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오영상 기자 =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마치고, 다음 외교 일정으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일본의 외교·안보 정책은 미국과의 동맹 관계를 기반으로 하면서도, 이웃 국가인 중국과는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전략적 호혜 관계'를 추진하는 방향이다. 중국과의 관계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외교 과제 중 하나다.
이시바 내각은 출범 이후 중국과의 대화를 계속해왔다. 이시바 총리는 취임 직후인 2024년 10월 라오스에서 리창 총리와, 11월에는 페루에서 시진핑 주석과 회담을 가졌다. 이와야 다케시 외무상은 12월에 외무상으로서 약 1년 9개월 만에 베이징을 방문했다.
올해도 오는 3월 22일 왕이 중국 공산당 정치국위원 겸 외교부장이 일본을 방문해 한·중·일 외교장관 회담을 열 예정이다. 이후에는 한·중·일 정상회의에 맞춰 리창 총리의 방일을 조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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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페루 리마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만나 악수를 나누고 있는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왼쪽)와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 [신화사=뉴스핌 특약] |
중국은 미국의 강경한 대중 정책에 맞설 때 일본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2024년 11월 대선에서 승리하기 전부터 2기 정권을 염두에 두고 일본과의 관계를 중시하기 시작했다.
중국 정부는 이달 11일 오키나와현 센카쿠 열도 주변에 설치한 부표를 해당 해역에서 철거했다고 밝혔다. 일본 내에서는 중국 측이 개선 기조에 있는 중·일 관계를 고려한 조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지난 트럼프 1기 정부 때도 미·중 대립이 격화됐지만, 고(故) 아베 신조 전 총리가 2018년과 2019년 연이어 방중해 시 주석의 국빈 방일을 요청하는 등 관계 개선이 이루어진 바 있다.
이시바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회담 직후인 9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미·중 관계의) 균형은 저울에 올려놓고 어느 쪽이 더 무겁냐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일본의 국익을 최우선에 두고 균형 있는 외교 전략을 세워나갈 것임을 시사했다.
일본 내 외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지난 미·일 정상회담의 일본 측 목표 중 하나는 미국의 대중 정책을 확인하고, 중국과의 외교를 어떻게 구축해 나갈지 판단하는 것이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시바 총리의 방중 시기는 7월 참의원 선거를 염두에 두고 5월 골든위크 경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성사될 경우 일본 총리로서는 지난 2019년 12월 한·중·일 정상회의를 위해 아베 전 총리가 방중한 이후 처음이 된다.
goldendo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