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뉴스핌] 조용성 특파원 = 중국의 제약·바이오 산업이 급속한 성장을 보이고 있으며, 이 분야에서 또 다른 '딥시크'가 출현할 순간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10일 중국 관영 신화사는 미국 WSJ을 인용해 중국의 생명공학 분야에서 딥시크와 같은 혁신 기업이 출현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딥시크는 중국의 AI(인공지능) 벤처 기업으로, 지난달 출시한 혁신적인 생성형 AI 챗봇을 통해 한순간에 글로벌 빅테크로 도약했다.
매체는 미국 정보 서비스 기업 딜포마(DealForma)의 자료를 인용해 글로벌 제약 산업에서 5000만 달러 규모 이상의 LO(라이센스 아웃) 계약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0년 5% 미만이었지만, 이 비율은 지난해 30%에 육박하는 수준으로 올라섰다고 전했다.
실제로 중국 제약사들의 글로벌 제약사에 대한 LO 계약은 다수 이뤄지고 있다. 지난달 2일 중국의 신다바이오(信達生物)는 로슈에 소세포 폐암 신약 후보 물질에 대한 글로벌 라이센스를 매각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단계별 마일스톤은 최대 10억 달러였다. 지난해 12월에는 중국 항서제약(헝루이이야오, 恆瑞醫藥)이 폐암 치료제로 개발 중인 ADC 약물의 라이센스를 미국 아이디야 바이오사이언스에 매각했다. 지난해 12월 중국의 잉언(映恩)바이오(Duality Biologics) 역시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에 위암 치료제 후보 물질의 라이센스를 매각했다.
중국은 현재 바이오 분야 과학자들이 증가하고 있으며, 관련 산업 종사자가 많고, 연구 개발 비용이 상대적으로 낮다. 이에 더해 정부가 주도로 적극적으로 혁신 의약품 개발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중국에서의 임상 시험 허가 절차가 간소화됐으며, 임상 시험 대행 업체들 역시 규모가 대형화되고 있다.
미국의 한 전문가는 "10년 후면 미국 시장의 많은 약물들이 중국의 실험실에서 나오게 될 가능성이 있다"며 "중국 제약 산업은 '딥시크의 시간'을 맞이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와 함께 중국 기업들은 항암 치료제와 비만 치료 약물들을 집중 개발하고 있다. 해당 약물들이 미국이 개발 중인 약물에 비해 더욱 혁신적인 것은 아닐지라도, 구조적으로 높은 가성비를 지니게 될 것이며, 이는 '딥시크 모델'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글로벌 제약사들 역시 비슷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애브비, 브리스톨-마이어스, 일라이 릴리, 화이자 등은 중국의 제약사들과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아스트라제네카의 고위 임원은 지난해 11월 중국을 방문해 "중국 제약업계에 진정한 혁신이 보이기 시작한다"며 "전 세계 어느 곳보다 중국은 학습 및 적응 속도가 빠르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제약업체인 항서제약 이미지 [사진=바이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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