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유출 우려로 인한 소비자 불신 증가
삼성·LG, 보안에 기능 더해 점유율 확대 기대
[서울=뉴스핌] 김아영 기자 =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인 중국 가전기업 로보락이 최근 개인정보 유출 등 보안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LG전자 등 국내 가전기업의 로봇 청소기가 보안을 무기로 안방 시장을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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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보락 S9 MaxV Ultra. [사진=로보락] |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 업체인 로보락의 지난해 상반기 점유율은 46.5%였고, 특히 프리미엄 라인에서는 70%에 달하는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로보락의 보안 문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관련 업계에서는 점유율 하락을 예상하는 분위기다.
앞서 로보락의 개인정보 처리 방침 문건에 한국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중국 항저우 본사 IoT(사물인터넷) 업체 투야에 공유할 수 있다고 명시됐다는 점이 알려졌다. 미국 상원으로부터 제재를 받은 곳이라 보안 우려에 대한 논란은 확대됐다.
관련 논란이 연일 거세지자 결국 입장문을 발표했다. 로보락 측은 "로봇청소기가 자체 수집하는 영상 데이터와 오디오 데이터 등 정보는 서버에 저장되지 않는다"며 "장애물 회피를 위한 이미지 데이터는 로봇청소기 자체에만 저장되므로 사용자는 데이터의 외부 유출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 "사용자 개인정보 보호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법률자문사와 협력해 한국 개인정보보호법 및 규정에 적법한 개인정보 보호 정책을 검토하고 지속적으로 개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로보락의 해명에도 소비자들의 우려는 쉽게 사그라지지 않는 분위기다.
30대 직장인 김 모씨는 "중국에서 생산된 홈 카메라가 종종 해킹당한다는 뉴스를 접한 이후로는 집안 온 구석을 돌아다니는 로봇청소기도 중국산 제품을 사용하는 게 불안했다"며 "결국 신혼가전으로 국산 제품을 구매했다"고 말했다.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국내 가전기업의 매장 점원은 "최근 로봇청소기를 찾는 손님들이 보안 우려를 많이 언급한다"며 "(중국 제품 대비 상대적으로) 보안 부분은 안심하셔도 된다는 취지의 설명으로 판매에 도움을 받고 있다"고 했다.
업계에서는 로보락 대신 삼성과 LG 등 국내 가전기업의 로봇청소기의 판매율이 늘어날 것으로 관측한다. 두 회사 모두 우수한 보안성을 강조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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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이미지. [사진=삼성전자] |
삼성전자는 사용자가 안심하고 첨단 AI 가전을 사용할 수 있도록 보안 설루션인 '삼성 녹스(KNOX)'를 통해 정보를 보호한다. 악성코드로 인한 데이터 변경 시도로부터 기기를 보호하며, 제품에서 촬영된 이미지와 영상은 클라우드에 저장돼 권한을 가진 사용자만 확인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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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로봇청소기 '코드제로 M9 오브제컬렉션' [사진=LG전자] |
LG전자는 최고 수준의 보안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LG 로보킹 AI 올인원'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를 적용했다. 데이터는 암호화 처리돼 외부 유출 등으로부터 철저히 보호된다. 제품으로 촬영한 이미나 영상은 별도로 저장하지 않아 외부로 전송할 수 없다. 고객 확인용으로만 쓰이는 클라우드 역시 관리자만 확인할 수 있다.
올해 선보일 신제품의 경우 기능까지 업그레이드돼 소비자들의 관심을 충분히 돌릴 수 있을 것이란 평가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기업의 가전제품은 중국 제품과 비교 시 보안 면에서 뛰어나다고 평가받는다"며 "향후 신제품을 통해 기능적인 측면도 향상된다면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삼성‧LG의 점유율이 확대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ykim@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