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 주거 보고서
전세에서 월세·자가보유로… 30대 초반 주거 패턴 변화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전세로 사는 30대 초반은 점차 줄어드는 반면 월세와 자가 거주자는 늘어나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자산 격차 확대로 주거 점유 형태에도 차이가 생기면서 형편이 넉넉한 이들은 집을 사서 결혼하고, 그렇지 못하면 월셋집에서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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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1989년 출생자의 전월세 거주 비율 변동 추이. [자료=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 |
27일 통계청 국가통계연구원은 '생애과정 이행에 대한 코호트별 비교 연구: 혼인·출산·주거'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연구원은 5년 단위로 시행되는 통계청 인구주택총조사를 코호트(cohort·공통된 특성을 가진 사람들 집단)로 분석했다. 1970∼1974년생, 1975∼1979년생, 1980∼1984년생, 1985∼1989년생 일반 가구원의 주택 점유 형태를 조사했다.
1970∼1974년생이 30대 초반이었던 시기의 월세 거주 비율은 17.3%였다. 1975∼1979년생과 1980∼1984년생이 30대에 진입했을 때 이 비율은 19.0%와 20.8%로 각각 증가했다. 1985∼1989년생은 21.3%다. 비교적 최근에 출생한 연령대일수록 30대 초반에 월세로 사는 비율이 늘어난 셈이다.
반면 30대 초반의 자가 거주 비율은 1970∼1974년생이 48.1%, 1975∼1979년생이 46.6%로 집계됐다. 1980∼1984년생이 51.1%로 가장 높았고 1985∼1989년생은 49.0%였다. 전세의 경우 30대 초반의 연령대를 기준으로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감소했다.
결혼을 통한 가족 형성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는 나이인 30대 초반의 국민 사이에서 주거의 양극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제적 여력이 있는 청년층은 자가를 갖고 결혼하지만 그렇지 못한 청년들은 사글세를 포함한 월세로 내몰리고 있다.
현대환 국가통계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진행된 부동산 시장의 폭등과 맞물려 청년층의 주거 점유 형태 또한 양극단을 달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주거 문제가 결혼 자체를 결정하는 데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지난해 통계청이 만 13세 이상 가구원 3만6000여 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20대의 35.4%, 30대의 33.9%가 '주거 마련을 포함한 결혼 자금 문제'로 결혼하지 못했다고 답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