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유산을 살린 공간에 국내 최대 샤넬 입점, 갤러리까지 무료 개방
관광객 겨냥한 전통 콘텐츠·공예 기프트숍, 관광 인프라와 시너지 기대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서울에서 역사, 문화, 쇼핑을 원스톱으로 즐길 수 있는 대표적인 공간으로 외국인들의 필수 관광 코스로 자리잡을 것"
이 공간은 1935년 준공돼 1989년 서울시 유형문화재로 지정된 옛 제일은행 본점 건물을 리노베이션한 것으로, 신세계는 문화유산의 가치를 살려 쇼핑과 문화가 어우러진 복합공간으로 재탄생시켰다.
![]() |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百, '더 헤리티지' 외관. 2025.04.09 whalsry94@newspim.com |
◆ 10년의 정성… 문화재 보존과 상업 공간의 조화
'더 헤리티지' 1층에는 국내 최대 규모의 샤넬 매장이 들어섰다. 외관 중앙은 샤넬 특유의 매트한 블랙 앤 화이트 톤으로 꾸며져 브랜드의 정체성을 뚜렷하게 드러냈다. 샤넬코리아 대표가 직접 방문하고, 별도의 초청 행사를 여는 등 브랜드 측에서도 심혈을 기울였다. 개관 전인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입장을 기다리는 인파로 현장은 붐볐다.
내부는 기존 백화점과는 사뭇 달랐다. 공간의 효율성보다 미학적 완성도에 초점을 맞춘 듯한 구성이다. 브랜드를 무작위로 배치하기보다는 공간 자체의 가치와 분위기를 극대화하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4층 갤러리에 이르자 이러한 인상은 확신으로 바뀌었다. 역사관에는 신세계가 보유한 유물과 사료가 디지털 콘텐츠로 전시돼 있었고, 문화재로 등록된 엘리베이터와 금고실 등도 원형을 최대한 보존하며 활용했다. 고품격 미술 작품을 선보이는 갤러리도 함께 운영된다.
신세계는 이 건물을 2015년 매입한 뒤 약 2~3년간 인허가 과정을 거쳐, 약 10년에 걸쳐 이 공간을 완성했다. 서울 중심 금싸라기 땅에서 민간 기업이 자금을 투입해 문화재를 보존하고 전시 공간으로 탈바꿈시킨 사례는 드물다. 이곳의 갤러리와 전시관은 모두 무료로 운영돼 방문객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 |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百, '더 헤리티지' 4층 갤러리 모습. 2025.04.09 whalsry94@newspim.com |
◆ '한국판 해러즈백화점'… 서울의 새로운 관광 명소될까
'더 헤리티지'는 특히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매력적인 명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인근에는 숭례문, 한국은행 화폐박물관 등 문화재가 밀집해 있고, 남대문시장과 명동 거리에서는 한국의 음식과 문화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어 관광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다.
4층 외에도 관광객의 눈길을 끌만한 콘텐츠가 다채롭다. 5층 '하우스오브신세계 헤리티지'에서는 한국의 전통 생활 양식을 주제로 한 전시와 장인·작가들과의 협업 프로그램이 마련됐다. 한국 고유의 미를 현대적 시각으로 재해석한 콘텐츠를 통해 외국인 방문객에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지하 1층에는 전통 공예품을 중심으로 한 기프트숍이 운영된다. 장인과 협업한 한정판 상품부터 브랜드의 정체성이 담긴 선물 아이템까지 구성돼 있어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는 흡사 영국의 해러즈백화점을 떠올리게 한다. 해러즈백화점은 1849년 홍차 도매상이었던 헨리 찰스 해러즈가 식료품가게를 인수하면서 문을 열었는데, 시간이 지나며 그 역사적 가치가 조명돼 현재는 관광 명소가 됐다. 특히 전 세계에서 품질과 브랜드를 인정받은 수많은 명품들이 수를 놓아 '명품 박물관'으로 불린다.
신세계백화점은 추후 '더 리저브'에 국내 최대 규모의 루이비통과 에르메스 매장을 완성해 명실상부 서울의 대표 럭셔리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신세계백화점 박주형 대표는 "신세계의 모든 역량과 진심을 담아 '더 헤리티지'를 개관했다"며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역사와 전통이 살아 숨쉬는 공간으로, 관광의 즐거움과 쇼핑의 설렘, 문화의 깊이까지 동시에 경험할 수 있는 서울의 대표적인 랜드마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 |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신세계百, '더 헤리티지' 지하 1층. 2025.04.09 whalsry94@newspim.com |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