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금빵·초코빵·마늘빵...빵맛 구현한 농심 '빵부장'
농심 내부선 두 번째 도전...유명 빵집으로 출근하며 절치부심
이달 초에도 대전 빵지순례..."후속 제품 계속 준비"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유명하다는 베이커리, 디저트 카페의 빵맛은 거의 다 접수했죠."
농심의 인기 스낵 '빵부장'을 개발한 이창현 농심 스낵개발팀 선임 연구원은 "아침 일찍 빵집으로 출근해 '오픈런'하는 일이 다반사였다"라고 했다. 베이커리형 스낵인 '빵부장' 개발을 위해 전국 빵집을 뒤졌다는 설명이다. 지난 10일 서울 동작구 농심 본사에서 만난 이 연구원은 "전국에서 제일 맛있는 빵이 물릴 정도로 많은 시장조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 |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농심 스낵개발팀의 선임 연구원이 '빵부장' 개발 히스토리에 대해 설명했다. 2025.02.14 romeok@newspim.com |
빵맛을 그대로 구현해 화제가 된 '빵부장'은 농심이 지난 2023년 11월 출시한 스낵이다.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약 2500만봉이 판매됐다. 월 매출로 비교해보면 장수 제품인 '양파링'과 비슷한 수준으로 팔려 나가고 있다. 가볍게 즐기는 스낵인데 빵맛이 배어나오는 것이 신기하다. 크루아상, 마늘빵을 그대로 축소한 스낵 모양도 재미 요소다.
사실 농심 내부에서 '빵부장'은 두 번째 도전이다. 농심은 앞서 2021년 '쁘띠파리 롤브레드'를 선보인 바 있다. '프렌치 토스트'맛을 구현, 베이커리형 스낵의 첫 도전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시장 반응이 저조해 빠르게 철수한 제품이다. 이후 농심은 '쁘띠파리'의 실패 사례를 분석해 새 제품인 '빵부장'을 기획하게 됐다.
이 연구원은 "쁘띠파리는 출시 직전까지 회사 내부에서 '대박 제품'으로 여겨졌다"라며 "당시 시장 트렌드에서 비껴간 것을 실패 요인으로 보고 빵부장 기획 단계에서만 30여군데 이상의 빵집을 돌아볼 정도로 시장조사를 철저히 했다"고 말했다. '소금빵'이 메인으로 내세운 이유도 유명 베이커리를 두루 살펴본 결과다.
개발 과정에서는 빵맛의 공식을 그대로 따랐다. 이 연구원은 "빵을 만들 때 사용하는 원료인 밀가루와 우유(전지분유), 버터류 등을 사용하고 빵가루도 함께 투입했다"며 "실제 담백하고 고소한 빵 맛에 최대한 가깝도록 구현한 것이 맛의 핵심이다"라고 설명했다.
![]() |
외국인 관광객들이 주로 찾는 서울 시내 한 마트 매대에서 농심 빵부장이 판매되고 있다. [사진=농심] |
빵부장은 특히 한국을 찾은 일본 등 외국인 관광객 사이에서 인기가 좋다. 편의점 CU가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에서 운영하는 스낵 특화 매장인 '스낵 라이브러리'에서는 지난해 판매량 1·2위를 '빵부장 소금빵'과 '초코빵' 두 제품이 차지했다. '소금빵'의 판매량은 3위 제품 대비 1.5배에 달한 것으로 알려진다.
한국에 입·출국 하는 외국인 관광객들의 필수 선물 과자로 자리잡은 셈이다. 또 일본 소비자들의 성원으로 지난달 말에는 일본에 정식 수출을 추진, 이달부터 현지 주요 판매처에서 본격 판매를 개시했다.
농심은 '빵부장'을 기존 주력 스낵인 새우깡과 같이 다양한 변주를 주는 장수 제품으로 키워나가겠다는 계획이다. 실제 이 연구원은 이달 초에도 빵의 도시라 불리는 대전에 이른바 '빵지순례'를 다녀왔다. 후속 제품을 위한 베이커리 시장 조사 차원이다.
이 연구원은 "세상에는 수많은 모양과 맛의 빵이 있는 만큼 빵부장 브랜드의 확장성이 크다"며 "30~40년동안 롱런하는 제품으로 잘 성장할 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romeok@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