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뉴스핌] 장일현 특파원 = '트럼프 관세 폭탄'이 유로존(유로화 사용 20개국) 경제성장률에 예상보다 훨씬 큰 충격을 가져올 수 있다고 유럽중앙은행(ECB) 관계자들이 우려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지난달 20일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에 출석해 "미국이 고율의 관세를 실제로 실행하고 유럽연합(EU)이 보복관세로 맞서면 유로존 경제성장률이 0.5%포인트 낮아질 것"이라고 말했는데, 실제 성장률 하락폭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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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중앙은행, 자료=블룸버그 통신] 2023.05.05 koinwon@newspim.com |
로이터통신은 이날 4명의 ECB 관계자를 인용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개한 관세는 모델이 내놓은 추정치보다 훨씬 더 해로운 수준이었다"며 "ECB 직원들은 (각국 중앙은행 총재인) 정책 결정자들이 오늘 17일 통화정책회의에서 논의할 수 있도록 새 수치를 준비하라는 요청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라가르드 총재가 언급했던 0.5%포인트는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고, 일각에선 불확실성 증가와 신뢰 하락 등을 들며 '1%포인트 이상 추락' 전망이 나오고 있다고 한다.
ECB는 지난달 6일 통화정책회의에서 주요 정책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하면서 올해 유로존 경제성장률 전망을 기존 1.4%에서 1.2%로 낮췄다.
만약 관세 전쟁으로 경제성장률이 1%포인트 이상 하락한다면 결국 유로존의 경제는 올해 성장이 아예 멈추는 상황을 맞을 수 있는 것이다.
ECB 대변인은 이 같은 상황에 대해 논평을 거부했다고 로이터통신은 보도했다.
부진한 경제 활동은 물가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고, 유로화는 강세를 보이며, 회사채 금리가 상승하는 등 인플레이션을 꺾는 변수들이 작용을 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시장에서는 ECB가 17일 열리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