조원(1.83조달러)으로 2021년보다 큰 폭 줄어든 상태다. 이제 연봉 1억원을 받는 것으로 가정 시 1년 동안의 생활비는 1억3700만원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여전히 적자다. 미국 역시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인들이 달러 대신 비트코인을 사는 이유기도 하다.

심각한 재정적자가 꼭 한국과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터키, 아르헨티나, 브라질, 중국, 일본, 유럽 등 전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재정적자를 통해 경기를 부양한다. 따라서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인플레이션을 피할 수 없다. 전 세계 각 나라의 수많은 사람들이 인플레이션에 대처하기 위해 미덥지 않은 자국 화폐를 '금'으로 바꾸고 있는 이유다.

◆ 블랙록 ETF…다시 비트코인 폭풍 매수 호재

화폐가치 폭락과 인플레이션의 또 다른 대안으로는 '비트코인'이 있다. 올해 비트코인은 트럼프 대통령 취임 기대감으로 1월에 1억6000만원까지 급등했었다. 이후 갑작스럽게 하락해 1억1000만원에서 바닥 형성 후 현재는 1억3500만원까지 반등에 성공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전쟁 이후 미국 S&P500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고점 대비 20% 이상 급락했다. 하지만 이 기간에 금 가격은 급격히 치솟았다. 시차를 두고 비트코인도 반등 중이다.

2024년 1월에 비트코인 현물 ETF 11개가 신규 상장된 후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IBIT(아이 셰어즈 비트코인 신탁) ETF에서는 1년 이상 꾸준히 비트코인을 매수하며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하지만 올해 2월에는 IBIT마저 비트코인을 매도하며 시장에 큰 불안감을 형성하기도 했다.

하지만 4월부터 다시 왕성한 매수세를 보이며 비트코인 안도 랠리를 이끌고 있다. 현재 블랙록의 IBIT ETF의 보유 비트코인 평가금액은 80조8000억원(558억달러)이다. 총 발행가능 비트코인 물량의 2.8%인 58만8000여개를 보유해 사상 최대치다.

보유량 2위인 피델리티의 비트코인 보유 규모는 27조6000억원(190억달러)이다. 전체 비중의 1%인 20만개를 보유 중이다. 반면 지속적으로 차익실현 물량이 출회됐던 GBTC ETF는 비트코인 보유순위 3위로 내려앉았다.

11개 비트코인 현물 ETF의 전체 비트코인 보유 수량은 115만개로 전체 물량 중 5.5%에 달한다. 비트코인 총 발행가능물량이 2100만개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은 규모다. 마구 찍어내는 화폐와 달리 수량을 더 늘릴 수 없다는 게 비트코인의 최대 강점이다.

비트코인 현물 ETF 최초 상장시의 기대보다는 느린 속도지만 결국 현물 ETF들의 비트코인 총 보유 비중이 10% 이상으로 늘어날 거라는 게 전문가들의 일반적인 전망이다. 달러기준 현재 9만5000달러 수준인 비트코인 가격이 다시 10만달러를 돌파할 거라는 낙관적인 전망이 제기되는 이유다.

또 미국이라는 세계 1등 국가마저도 국가 단위에서 비트코인을 전략자산으로 비축한다는 점도 엄청난 변화다. 과거 투기성 상품으로 배척당해 왔던 비트코인의 지위가 크게 상승했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미국과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투자자들이 비트코인을 화폐가치 하락의 대안으로 일정 부분 편입하는 중이다. 한국의 재정적자가 앞으로 수십 년간 계속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면 투자자들은 어떤 선택을 해야 할까? 한국인의 암호화폐 보유규모가 벌써 100조원을 넘은 이유가 의미심장해 보인다.

