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상용 기자 = 위험자산 시장의 격랑을 피해 미국 단기채 ETF로 달아나는 자금이 급증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과 경기침체 공포가 커지면서 돈들이 안전한 피난처로 몰려들고 있는 중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잔존 만기 3개월 미만의 미국 국채에 투자하는 '아이셰어즈 0~3개월 국채 ETF (iShares 0-3 Month Treasury Bond ETF, 티커 : SGOV)'에 유입된 자금은 지난주 14억달러에 달했다.
이는 주간 기준으로 역대 최대 유입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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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셰어즈 0~3개월 국채 ETF(티커 : SGOV)의 자금 유출입 동향 [사진=블룸버그] |
올 들어 이런 류의 단기채 ETF에 유입된 자금은 160억달러를 넘어섰다. '아이셰어즈 0~3개월 국채 ETF(SGOV)'로 유입된 자금만 70억달러 이상이다.
스테이트 스트리트가 운용하는 'SPDR 1~3개월 재정증권 ETF(SPDR Bloomberg 1-3 Month T-Bill ETF, 티커: BIL)에도 올해 32억달러가 유입됐는데 그 가운데 절반 가량이 지난주 몰렸다.
트럼프의 관세 공세가 주변국의 보복조치를 불러오면서 글로벌 교역환경은 한층 거칠어지고 있다. 트럼프의 정책(관세, 반이민, 공무원감축 등)이 미국 경제에 부메랑으로 돌아와 경기후퇴를 야기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졌다.
위축된 투자심리로 뉴욕증시는 급락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이처럼 출렁임이 커지는 시기에는 변동성이 적고 위험도가 낮은 자산, 즉 만기가 짧은 국채로 돈들이 옮겨가기 마련이다.
트럼프의 대통령 당선 직후인 지난해 11월6일 4.56% 부근에 거래됐던 3개월 재정증권 금리는 현지시간 3월10일 4.29%선으로 내려왔다(재정증권 가격 상승). 같은 기간 연방준비제도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4.268%에서 3.86% 하락했다(국채가격 상승).
'22V 리서치'의 대표 겸 최고 시장 전략가인 데니스 드부셰르는 "리세션 위험이 높아지면서 투자자들은 SGOV나 BIL과 같은 단기채 ETF로 몰려가고 있다"며 "연준이 금리를 내리기 전에 이를 매수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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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2년물 국채 금리의 연중 추이 [사진=koyfin] |
osy75@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