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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장 부추기는 외교부의 '민감 국가' 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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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감국가 지정, 핵무장과 무관한 보안 문제"
美가 보안문제라고 했으니 믿어야 한다는 논리
"핵무장론도 영향" 지적하는 합리적 분석 외면
민감국가 지정이 '핵무장론 강화'로 이어질 수도

[서울=뉴스핌]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이 비밀리에 핵개발을 시도한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한·미 관계는 '핵무장에 대한 의구심'으로 점철된 50년 세월이었다. 미국은 한국이 몰래 핵개발을 추진하고 있는지 끊임없이 의심하고 한국 내 동향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핵확산에 관한 한 한국은 국제사회에서 신용 불량자 취급을 받는다. 박 정권 이후에도 핵개발로 의심받을 수 있는 시도를 멈추지 않았기 때문이다. 전두환 정부 시절인 1982년에는 연구용 원자로에서 플루토늄 추출을 시도했다. 10여 년이 지난 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이를 감지하고 추궁하자 한국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시인했다. 2004년에는 비밀리에 레이저 기법으로 우라늄을 농축한 사실이 발각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될 뻔했다.

유신모 외교전문기자

2010년 이후 북한의 핵개발이 본격화되자 국내에서는 '독자 핵무장론'이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보수 정치인과 학자들을 중심으로 제기된 핵무장론은 북한의 비핵화 전망이 어두워지면서 누구나 입에 올리는 보편적 현상이 됐다.

2010년 시작된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협상에서 한국은 사용후 핵연료의 건식 재처리 방식인 '파이로프로세싱'을 허용해줄 것을 강력히 요구했다. 상업성이 없고 기술적 타당성도 검증되지 않은데다 확산 위험마저 있는 기술을 한국이 막무가내로 요구하자 미국의 의심은 확신으로 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아예 "핵무장을 할 수도 있다"는 언급으로 미국를 긴장시켰다. 윤 대통령은 미국의 확장억제 강화와 한국의 비확산 의무 준수를 정상 간 약속으로 확인한 '워싱턴 선언'에 서명하고도 곧바로 "마음만 먹으면 1년 안에 핵무장을 할 수 있다"고 말해 미국을 놀라게 했다.

국방장관을 비롯한 정부 각료들이 핵무장 필요성을 언급하고 여당 정치인들은 앞다퉈 '핵무장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의 모든 여론조사에서는 핵무장 찬성 비율이 반대를 압도하고 있다.

전력을 간략히 살펴봐도 한국은 국제비확산체제에서 '요주의 국가'임이 분명하다. 미국이 한국의 핵무장을 우려하고 의심하는 이유는 차고 넘친다. 그런데 정부는 이를 무시하고 있다.

지난 17일 밤 외교부는 출입기자단에게 이 문제와 관련된 긴급 공지를 배포했다. "미국 측을 접촉한 결과 외교정책상 문제가 아니라 미 에너지부 산하 연구소에 대한 보안 관련 문제가 이유인 것으로 파악됐다"는 내용이었다. 미국이 한국을 민감 국가로 지정한 것은 핵무장론과는 관련이 없고 단지 보안 사고 때문이라는 것이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도 지난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미국이 보안 문제라고 확인했으니 그걸 믿고 이 문제를 다뤄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미국이 보안 문제 때문에 민감 국가에 들어간 것이라고 설명했으므로 핵무장론과는 무관하다는 외교부의 안일한 인식에 국민들은 공감하지 않는다.

보안 문제가 하나의 이유가 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일 수는 없다. 만약 미국이 보안 사고만으로도 가차 없이 민감 국가 리스트에 올려버린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면 그 리스트에는 지금보다 서너배는 많은 국가가 올라 있어야 한다.

보안 문제 하나만으로 일거에 민감 국가가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그 국가가 오랫동안 국제사회가 주시해 온 요주의 국가이고, 정부·여당·전문가·언론이 핵무장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나라라면 사정이 다르다. 그런 나라가 보안 사고를 일으켰다면 민감 국가 리스트에 오르기에 충분하다.

미국이 외교 관례상 콕 집어 말하지 않았을 뿐 오랫동안 한국의 핵무장을 우려해오다가 보안 사고를 계기로 민감 국가에 올려 놓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미국의 외교·비확산 전문가들도 모두 인정하고 있는 이 사실을 외교부는 애써 외면하고 있다.

민감 국가가 된 한국이 감당해야 할 불이익은 상당하지만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이번 일은 국내에서 부분별하게 터져나오는 무책임한 핵무장론을 가라앉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핵무장론이 정치적 바람을 타고 대선 이슈로 떠올라 극심한 사회적 혼란이 빚어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기회다.

그런데 핵무장의 파멸적 대가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외교부가 "핵무장론과 무관하다"고 적극 나서면서 핵무장론자들을 옹호하는 괴이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실제로 외교부의 설명 이후 핵무장을 주장해왔던 일부 인사들은 "거 봐라"는 식으로 의기양양해졌다.

