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싱스퀘어 3030만주 매입
성장성·저평가 겸비
에버코어 115달러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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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황숙혜 기자 = 행동주의 헤지펀드 투자가 빌 애크먼의 지분 매입 소식에 미국 차량 공유 업체 우버 테크놀로지스(UBER) 주가가 단기 급등한 가운데 월가에 강세론이 번지는 모양새다.
지난 2월5일(현지시각) 업체가 내놓은 2025년 1분기 실적 전망이 투자은행(IB) 업계의 전망치에 미달하면서 '팔자'가 쏟아졌으나 애크먼의 대량 매입 소식이 커다란 반전을 일으킨 셈이다.
애크먼이 소셜 미디어 X에 게시한 내용에 따르면 퍼싱스퀘어는 1월 초부터 우버 지분을 매입하기 시작, 총 3030만주를 사들였다. 주요 외신들은 그가 확보한 지분 규모를 23억달러로 파악한다.
애크먼은 우버 지분 매입의 이유를 성장 가능성과 저평가를 꼽았다. 차량 공유와 음식물 배달 서비스 시장을 주도하는 우버가 커다란 성장 잠재력을 지녔을 뿐 아니라 내재 가치에 비해 크게 저평가된 상태라는 진단이다.
그는 특히 자율주행 기술에 커다란 기대를 내비쳤다. 1조달러 이상의 기회를 지닌 자율주행 시장이 우버의 비즈니스를 무너뜨리는 것이 아니라 혁신을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로보택시가 대중화되면 우버의 차량 공유 서비스 사업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번지는 상황이지만 실상 새로운 성장 기회라는 의견이다.
퍼싱스퀘어는 소수의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2024년 3분기 말 기준 약 130억달러로 파악된 주식 포트폴리오에 편입된 종목은 10개 가량이다.
빌 애크먼 퍼싱스퀘어 대표 [사진=블룸버그] |
이 같은 선택과 집중으로 퍼싱스퀘어는 지난 5년간 뉴욕증시를 크게 앞지르는 운용 성적을 올렸다. 2024년 기준 5년간 운용 수익률이 191%로 집계, 같은 기간 S&P500 지수 수익률 102%를 크게 웃돌았다.
주요 외신은 3분기 13F 보고서를 기준으로 볼 때 우버가 퍼싱스퀘어 주식 포트폴리오에서 편입 비중 1위를 차지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
주가는 민감하게 반응했다. 우버 주가는 최근 5거래일 사이 15.70% 뛰었다. 무엇보다 2025년 1분기 실적 전망에 9% 폭락했던 주가가 말 그대로 V자 반등을 이룬 셈이다.
우버 2025년 초 이후 주가 추이 [자료=블룸버그] |
뉴욕증권거래소에서 80달러에 근접했던 주가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강행 소식이 증시 전반에 압박을 가한 데다 단기 급등 부담이 맞물리면서 2월11일 2% 이상 하락하며 76.95달러에 거래를 마감했다.
최근 우버의 분기 실적은 월가를 만족시키지 못했다. 업체는 2024년 4분기 119억6000만달러의 매출액을 달성해 시장 전망치인 117억7000만달러를 웃도는 성적을 올렸다. 뿐만 아니라 전년 동기에 비해 20% 성장을 나타냈다. 하지만 조정 주당순이익(EPS) 23센트로, 월가의 예상치인 50센트를 크게 밑돌았다.
4분기 EBITDA(법인세, 감가상각, 이자 차감 전 이익)는 18억4000만달러로 시장 전망치에 부합했고, 총 예약 규모는 442억달러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434억9000만달러를 상회했다.
투자자들의 매도 심리를 자극한 것은 1분기 전망치였다. 우버는 1분기 매출액 전망치를 420억~435억달러로 제시했다. 하단을 기준으로 할 때 월가의 평균 전망치 435억1000만달러에 못 미치는 셈이다.
차량 공유 서비스 시장을 개척한 우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팬데믹 사태에 매출이 급감하자 음식료 배달 서비스로 턴어라운드에 성공, 강력한 위기 대처 능력을 확인 시켰다.
업체는 미국을 포함해 전세계 10개 차량 공유 시장에서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음식물 배달 플랫폼 비즈니스의 경우 미국에서 2위에 랭크됐고, 7개 시장에서 1위에 올랐다.
이용자가 늘어나면서 새로운 이용자가 추가로 유입되는 이른바 네트워크 효과의 대표적인 본보기라는 평가다. 차량 공유 비즈니스의 월간 활동 이용자 수가 1710만명에 이른다.
1분기 실적 전망을 빌미로 '팔자'가 쏟아졌지만 애크먼의 지분 매입 소식이 전해진 이후 투자은행(IB) 업계가 강세론을 쏟아냈다.
파이퍼 샌들러는 보고서를 내고 우버를 '잠자는 사자'라고 강조했다. 차량 공유 인프라 구축이 대규모 자본과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알파벳의 자율주행차 자회사 웨이모가 직접 개발 대신 우버와 파트너십을 선택했고, 이는 업체에 커다란 성장 기회라는 주장이다.
양사는 파트너십을 2025년에도 연장해 오스틴과 애틀란타에서 자율주행 테스트를 실시할 예정이다. CFRA 역시 보고서를 내고 웨이모와 파트너십을 통해 우버가 자율주행 플랫폼 시장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라 코스로샤히 우버 최고경영자(CEO)는 자율주행 시장이 미국에서만 1조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한 바 있다.
루프 캐피탈은 보고서를 통해 우버에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 한편 목표주가를 86달러에서 89달러로 높여 잡았다. 2월11일 종가 대비 15.65%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수치다.
미국을 필두로 주요국의 자율주행 및 로보택시 시장이 이제 태동기에 해당하고, 중장기적인 성장 가능성이 열린 만큼 우버가 작지 않은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루프 캐피탈은 내다봤다.
다만, 자율주행 기술의 대중화와 상용화가 앞으로 수 년간의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길게 보고 매입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도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한 가운데 우버의 목표주가를 93달러에서 95달러로 높여 잡았다. 최근 종가 대비 23% 이상 상승 가능성을 예고한 셈이다.
우버의 전략적인 성장 포석이 가시적인 성과를 낼 것이라고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전했다. 주요국 전반의 차량 공유 이용자 기반이 확대되는 가운데 우버 틴(Uber Teen)을 포함해 특정 시장을 타깃으로 하는 비즈니스가 특히 고성장을 연출하고 있다는 얘기다.
에버코어는 우버의 목표주가를 120달러에서 115달러로 낮춰 잡았지만 이는 49% 상승 가능성을 제시한 동시에 투자은행(IB) 업계 최고치에 해당한다.
이 밖에 미즈호가 '시장수익률 상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 90달러를 유지했고, 캐너코드 제뉴어티와 니덤이 각각 목표주가 90달러와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했다.
경계의 목소리도 없지 않다. 씨티그룹이 우버의 목표주가를 98달러에서 9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투자의견은 '매수'. 자율주행 기술의 완성과 본격적인 수익 창출까지 갈 길이 멀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애크먼의 매수를 근거로 한 베팅보다 주가 하락을 틈타 비중을 늘리는 전략이 적절하다고 씨티그룹은 강조한다.
울프 리서치는 보고서를 내고 우버의 목표주가를 92달러에서 80달러로 대폭 하향 조정했다. 자율주행 플랫폼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당장은 이익 창출보다 비용이 크다는 지적이다.
shhwa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