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의장, 어펄마캐피탈과 7년 분쟁 종결…지분 확대
어피니티와 분쟁에도 긍정 영향 전망...지주사 전환 기대
자금 조달 변수…신 의장 측 지분 담보 대출외 방안 모색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이 재무적 투자자(FI)인 사모펀드 어펄마캐피탈과의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 분쟁'을 해결하면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에 청신호가 켜졌다.
다만 교보생명은 당초 올해 말 금융지주사 전환을 목표로 했지만 또 다른 FI인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컨소시엄(어피니티)과의 풋옵션 분쟁이 남아 있어 일정이 일부 지연될 가능성이 크다. 금융권과 투자은행(IB) 업계는 절차 등을 고려할 때 빠르면 내년 초 지주사 전환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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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한태희 기자 = 신창재 교보생명 의장 [사진=교보생명] 2024.01.02 ace@newspim.com |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의장은 지난 7일 어펄마가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5.33%를 주당 19만8000원(액면분할 전 기준)에 되사오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신 의장의 지분율은 기존 33.7%에서 39.03%로 상승했다.
이번 계약은 7년간 이어진 풋옵션 분쟁을 종결하는 의미를 갖는다. 어펄마는 2007년 주당 18만5000원에 교보생명 지분을 인수했으며, 2012년 말까지 기업공개(IPO)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교보생명의 IPO가 무산되자 2018년 11월 신 의장에게 주당 39만7900원에 풋옵션을 행사하며 분쟁이 시작됐다.
이번 가격 협상 성공으로 신 의장은 또 다른 FI인 어피니티와의 풋옵션 분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확보할 것으로 평가된다. 어피니티는 2012년 교보생명 지분 24%를 주당 24만5000원에 인수하며 2015년 9월까지 IPO를 완료한다는 계약을 체결했으나 상장이 무산되자 2018년 주당 41만원에 풋옵션을 행사했다. 현재 교보생명과 국제중재 소송을 진행 중이며, 업계에서는 어피니티의 풋옵션 가격도 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풋옵션 분쟁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면서 교보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작업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교보생명은 2023년 2월 금융지주사 전환 계획을 공식 발표했으며, 최초 목표 시점은 2024년 말이었다. 이후 일정이 조정돼 올해 12월 전환을 목표로 했으나, 풋옵션 분쟁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아 내년 초로 일정이 늦춰질 전망이다.
교보생명 내부 사정에 정통한 업계 한 관계자는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는데 있어 거쳐야 하는 기본적인 스케줄이 있다"며 "빠르면 내년 초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주사 전환을 위해서는 이사회 의결과 주주총회 특별결의, 금융위원회의 금융지주사 인가 승인, 지주사 설립등기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주주총회 특별결의는 주식 수 과반수 찬성과 발행주식 총수 4분의 1 이상 찬성이 필요하기 때문에 풋옵션 문제 해결이 필수적이다. 풋옵션 분쟁이 정리되면 이를 기반으로 본격적인 전환 절차가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상당한 자금 조달이 필요하다. 신 의장은 본인 지분 담보 대출 외에도 법적으로 가능한 다양한 방법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해당 관계자는 "신 의장 측이 자본시장에서 허용되는 여러 방법을 모색 중"이라며 "자금 조달에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