조 장관은 지난달 26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체 핵무장을 적극 검토해야 하지 않느냐'는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의 질의에 "시기상조지만 '오프 더 테이블'(논외)은 아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조 장관은 지난달 15일 뮌헨안보회의(MSC)에서도 같은 말을 했다. 조 장관의 이 발언은 지금도 외신에서 심심찮게 소환되는 중이다

이쯤 되면 외교부가 혹시 은연 중에 핵무장을 지지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들기도 한다. 만약 민감 국가 지정이 핵무장론과 무관하고 미국도 이에 개의치 않는다는 인식이 확산돼 국내에서 핵무장론을 더욱 고양시키는 결과로 이어진다면 외교부는 그에 대한 책임을 질 준비가 되어 있는지 궁금하다.

opento@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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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가 '이재명 사무관' 경계령 [세종=뉴스핌] 나병주 기자 = 정부 업무보고에서 보여준 이재명 대통령의 '예리하고 꼼꼼한' 질문이 관가를 잔뜩 긴장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특히 담당사무관이 아니라면 알기가 쉽지 않은 내용까지 놓치지 않는 예리함에 관가에서는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 예상 못한 '정원' 질문에 기후부 '멘붕'…장관·국장 모두 답변 못해 이 대통령은 지난 17일 오후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왜 기후부는 정원이 2930명인데 현원이 2973명으로 초과됐느냐"는 '깜짝' 질문으로 모두를 당황하게 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질문에 김성환 장관은 물론 기후부 간부들 모두 제대로 대답하지 못하고 20초가량 침묵이 이어졌습니다. 이 대통령이 담당국장이 누구냐며 재차 묻자 그제야 정책기획관(국장)이 "자세히 확인은 못 했지만 긴급하게 필요한 것에 대해 추가 고용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엉뚱한 대답을 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오후 세종시 정부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업무보고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대통령실] 그러자 이 대통령은 "보건복지부는 코로나19라는 특별한 상황이 있었지만, 기후부는 그런 상황이 없었는데 정원 초과된 게 이상하다. 원래 환경부 시절부터 추가가 됐는지, 아니면 기후부로 전환되면서 추가된 건지 답해달라"며 재차 물었습니다. 이에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환경부에서 추가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모호하게 답하자, 이 대통령은 "추정으로 답하지 말라"며 확답을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의 질문에 답하는 사람은 결국 아무도 없었습니다. <뉴스핌>이 확인한 결과, 이유는 엉뚱한 곳에 있었습니다. 인원을 산정하는 과정에서 육아휴직자 51명을 현원에 포함하는 실수를 저질러 벌어진 해프닝이었습니다. 결국 현재 기후부 현원은 2922명으로 정원보다 8명이 적어 오히려 인력이 부족한 상황입니다. 다행히 상황파악 후 업무보고가 끝나자마자 이 대통령에게 보고해 오해는 풀었다고 하네요. ◆ 李대통령 예리한 질문에 관가 긴장…'이재명 사무관' 별명 생겨 이번 해프닝에 대해 기후부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습니다.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탈탄소 등 주요 현안에 대해 만반의 준비를 했지만 예상치 못한 질문에 '한방' 얻어맞은 셈이죠. 사실 인원현황은 기후부 업무보고 1페이지에 제일 처음 나와 있는 내용이에요. 대부분의 사람은 크게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가는 부분이지만, 이 대통령은 이를 놓치지 않고 꼼꼼히 살펴본 거죠. 기후부 관계자는 "사실 이번 건은 실무를 담당하는 과장도 놓칠 수 있는 내용이다"며 "전혀 예상하지 못한 질문에 깜짝 놀랐다"고 혀를 내두르기도 했어요.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17일 오후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26년도 업무보고'에서 이재명 대통령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뉴스핌TV 갈무리] 2025.12.17 dream@newspim.com 작은 부분까지 세세하게 확인하는 대통령의 모습에 '이재명 사무관'이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습니다. 실무자인 사무관 같은 대통령의 꼼꼼함에 관가는 앞으로 있을 보고에 대해 부담감이 커졌습니다. 다만 지나치게 꼼꼼한 모습에 아쉬움을 표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A 씨는 "대통령이 공식석상에서 지적하기엔 사소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국민이 지켜보는 만큼 현안에 더 집중했으면 어땠을까 싶다"고 아쉬움을 전했습니다. 실제로 이 대통령은 최근 고(故) 김용균 씨 때와 비슷한 사고가 다시 발생한 서부발전에 대해서는 별다른 지적 없이 넘어갔습니다. 이 대통령이 서부발전 사장에게 질문한 시간은 답변을 합쳐도 약 10초에 불과했습니다. 앞으로 관가에는 '이재명 사무관'의 꼼꼼함을 경계하라는 '경계령'이 내려졌습니다. 작은 숫자 하나도 놓치지 않는 그의 꼼꼼함이 국정 운영의 새로운 기준이 될지, 아니면 과도한 긴장으로 작용할지 주목됩니다. lahbj11@newspim.com 2025-12-19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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긍정 영향 종목

  • Lockheed Martin Corp.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안보 지원 강화 기대감으로 방산 수요 증가 직접적. 미·러 긴장 완화 불확실성 속에서도 방위산업 매출 안정성 강화 예상됨.

부정 영향 종목

  • Caterpillar Inc. Industrials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시 건설 및 중장비 수요 불확실성 직접적. 글로벌 인프라 투자 지연으로 매출 성장 둔화 가능성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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