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상위 20% 아파트 1채로 하위 20% 5.6채 매매 가능
강남3구 신고가 경신…외곽 지역은 하락거래 비중 ↑
대출 규제 강화, 가격 상승 기대감 차이 만들어
[서울=뉴스핌] 송현도 기자 = 부동산 경기 위축에도 서울 상급지는 연일 신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외곽 지역은 하락세가 본격화되며 서울 지역에서도 양극화가 심화되는 모양새다.
[서울=뉴스핌] 최현민 기자 = 래미안 원베일리. 2023.05.12 min72@newspim.com |
◆ 서울 상급지는 연일 신고가 소식…외곽 지역은 하락거래 절반 이상
12일 KB국민은행의 월간 주택 시계열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지역 아파트값 5분위 배율은 5.6를 기록했다. 5분위 배율은 주택 가격 상위 20%(5분위) 평균을 하위 20%(1분위)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상위 주택과 하위 주택 간 가격 차이를 나타내는 지표다.
지난 1월 수치는 서울 내 상위 20% 아파트 1채 가격으로 하위 20% 아파트 5.6채를 살 수 있다는 뜻으로, 2008년 12월 통계 조사 시작 이래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11월(5.5)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이처럼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로 불리는 서울 상급지 아파트와 금천·노원 등 서울 외곽 지역 아파트 간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 시스템에 따르면 강남구 도곡동 타워팰리스 3차 전용면적 244㎡ 아파트는 지난달 73억 원에 신고가를 경신했다. 흔히 '래대팰'로 불리는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151㎡ 역시 지난해 11월 52억4000만원에 거래됐다. 지난해 12월 26일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면적 133㎡ 아파트는 106억원에 중개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서울 노원구 상계주공 일대의 재건축 추진 아파트 모습. [사진=뉴스핌DB ] |
반면 서울 외곽 지역은 하락 거래 비중이 높아지며 하방 압력이 강해지는 분위기다. 이른바 '노도강'(노원·도봉·강북) 중 노원구 월계동 현대아파트 전용면적 84㎡는 지난달 11일 6억원에 거래돼, 지난해 9월 같은 면적 주택(8억1700만 원)보다 2억원 이상 하락했다.
서울 내 집값 양극화 흐름은 최근 매매된 아파트의 하락 거래 비중에서도 확인된다. 부동산 플랫폼 직방에 따르면 지난 1월 하락 거래 비중은 금천구(66.7%), 노원구(55.7%)에서 절반 이상을 차지해 서울 전체 평균(36.9%)을 크게 웃돌았다. 하락 거래는 직전 거래보다 낮은 가격에 팔린 경우를 뜻하며, 비중이 높을수록 해당 지역의 매매 흐름이 하락세를 보인다는 의미다. 특히 금천구는 전국에서 하락 거래 비중이 가장 높은 지역이었다.
◆ 양극화 심화 이유…정부 대출 규제 강화로 인한 상승 기대감 차이 때문
이 같은 양극화 심화는 가격 기대감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정부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축소하는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하면서 주택 수요가 감소했다.
이에 경제적 여력 대비 주택 상승 기대감이 낮은 외곽 지역에서는 하락 거래가 늘어난 반면, 상승 기대감이 있는 핵심지에서는 부유층 중심으로 수요가 유지되면서 상승 거래가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윤수민 NH농협 부동산 전문위원은 "핵심지는 가격 상승에 대한 충분한 기대감이 있고, 이에 따라 집을 구매하는 수요도 존재하기 때문에 상승 거래가 발생한다"며 "반면, 외곽 지역은 상승 거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하락 거래가 두드러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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