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매출 7228억원 기록…6791억원 기록한 애경보다 높아
디바이스 부문만 3126억원 매출 기록…확실한 우위 선점
업계 경쟁 치열해질 듯…아모레·LG생건 시장 공략 나서
널디 실적 부진은 아픈 손가락…"올해 실적 개선 최선 다할 것"
[서울=뉴스핌] 조민교 기자 = 에이피알이 지난해 연 매출 7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경신했다. 뷰티 업계는 그간 '빅3(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로 묶였으나 에이피알이 애경산업을 연매출로 제치며 빅3에 올라서게 됐다. 추후 에이피알이 선점한 뷰티테크 경쟁이 심화되는 등 업계 판도 변화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10일 에이피알은 잠정 실적 공시를 통해 지난해 연결 기준 연간 매출액 7228억원과 영업이익 1227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 38.0%, 영업이익 17.7%가 증가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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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 2024년 사업부별 매출. [사진=에이피알 제공] |
에이피알의 매출 상승은 화장품·뷰티 부문이 이끌었다. 화장품·뷰티 부문은 지난 4분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03.2%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분기 매출 1163억 원, 연 매출 3385억 원을 기록했다. 또 메디큐브 에이지알(AGE-R) 뷰티 디바이스 부문 역시 전년 대비 44.6% 성장한 3126억 원의 연 매출을 기록하며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에이피알의 성장에 가속이 붙었던 건 지난 2021년 뷰티 디바이스 출시 이후다. 다음해인 2022년, 전년 대비 매출은 53.5%, 영업익은 174.8% 증가하며 폭발적인 성장을 이뤘다. 이 때문에 에이피알은 뷰티 업계에서도 '뷰티 디바이스' 부문에 우위를 선점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 뷰티 빅3 기업들 중에서도 뷰티테크를 신산업으로 키우는 기업도 있지만, 에이피알은 이들보다 빠르고, 강력했다. 특히 뷰티 디바이스 부문에서 찾을 수 없는 가격 경쟁력을 통해 뷰티에 관심은 많지만 '뷰티 디바이스'에 대해 부담을 느끼는 2030세대를 사로잡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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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업계에서는 대부분 '글로벌 리밸런싱'에 주력하며 해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다만 해외 사업은 관세, 환율 등 변수가 많아 불안정하다는 맹점이 있다. 또 각 나라마다 문화가 달라 마케팅, 홍보 기법이 달라야하기에 1~2년만으로 실적을 내기 어렵다는 단점도 있다.
에이피알은 일찍이 자사가 개발한 '디바이스'라는 강력한 무기를 갖고 해외 시장으로 진출했다. 또 잘나가는 미국, 중국, 일본 시장 뿐 아니라 유럽‧동아시아‧중남미에도 적극 진출해 판로를 다변화했다. 이 덕분에 지난해 4분기 기준 해외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35%의 성장하며 1500억 원을 돌파하는 등 높은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다.
이번 CES2025 당시에도 에이피알의 자사 부스에는 약 1200여 명의 방문객이 찾는 등 CES 2024와 비교하면 약 70% 이상 증가세를 이뤘다고 설명했다.
에이피알은 이같은 배경을 통해 이번 실적 쾌거를 이뤄낸 것으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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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피알_CES2025_현장사진. [사진=에이피알 제공] |
AI가 도래하며 뷰티업계에서는 디바이스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LG생활건강 등 뷰티 대기업도 AI 신기술 등 테크 역량을 강화하며 뷰티테크 시장 공략에 나선 상태다. 에이피알의 실적으로 시장 영향력이 보증된 만큼, 추후 시장을 둘러싼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불안정한 경제 상황 속에서도 화장품과 뷰티 디바이스의 동시 성과를 통해 역대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할 수 있었다"며 "2025년에도 외형 성장 극대화를 통해 조 단위 매출 기업으로 한 단계 더 올라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에이피알에도 '아픈 손가락'은 있다. 2017년 출시한 패션 브랜드 '널디'다. 이번 실적에 널디 매출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지난 2020년부터 쭉 실적이 하락하고 있으며 당초 핵심 진출 국이었던 중국에서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에이피알 관계자는 이에 대해 "널디는 지난해 다양한 리브랜딩 시도를 거쳐 매출 증대를 노렸으며, 지난 24FW시즌에는 클래식한 디자인의 '트랙 수트' 제품군을 기반으로 유의미한 성과를 거뒀다"며 "올해 역시 소비자에게 사랑받을 수 있는 신제품들을 바탕으로 실적 개선에 최선을 다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mkyo@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