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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유튜브 20주년, 돌아봐야 할 것들

기사입력 : 2025년04월28일 08:21

최종수정 : 2025년04월28일 09:22

유튜브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았다. 동물원 코끼리 우리 앞에서 찍은 19초짜리 영상 '동물원에 있는 나(Me at the Zoo)'로 출발한 유튜브는 이제 월 이용자수 25억명, 일 10억 시간 이상 영상 시청이 이뤄지고 있는 거대 미디어가 되었다.

유튜브는 2004년 미국 팝스타 자넷 잭슨의 노출 사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창업됐다. 당시 페이팔 재직 중이던 자베드 카림은 인터넷에서 노출 관련 영상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발견하고 동료 채드 헐리, 스티브 천과 함께 당시 환경에서 빠르게 동영상을 올리고 검색하고 재생할 수 있는 웹사이트인 유튜브를 개발했다.

창업과 동시에 급성장한 유튜브는 이듬해 2006년 구글에 16억 5000만 달러(약 2조 3562원)에 매각됐다. 2010년부터 흑자전환으로 구글의 괜찮은 수익원이 된 유튜브는 현재 200억편이 넘는 영상이 업로드 된 구글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방문자가 많은 웹사이트가 되었다.

하민회 이미지21 대표.

단순한 동영상 공유 플랫폼에서 시작해 20년 만에 연매출 약 40조 원, 유튜브 없는 세상을 상상조차 하기 어렵게 만들었으니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는 말이 떠오른다.

유튜브는 20년간 우리 사회에 강력한 변화를 가져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지식과 표현의 민주화' 이다. 유튜브는 전문가와 비전문가의 경계를 허물고 '누구나' 자신의 목소리를 세상에 전할 수 있도록 했다. 수학, 과학, 외국어부터 요리, 수공예, 재테크, 스타일링까지 폭 넓은 주제에 대해 '누구나' 콘텐츠 생산자가 되고 방송국이 될 수 있었다.

이는 단지 콘텐츠 생산자가 늘었다는 뜻이 아니라 정보 생산의 권력이 소수에서 다수로 이동했다는 의미이자 개개인이 알고 있고 경험한 것, 생각하는 것을 세상에 전하고 질문할 수 있는 힘이 생겼다는 것을 뜻한다. 다양한 분야에서 고수들이 등장했고 '유튜버'라는 새로운 직업으로 거듭났다.

목소리가 많아지면서 기성 언론에서 다루지 않았던 사회 이슈가 환기되고 사회적 운동 확산에도 기여했다. 특히 검열이 심한 국가의 경우, 유튜브는 유권자와의 직접적인 소통 창구 역할을 하는 대안 미디어로서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했다. 2010년대 초 북아프리카와 중동 전역에서 일어난 민주화 운동인 '아랍의 봄'이 좋은 사례다.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유튜브는 글로벌 문화 교류 촉진에도 큰 역할을 했다. 뉴욕타임스(NYT)가 꼽은 유튜브 20주년 '중요한 순간들'(biggest moment)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과 어린이 동요 '아기 상어'가 선정됐다. '강남스타일'은 인터넷 최초로 조회수 10억을 돌파했다. '아기 상어'는 2020년 11월 유튜브 역사상 가장 많이 본 영상이 되어 현재까지도 158억 뷰로 1위를 지키고 있다. 그 외에 2억 팔로워를 보유한 유튜버 '미스터비스트'가 한국 드라마 시리즈 '오징어게임'을 오마주한 영상도 포함됐다. 이쯤되면 유튜브가 K-컬쳐 확산의 1등 공신이라해도 무리가 아니다.

모든 변화가 긍정적이지만은 않았다.

개방성이 발전의 동력이었지만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는 심각한 부작용을 불렀다. 수익성을 위해 조회수 늘리기 목적의 유해 콘텐츠가 난무했다.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허위, 조작 정보, 혐오발언, 극단주의 등으로 '진실성'보다 '흥미'가 우선되었고 사용자 선호가 최우선 시 되는 알고리즘 역시 유튜브를 오염시켰다.

다양성이 커진 만큼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비슷한 생각 속에 갇히는 필터버블도 심각해졌다. 과도한 영상 시청은 중독과 불면, 문해력 저하, 정신 건강 악화 등의 예상치 못한 부작용도 일으켰다. 지난해 12월 옥스퍼드대학 출판부는 자극적인 숏폼 콘텐츠를 과잉소비함으로써 집중력과 문해력이 저하되는 것을 꼬집는 '뇌 썩음(Brain Rot)'을 '올해의 단어'로 선정했을 정도다.

유튜브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누구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유튜브 특유의 가치가 어느 순간 '아무나 아무말' 하는 아수라장으로 전락하면서 빛을 잃었다. 유튜브는 지식과 표현의 문을 열었지만, 진실과 공동체를 지키는 문을 열지는 못한 셈이다.

알으로의 유튜브는 어떻게 될까?

AI의 부상은 유튜브의 또 다른 전환점을 예고한다. 기획부터 편집, 생성까지 AI가 제작하는 콘텐츠가 늘어나고 초개인화를 통해 제품을 검색하고 구매하는 쇼핑과 커머스까지 일상의 상당 부분을 유튜브 안에서 해결하게 될 것이다. AR, VR 등이 결합된 몰입형 경험도 머지 않았다. 가장 거대하고 가장 영향력있는 미디어이자 생활 밀착형 플랫폼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하지만 그때도 여전히 허위정보와 조작, 혐오 같은 아무나의 아무말 콘텐츠가 '더 그럴듯하게' 판을 친다면?

유튜브 20주년은 없던 매체를 탄생시키고 길러 온 인류에게 축하보다는 반성과 책임을 강조한다.

우리의 클릭 한번이 어떤 책임을 부르는지, 어떤 기준으로 정보를 생산하고 소비할 것인지, 누구와 무엇을 위해 목소릴 내고 있는지 되돌아봐야 한다.

개인의 노력으로 개선되지 않는 부분에 대한 정책적인 규제와 플랫폼의 책임을 묻는 일에도 적극 참여해야 한다.

더 개인화되고 더 몰입되고 더 거대해질 유튜브 앞에서 우리는 다시 한번 사용자의 역할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봐야 한다.

◇하민회 이미지21대표(미래기술문화연구원장) =△경영 컨설턴트, AI전략전문가△ ㈜이미지21대표 △경영학 박사 (HRD)△서울과학종합대학원 인공지능전략 석사△핀란드 ALTO 대학 MBA △상명대예술경영대학원 비주얼 저널리즘 석사 △한국외대 및 교육대학원 졸업 △경제지 및 전문지 칼럼니스트 △SERI CEO 이미지리더십 패널 △KBS, TBS, OBS, CBS 등 방송 패널 △YouTube <책사이> 진행 중 △저서: 쏘셜력 날개를 달다 (2016), 위미니지먼트로 경쟁하라(2008), 이미지리더십(2005), 포토에세이 바라나시 (2007) 등

windy@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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