longinus@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북한'인가 '조선'인가 호칭 논쟁 [서울=뉴스핌] 김현구 기자 = 최슬아 숭실대 교수는 29일 "북한이라는 호명이 상대방을 한반도의 일부처럼 위치시킨다면 조선이라는 호명은 하나의 독립된 행위자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작동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최 교수는 "북한을 인정해야 된다는 주장은 어떤 온정적인 제안이 아니라 상대를 인정함으로써 불안을 낮추고 관계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굉장히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정치학회(회장 윤종빈)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평화 공존을 위한 이름 부르기:북한인가 조선인가' 주제로 특별학술회의를 열었다. 통일부는 관련 논의를 공론화한다는 취지에서 이번 학술회의를 후원했다. 사회를 맡은 권만학 경희대 명예교수는 "호칭은 기본적으로 식별 기능을 갖지만 정치적 호칭이 되는 순간 이데올로기를 담게 된다"고 말했다. 권 교수는 "북한은 '대한민국'을 공식 명칭으로 부르며 남쪽을 외국으로 재정의했다"면서 "하지만 우리는 여전히 '북한' '북측'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며 토론 필요성을 강조했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 들어서며 도어스태핑을 갖고 최근 북한 '핵시설' 발언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핌DB] ◆ 김성경 "호칭은 분단 산물…'조선' 관계 전환 출발점" 김성경 서강대 교수는 "북한이라는 호명은 비공식적·약칭적 표현이지만 분단 80년 동안 누적된 정치적 의미를 가진 것"이라면서 "북한을 계속 북한이라고 부르는 한 우리 안에 북한이 계속 갇힐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김 교수는 "학계에서는 (북한을) 조선, 북조선으로 부르는 경향이 좀 있었다"며 "남과 북의 국가 정체성이 이미 상당히 공고화돼 있는 현 상황에서 국가와 국가 사이의 관계 맺기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는 시기가 도래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 교수는 "북한을 계속 유지한다는 것이 평화공존이나 통일에 더 도움이 된다는 논리적 근거를 찾기 어렵다"면서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통일은 남북이 서로를 인정 존중하고 그 맥락 안에서 관계를 맺고 남북 주민이 통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제시했다. ◆ 권은민 "국호 사용, 국가 승인 아냐…정치가 먼저, 법은 따라간다" 권은민 김앤장법률사무소 변호사는 "북한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또는 'DPRK'라고 부른다고 해서 그것이 꼭 국가 승인이나 정부 승인을 구성하지는 않는다"면서 "국가 승인은 정치적 행위이고 국가 의사 표시다. 그렇게 부르더라도 국가 승인과는 무관하다라고 선언을 하면 정리가 되는 문제"라고 진단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관계는 법률의 영역이라기보다는 정치의 영역에 가까운 것 같다"면서 "과거에도 정치가 큰 틀을 규정하고 법과 제도가 따라가는 변화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권 변호사는 "남북 기본합의서 제1조는 '상대방의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한다'고 돼 있다"면서 "이름을 제대로 불러주는 것이 그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권 변호사는 "국호 사용은 상호 주권을 존중하는 취지의 기존 합의를 계승하는 것"이라면서 "당사자 표기는 상대방이 원하는 공식 국호를 불러주고 그것이 국가 승인은 아니다라는 것을 전제로 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서울=뉴스핌] 이영종 통일북한전문기자 =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이 군수공업을 담당하는 제2경제위 산하 중요 군수공장을 방문했다고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12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정은이 이 공장에서 생산된 권총으로 사격하는 모습. [사진=북한매체 종합] 2026.03.12 yjlee@newspim.com ◆ 이동기 "독일도 경멸적 호칭 쓰다 공식 국호 전환…출발은 이름" 이동기 강원대 교수는 "서독은 동독을 경멸적 표현으로 불렀지만 긴장이 격화되면서 더 큰 평화 정치에 대한 구상이 폭발했다"면서 "국제 환경이 좋지 않을수록 평화 화해 논의가 공존에 대한 요구나 필요를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교수는 "독일 정치권에서는 헤르베르트 베너 전독문제부(통일부) 장관이 가장 먼저 동독 공식 국호를 사용했다"며 "당시에는 언론의 융단 폭격을 받았지만 시간이 해결해줬다. 국제법적으로는 여전히 인정하지 않았지만 실질적으로는 국가로 승인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원칙을 고수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인내만으로도 부족하다"면서 "결국 원칙 고수와 실용주의가 결합하는 모든 출발은 국호의 제대로 된 호명이고,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근본 전환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 "호칭 변경, 굴복 아닌 공존 가능성 넓히는 정치적 전략" 패널 토론에서 전문가들은 조선 호명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제시했다. 