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국제 유가는 러시아 송유관 피습에 따른 공급 차질 우려와 미국 달러화 약세 흐름에 사흘째 상승했다.
20일(현지시간) 뉴욕 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물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전 거래일 대비 32센트 오른 배럴당 72.57달러에 마감했다. 런던 ICE 선물거래소에서 4월물 브렌트유는 44센트 상승한 배럴당 76.48달러에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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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시베리아 도시 옴스크 내 한 정유 공장 굴뚝과 연통에서 연기와 증기가 피어오르고 있다. [사진=로이터 뉴스핌] |
우크라이나 드론(무인 비행기)의 러시아 송유관 타격에 따른 공급 위축 여파가 이어지며 유가를 밀어올리고 있다.
러시아 측은 이번 공격으로 카스피 송유관 컨소시엄(CPC) 시스템을 통한 석유량이 30~40%가량 감소했다고 밝혔다. 송유관 보수에도 최소 수개월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OPEC과 주요 산유국 간 협의체인 'OPEC 플러스(+)'가 오는 4월 예정된 증산 계획이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도 공급 우려를 부추기며 유가에 상방 압력을 가했다.
이날 미국 달러화가 약세를 보인 것도 유가 상승에 일조했다. 원유는 달러로 표시되기 때문에 달러 가치가 하락하면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구매자들 사이에서 원유에 대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
스콧 베센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이날 블룸버그TV와의 인터뷰에서 미 연방준비제도(연준)의 양적 긴축(QT) 프로그램을 포함한 여러 장애물로 인해 장기물 국채 발행량 증가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장기물에 대한 물량 부담이 줄어들면서 이날 국채 수익률과 달러 인덱스가 하락했다.
한편, 금 가격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의 관세 위협에 따른 안전 선호 속에 사상 최고가를 또다시 경신했다.
뉴욕 상품거래소(COMEX)에서 금 선물 4월물은 트로이 온스(1 ozt=31.10g)당 전장보다 0.7% 상승한 2,956.10달러를 기록했다. 금 현물은 장중 한때 온스당 2,954.69달러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으나 뉴욕 시장 후반에는 2,936.38달러로 다소 하락했다. 금 현물 가격은 올해 들어서만 10번째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자너메탈의 피터 그랜트 부사장은 "지속적인 무역 긴장이 인플레이션과 성장 우려를 자극하고, 이에 따라 금에 대한 안전 자산 수요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앞서 18일 오는 4월 2일경 발표할 것이라고 했던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 목재 등에 대한 25% 이상의 관세를 이르면 다음 달 안에 발표할 것이라고 하루 만에 입장을 바꿨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발언을 협상 전술의 하나로 이해하며 다소 무딘 반응을 보여왔던 시장이 예상보다 빨라진 관세 시계에 압박감을 느끼며, 이날 금, 일본 엔화 등 안전 자산이 강세를 보였다.
필립 스트라이블 블루라인퓨처스 수석 시장 전략가는 "중앙은행의 금 구매가 계속되고 있으며, 금 시장으로의 3일 연속 자금 유입도 이어지고 있다. 이는 금 가격을 지지하는 주요 요인 중 하나"라고 지적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둘러싼 종전 협상이 원만하게 진행되면 단기적으로 금 가격에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결국 금값의 상승 추세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