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램 보합세 지속…하락세 전환 가능성 제기
중국 CXMT, 5년 만에 D램 점유율 0%→ 5%
삼성 "1분기 D램 비트그로스 전분기 대비 감소"
[서울=뉴스핌] 김정인 기자 = D램 가격이 최근 보합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여전히 뚜렷한 수요 회복 조짐이 나타나지 않아 향후 가격이 하락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여기에 중국 메모리 반도체 기업들의 기술 경쟁력이 점차 향상되면서 D램 시장 점유율이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독점적 지위가 흔들리고 있다.
◆ D램 가격, 다시 하락세 전환하나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 1Gx8)의 1월 평균 고정거래가격은 전달과 같은 1.35달러로 집계됐다. D램 가격은 작년 8월 하락 전환한 뒤 9월(-17.07%), 11월(-20.59%) 두 자릿수 급락했고 12월부터 변동이 없는 상태다.
D램 가격 하락세는 완화됐으나 메모리 가격 약세는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올 1월 들어서도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과 고객사 재고 감축 등의 영향으로 수요는 살아나지 않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D램 공급업체들의 재고 수준은 지난해 4분기 13~18주 수준까지 다시 높아지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오는 2~3월 부진한 수요가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아 D램 거래 가격이 다시 하락할 수 있다"며 "올해 1분기 D램 가격이 8~13%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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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평택 2라인 전경 [사진=삼성전자 제공] |
이러한 상황은 D램 등 범용 메모리의 매출 의존도가 높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삼성전자는 지난달 열린 2024년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모바일과 PC 부문의 약세로 1분기 D램 비트그로스(비트 단위로 환산한 출하량 증가율)는 전분기 대비 한자리 후반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언급했다. 또 "고대역폭메모리(HBM)의 경우 인공지능(AI)용 반도체 수출 통제 등으로 수요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있다"며 "HBM 수요 이연 현상도 발생하고 있어 판매량 감소가 예상되면서 1분기는 범용 D램 약세와 HBM 판매량이 예상보다 부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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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이천 사업장. [사진=SK하이닉스] |
◆ 中 CXMT D램 점유율 5% 약진…삼성·SK '위협'
중국 업체들이 대규모 저가 물량을 앞세워 D램 시장에서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는 점도 국내 기업들에게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 10일(현지시간) 글로벌 D램 시장에서 2020년 0%에 그쳤던 중국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의 D램 반도체 점유율이 지난해 5%까지 올랐다고 보도했다. FT는 "CXMT가 한국 메모리 반도체 경쟁사의 점유율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다"며 "성장세에 본격적으로 탄력을 받았다"고 전했다.
이러한 상황은 D램 시장을 점유하고 있던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의 3강 체제를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1, 2위로 전체의 70∼80%를 차지하고 있다. 미국 마이크론까지 합세하면 세 업체의 점유율이 96%에 달한다.
kji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