김태경 성공회대 교수는 "젊은 세대에는 '둘의 우리'가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시점"이라며 "우리가 조선을 일종의 주권 국가로서 인정하는 과정은 결국 우리에 대한 자기 인정과 그들에 대한 인정이 같이 결합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김주희 국립부경대 교수는 "핵심은 인정과 통일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접근할 것인가에 대한 부분"이라면서 "실질적으로 가는 데 있어서는 담론과 제도, 정치 차원에서의 접근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 교수는 "호칭을 바꾸는 것은 굴복이 아니라 적대를 줄이고 공존의 가능성을 넓히는 하나의 정치적 전략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hyun9@newspim.com 2026-04-29 18:04
사진
제이알發 쇼크에 리츠업계 초긴장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국내 1호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자산 가치 하락과 유동성 위기를 견디지 못하고 결국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상장 리츠 가운데 사실상 첫 디폴트 사례가 발생하면서 시장에 적잖은 충격을 주고 있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사안을 개별 리츠의 리스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며, 전체 시장으로 확산되는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부는 관련 시장에 대한 긴급 점검에 착수하는 한편, 필요 시 유동성 지원과 함께 구조 개선을 병행하는 등 시장 안정화 대책을 추진할 방침이다. [AI 그래픽 생성=정영희 기자] ◆ 무너진 해외 부동산 가치…유동성 위기 예견됐나 30일 리츠업계에 따르면 제이알투자운용의 기업회생 절차 돌입으로 인해 투자자들의 긴장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국내 대형 독립계 리츠 자산관리회사인 제이알투자운용이 2020년 국내 최초로 유가증권시장에 안착시킨 해외 부동산 공모 리츠다. 벨기에 브뤼셀 중심부에 위치한 파이낸스타워와 미국 뉴욕 맨해튼의 498세븐스애비뉴 등 대형 상업용 오피스 빌딩을 기초 자산으로 편입해 운용해 왔다. 그러나 금리 상승 등의 영향으로 벨기에 브뤼셀 파이낸스타워 가치가 떨어지면서, 단기사채 400억원을 상환하지 못해 지난 27일 서울회생법원에 회생 절차 개시를 신청했다. 한국거래소는 전일 매매 거래를 정지하고 관리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번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된 수순이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지난 1월 12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공시했으나 해외 자산의 감정평가서 수신 지연 등을 이유로 한 달 만인 2월 이를 자진 철회했다. 핵심 자산인 벨기에 파이낸스타워의 감정평가액이 급락하면서 현지 대주단과 약정한 담보인정비율을 초과했다. 임대료 등으로 발생한 현금 흐름을 대출 상환에 우선 충당하도록 묶어두는 캐시트랩(Cash Trap, 현금 동결)이 발동되더니 기업회생으로 이어졌다.  박광식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올 들어 차입 만기 도래에 따른 차환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환헤지(환율 고정 상품) 정산금 명목으로 약 1000억원의 추가적인 자금 조달이 시급하다"며 "캐시트랩 해소를 위해서는 약 7830만유로(한화 약 1354억원)의 현지 차입금 상환을 위한 추가 재원 조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 일제히 꺾인 리츠주…시스템 리스크 확산은 기우? 이 같은 악재에 상장 리츠 전체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든다. 실제로 한국거래소 거래 동향을 살펴보면 이날 리츠 종목들은 일제히 곤두박질쳤다. 마스턴프리미어리츠가 큰 폭으로 미끄러진 것을 비롯해 한화리츠, 삼성FN리츠, SK리츠, 코람코라이프인프라리츠 등이 급락세를 면치 못하며 시장의 불안감을 드러냈다. 뚜렷한 성장 가도를 달리던 리츠 업계는 발을 동동 구르는 처지가 됐다. 한국리츠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종가 기준으로 국내 증시에 상장된 25개 리츠의 시가총액은 9조7778억원을 기록했다. 리츠 시장은 지난해 1월 8조103억원 수준에서 같은 해 9월 9조2048억원을 돌파했고 5개월 만인 지난 2월에는 10조원을 넘어서는 등 몸집을 불려왔다. 그동안 일반 주식에 밀려 상대적으로 소외됐지만, 최근 코스피 강세장 속에서 안정적인 피난처로 주목받은 결과다. 법적으로 배당 가능 이익의 90% 이상을 의무적으로 배당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 덕분에 확실한 현금 흐름을 선호하는 투자 자금이 대거 몰린 것도 호재 원인 중 하나로 제시됐다. 그러나 이번 사태의 파장이 전체 금융 시장으로 퍼질 것이란 예측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국내 상장 리츠 22개사 중 해외 자산을 보유한 비중은 14.3%이지만, 전체 자산 기준으로 환산하면 해외 자산 비중은 1.2%에 불과하다. 국내 상장 리츠의 총투자 자산 대비 해외 자산이 차지하는 파이가 극히 작아 전이 가능성이 낮다는 뜻이다. 