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모토 유지의 각본이 선사하는 뭉클한 감동
다양한 세대를 아우르는 타임 슬립 로맨스
[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로맨스 영화에서 타임슬립 기법을 쓰는 경우가 많다. 시공을 초월한 애타는 사랑을 표현하기에 적합한 장치이기 때문이다. 영화 '첫 번째 키스' 역시 그러한 기법을 동원한 영화다. 이혼 위기 속에서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를 사고로 잃게 된 칸나(마츠 다카코)가 우연히 15년 전의 그와 다시 만나게 된 후 펼쳐지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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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첫 번째 키스'. [사진 = 메가박스 중앙] 2025.02.24 oks34@newspim.com |
중년 여성 칸나(마츠 다카코)의 남편 카케루(마츠무라 호쿠토)는 전철역에서 위험에 빠진 아이를 구하다가 목숨을 잃는다. 두 사람이 이혼하기로 결정한 직후였다. 홀로 남은 칸나는 터널 속 사고로 15년 전 청년 시절의 남편 카케루를 만나던 시절로 돌아간다.
칸나는 15년 전을 넘나들면서 남편을 살리기 위해 노력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운명적인 사랑을 믿는 청년과 사랑에 빠져서는 안 된다. 두 사람이 사랑에 빠져서 결혼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나 칸나와 카케루는 의지와 달리 서로에게 끌린다. 20대의 카케루와 중년의 칸나가 서서히 사랑에 빠져드는 과정을 그렸지만 어색하지 않다. 이 영화가 외양적으로는 중년의 유부녀와 순수한 청년의 사랑을 타임슬립이라는 장치를 통해 그리고 있지만 하고 싶은 이야기는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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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 뉴스핌] 오광수 문화전문기자 = 영화 '첫 번째 키스'. [사진 = 메가박스 중앙] 2025.02.24 oks34@newspim.com |
결혼은 무엇이고, 부부란 무엇인가. 이 영화에서 말하는 것은 시공을 초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니다. 작가와 감독은 사랑은 결국 현재형임을 이야기한다. 서로에게 지금 이 순간의 감정에 충실하는 것이야말로 가장 소중한 사랑임을 강조한다.
'괴물', '꽃다발 같은 사랑을 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 등 우리에게도 친숙한 영화의 각본을 쓴 사카모토 유지의 작품이다. 그의 남다른 필력이 돋보인다. 특정 세대에만 머무르지 않고 다양한 세대가 함께 볼 수 있는 로맨스 영화다. 권태기의 커플과 부부, 이혼 위기의 부부, 솔로 남녀들까지 감성을 자극한다. 26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oks3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