지난달 말 자산 구성 및 투자 유형별 포트폴리오 비중을 보면 주택이 44.0%로 가장 컸다. 오피스는 35.3%에 머물렀으며 리테일 6.4%, 물류 6.4%, 혼합형 3.6%, 기타 3.2%, 호텔 1.1% 순으로 나타나 이번 위기의 진원지인 해외 오피스 리스크와는 거리를 두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수희 LS증권 연구원은 제이알리츠의 최근 기준 발행 잔액이 약 4000억원으로 전체 크레딧 시장 규모와 비교하면 찻잔 속의 태풍 수준이라고 일축했다. 일반 크레딧물과 달리 리츠가 발행한 회사채는 개인 투자자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아 기관 투자자 중심으로 굴러가는 국내 크레딧 시장 심리에 타격을 주기는 구조적으로 어렵다는 판단이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 역시 이번 이벤트가 단기사채 미상환으로 불거진 만큼 단기 자금 시장 경색이 회사채 시장으로 파급될까 우려하는 시각이 존재하지만 최근 풍부한 단기 자금을 바탕으로 기업어음 금리가 안정적으로 낮게 유지되고 있어 과거의 신용 위기와는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 국토부 방화벽 구축 총력전…상장리츠, 자산 다각화 과제로 다만 해외 부동산 자산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리츠 종목들은 당분간 위축된 행보를 보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현재 해외 부동산 자산에 투자하는 상장 리츠는 KB스타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마스턴프리미어리츠, 신한글로벌액티브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이지스레지던스리츠 등이다. 이 중 해외 자산 구성 비중이 100%인 곳이 3개사, 50% 이상이 2개사, 50% 미만이 3개사로 파악됐다. 대표적으로 디앤디플랫폼리츠는 일본 소재 아마존 물류센터에 간접 투자 중이며 이지스레지던스리츠는 미국 소재 임대주택 및 대학 기숙사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이은미 나이스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해외 자산의 장부 가치 비중이 각 리츠 총자산의 5~30% 수준에 그쳐 전반적인 쏠림 현상은 없다"면서도 "해외 자산을 보유한 개별 리츠의 경우 현지 대출 약정 위반에 따른 현금 흐름 통제와 국내 채무 차환 부담이라는 이중고를 동시에 겪을 수 있어 리스크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부동산 시장의 한파도 부담이다.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주요 도시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전년 동기 대비 4.7% 떨어졌다. 고점을 찍었던 2022년과 15%나 증발했다. 런던과 베를린 등 유럽 주요 도시의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30% 넘게 폭락했다. 정부도 사태의 엄중함을 인지하고 발 빠르게 방화벽 구축에 나섰다. 국토교통부는 이날 오후 김이탁 제1차관 주재로 금융위원회, 한국부동산원, 금융감독원 등 관계 부처를 긴급 소집해 점검 회의를 열었다. 리츠 시장 전반의 현황을 점검하는 한편, 투자자 보호를 위한 대응 방향을 집중적으로 논의하기 위한 자리다. 국토부 관계자는 "제이알글로벌리츠의 부실화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을 규명하기 위해 전일 합동 검사에 착수했으며, 불법 행위가 적발될 경우 엄정 대응할 방침"이라며 "시장 안정을 위해서 대기업이나 공기업이 최대주주가 되는 앵커리츠를 공급하고, 변동성이 통제 수준을 넘어설 경우 채권 및 자금 시장 안정 프로그램 규모를 즉각적으로 늘릴 수 있도록 비상 대응 체계를 가동하겠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사태 수습을 넘어 리츠 시장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과 신뢰 회복이 시급하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상장 리츠의 주가를 궤도에 올려놓고 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서는 투자자의 신뢰를 되찾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정보의 투명성이 담보된 상태에서 시장 상황에 맞게 자금 조달의 유연성을 높여주고, 우량 자산 편입과 리츠 간 합병을 통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정책이 뒤따라야 한다"며 "자산관리회사 역시 수동적인 태도에서 벗어나 운용 현황과 배당 전략 등을 공개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정보 비대칭으로 인한 불신을 거둬내야 한다"고 제언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2026-04-30 06:00
기사 번역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종목 추적기

S&P 500 기업 중 기사 내용이 영향을 줄 종목 추적

결과물 출력을 준비하고 있어요.

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이 내용에 포함된 데이터와 의견은 뉴스핌 AI가 분석한 결과입니다. 정보 제공 목적으로만 작성되었으며, 특정 종목 매매를 권유하지 않습니다. 투자 판단 및 결과에 대한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 주식 투자는 원금 손실 가능성이 있으므로, 투자 전 충분한 조사와 전문가 상담을 권장합니다.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